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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정신 다잡으려 일본 진출 결심”

이 악문 ‘미소 퀸’ 김하늘

“도전정신 다잡으려 일본 진출 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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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日 코스 적응 위해 페이드, 스로 집중연습
  • ● 2013년 드라이버 샷 난조…“그만두고 싶었다”
  • ● “내게 골프는 일…아직 즐기질 못해요”
  • ● “인생과 비슷한 골프…잘될 때 조심해야”
“도전정신 다잡으려 일본 진출 결심”
지난해 9월 강원도 평창 휘닉스파크 골프장에서 열린 KDB대우증권 클래식 최종 라운드. 3라운드까지 선두는 줄곧 전인지(21)였다. 김하늘(27)은 2타 뒤진 상태. 시작과 동시에 끈질긴 추격전이 시작됐다. 쫓아가면 달아나고, 간격은 쉽게 좁혀지지 않았다.

급기야 16번홀(파4), 17번홀(파5) 연속 버디. 김하늘은 마지막 한 홀을 남겨놓고 전인지와 공동1위에 올랐다. 이때만 해도 승리는 김하늘로 기우는 듯했다. 쫓는 자보다 쫓기는 자가 초초한 법. 팬들의 기대는 한껏 부풀었다.

2014년 시즌 내내 우승 한번 못했다. 준우승만 4번 했다. 우승, 이젠 할 때도 됐다. 2007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데뷔 첫해 신인왕, 2011년과 2012년 2년 연속 상금 랭킹 1위에 오른 저력이 있다. 통산 전적 8승. 평균 한 해 한 번 이상은 우승했다. 더구나 상대는 투어 데뷔 고작 2년차 신인. 경륜도 실력도 밀리지 않는다.

18번홀(파4)에서 이어진 연장전. 티샷이 페어웨이에 안착하면서 출발은 무난했다. 그런데 회심의 두 번째 샷을 날리는 순간, 여기저기서 안타까움의 탄성이 터져 나왔다. 공이 그린 앞 워터 해저드에 빠진 것이다. 승부는 의외로 쉽게 갈렸다. 3m 남짓한 퍼팅마저 실패하면서 김하늘은 연장 첫 홀에서 더블보기로 무너졌다.

전인지의 우승이 확정되자 김하늘의 뺨엔 눈물이 흘러내렸다. 후배의 우승을 애써 담담히 축하하려 했지만 속상한 마음은 감출 수 없었다. 옆에서 연장전을 지켜보던 최나연(28)의 품에 안겨 김하늘은 한동안 어깨를 들썩였다. 준우승만 다섯 번째. 결국 2014년 시즌은 우승 한번 못하고 끝났다.



“노장이라니!”

“도전정신 다잡으려 일본 진출 결심”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맹연습 중인 김하늘.

처음으로 무관(無冠)의 한 해를 보낸 김하늘은 어떤 심경일까. 일본 진출을 선언한 것도 2014년의 좌절 때문일까. 짧은 휴식과 자원봉사 등으로 지난 연말을 보낸 김하늘은 올해 초 아랍에미리트 두바이로 전지훈련을 떠났다. 기자는 난생처음 ‘카카오 보이스톡’으로 그와 장거리 인터뷰를 했다. 요즘 두바이의 날씨는 쾌청하다. 전지훈련에 최적의 장소다.

▼ 요즘 어떻게 지내나요.

“매일 오전, 오후 연습 끝나면 체력훈련을 해요. 하체가 중요하니까, 하체운동을 많이 하고요. 복근운동 같은 것까지 해서 전체적으로 1시간에서 1시간 30분쯤 해요. 지금까지 한 전지훈련 중에서 제일 열심히 하는 것 같아요(웃음).”

▼ 가장 중점적으로 하는 연습은?

“올해 일본 투어에 진출하니, 꼭 필요한 것이 페이드, 드로 등 샷 구질을 만들어서 치는 것이거든요. 그걸 집중적으로 연습하고 있고요. 숏게임과 퍼팅 연습도 많이 해요. 그동안 퍼팅 쪽이 많이 아쉬워서….”

▼ 일본 골프 코스만의 특징 같은 게 있나요.

“‘도그 레그(dog leg)’처럼 휘어진 홀이 많고, 그린도 ‘포대 그린(페어웨이보다 높은 그린)’이 많아요. 전체적으로 우리나라 코스보다 어려워요.”

▼ 일본 진출을 결심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여러 가지죠. 올해가 프로 9년차예요. 8년 동안 프로생활을 하면서 뭔가 자꾸 도전정신도 없어지는 것 같고, 목표의식도 사라지는 것 같고, 현실에 안주하다보니 실력도 안 느는 것 같고…. 저는 골프를 하는 동안에는 골프를 좋아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뭔가 새로운 도전을 위해서 (일본 진출을) 결심하게 됐죠.”

▼ 어린 후배들의 추격이 부담스러웠던 건 아닌가요.

“어린 후배들이 잘 치기도 하죠. 하지만 그런 것보다는, 제가 올해 우리 나이로 스물여덟 살인데 벌써 ‘노장’ 소리를 들어요. 근데 그게 너무 싫은 거예요. 일본이나 미국에선 중간층보다 어린 나이거든요. 한국엔 제 또래나 제 위로 1부 리그에서 뛰는 여자프로가 별로 없어요. 다 해외로 나갔죠. 제 친구들도 미국과 일본에 많이 있어요. 국내에 제 또래는 이정은과 이아정 프로, 두 명 뿐이에요.”

▼ 왜 그런 건가요.

“오래전부터, 나이 좀 들면 은퇴하고 결혼하면 그만두는 게 보통이었어요. 어리고 건강한 후배들에게 치이고…체력이 안 되니까요. 우리나라에 (골프 선수들을 위한) 체력훈련 프로그램이 들어온 지가 몇 년 안돼요. 다행히 3년 전부터 20대 중후반까지 활동하는 프로가 많아지기 시작했어요. 이제 저보다 나이 많은 선배들도 생겨나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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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상현 기자 | gang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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