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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 3차원 영재교육의 비밀

“마음은 비둘기, 머리는 뱀 같은 아이로 키워라”

유대인 3차원 영재교육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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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대인은 자녀가 세 살이 되면 어려운 율법을 줄기차게 가르친다. 법을 배우면 사람이 매사에 까다로워져서 대충 넘어가는 법이 없다. 이것이 유대인이 1등 민족이 된 비밀이다. 인성교육을 통해 지혜를 얻고 선악을 구분하는 능력(슈르드)을 키운 다음, 마지막에 탈무드식 논쟁으로 IQ를 개발하는 것이 유대인의 3차원 영재교육법이다.
유대인 3차원 영재교육의 비밀

둘씩 짝지어 토론을 하며 탈무드를 공부하는 유대인 어린이들.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민족을 꼽으라면 먼저 유대민족을 떠올리게 된다. 세계적인 인물 가운데 유대인이 많기 때문이다. 역대 노벨상 수상자만 보더라도 30% 이상이 유대인이다. 그렇다면 유대인의 교육은 우리와 무엇이 다른가. 한국인도 유대인 못지않게 자녀교육에 집착하는데 왜 우수한 인재가 많이 배출되지 않는가. 필자는 이런 궁금증을 갖고 유대인의 자녀교육법에 주목했다.

국내에 알려진 유대인 자녀교육법은 대부분 개신교 학자들에 의해 씌어졌다. 그만큼 자료의 빈곤과 편견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필자는 직접 유대인을 연구하기로 마음먹고 랍비신학교인 주다이즘대에서 이론적 토대를 배웠다. 또 마침 필자가 살고 있는 웨스트 로스앤젤레스와 베벌리 힐스가 유대인 밀집지역이어서 그들의 생활지침인 탈무드가 실생활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지켜볼 기회가 있었다.

유대인 중에서도 정통파 유대인들은 하루에 세 번씩 기도하며 안식일과 절기를 철저히 지킨다. 필자가 사는 동네의 유대인 회당에는 아예 주차장이 없다. 안식일에 차를 운전하는 것은 계율에 어긋난다고 해서 온가족이 걸어서 회당에 가기 때문이다. 이들은 안식일 내내 TV도 안 보고 전화도 받지 않는다. 회당 내에서는 마이크를 사용하지 않고, 전깃불을 켜거나 끄지도 않는다(안식일이 시작되기 전에 미리 켜놓고 끄지 않는다). 예배당 내에서는 여전히 히브리어로 씌어진 두루마리 성경을 사용하고 있다. 안식일에 참석해 취재를 허락받은 필자도 사진을 찍거나 필기를 할 수 없었다.

물론 미국내 유대인들이 모두 정통파인 것은 아니다. 세속화 정도에 따라 개혁파, 보수파(정통파와 개혁파의 중간), 재건파(급진 자유주의파)가 있으며 무종교파나 다른 종교를 가진 유대인도 적지 않다. 그러나 필자는 유대인 자녀교육법의 진수를 이해하기 위해 정통파 유대인의 생활과 교육방법 위주로 연구했다.

이 과정에서 유대인 자녀교육법의 몇 가지 특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들은 무엇보다 종교를 바탕으로 한 인성교육을 추구한다. 그러나 인지발달 교육(흔히 IQ교육이라 한다)이라고 하는 영재교육에서도 우리와는 큰 차이를 보인다. 보통 영재교육이라 하면 지식 위주의 지능개발에 그치지만 유대인들은 3차원의 인지개발을 추구한다.



제1차원 영재교육:지식 위주의 지능개발. 일반 학교교육에서 실시하는 IQ교육 포함.

제2차원 영재교육:슈르드(shrewd). 영리함, 현명함을 개발.

제3차원 영재교육:지혜(wisdom) 개발.

[3차원] 지혜는 지식을 담는 그릇

1단계 지식 위주의 지능개발이란 일반적으로 학교나 학원에서 가르치는 내용이다. 2단계 슈르드는 세상을 살면서 악인의 올무에 걸려 피해를 당하는 일이 없도록 해주는 능력으로 순발력 있게 선과 악을 구별해 죄를 멀리하고 재앙을 피하게 한다. 3단계 지혜는 인생에서 어려운 문제에 부딪힐 때마다 그것을 해결해주는 도구다.

이 세 가지 단계의 영재교육을 낮은 단계에서 높은 단계로 정리하면 지식, 슈르드, 지혜의 순서가 된다. 교육의 목표는 당연히 3차원의 지혜 단계까지 끌어올리는 것이나 한국의 현실은 늘 1차원 단계에서 맴돈다. 반면 유대인의 영재교육은 가장 높은 3차원 지혜를 가르치고 다음 슈르드 교육을 시키고 마지막으로 학교에서 지식을 가르친다. 즉 인성교육을 성경으로 하는 과정에서 지혜와 슈르드를 개발한다. 물론 지식교육도 우리와는 큰 차이가 있다. 유대인 영재교육의 단계별 특징을 차근차근 살펴보자. 다음은 삶에서 지혜란 무엇인가를 말해주는 일화다.

한 유대인이 은행에서 돈을 찾아 가방에 넣은 후 회사로 향하고 있었다. 으슥한 곳을 지나는데 갑자기 총을 든 강도가 나타났다. 그는 유대인에게 총을 겨누고 금방이라도 쏠 듯 위협하며 돈가방을 달라고 했다. 유대인은 겁난 척 벌벌 떨면서 가방을 건네주었다. 그리고는 최상의 존경어를 써가며 이렇게 강도에게 사정했다.

“선생님, 제가 돈가방을 드리는 것은 문제가 아닙니다만, 저는 회사에 가서 제가 돈을 어디다 감춘 것이 아니라 선생님에게 털렸다고 보고해야 의심을 받지 않습니다. 그렇게 하려면 증거가 필요합니다. 그러니 그 권총으로 저의 옷에 구멍을 몇 개 내주시면 좋겠습니다. 먼저 오른쪽 겨드랑이에 한 방 쏴 주실래요?”

그는 상의를 벗어들고는 오른쪽 소매를 들어보였다. 강도는 인심이나 쓰듯 “빵!” 하고 한 방을 쏘았다. 그러자 유대인은 계속 사정했다. “왼쪽도요.” 두 번째 “빵!” “오른쪽 어깨도요.” 세 번째 “빵!” “왼쪽 어깨도요.” 네 번째 “빵!” “바짓가랑이에도요.” 다섯 번째 “빵!” “이쪽 바짓가랑이에도요.” 여섯 번째 “빵!” 중절모자를 벗어 손에 들고는 “이 모자에도요.” 일곱 번째 “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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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현용수 교수/미국 쉐마교육연구원 원장 yongsoohyu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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