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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의 서자(庶子)’ 단기사관은 장군이 될 수 없는가

  • 신우용 군사평론가 shin6435@naver.com

‘육군의 서자(庶子)’ 단기사관은 장군이 될 수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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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단기사관 출신 장교의 기수별 대령 진급자
임관기수15개기 1기 2기3기 4기5기 6기7기8기9기10기11기12기13기14기15기
임관인원6597 243 890650 651202 184252189216190 710 904 432 384500
대령진급45 2 7 5 6 2 2 4 2 1 0 2 3 2 61
비율(%) 0.7 0.8 0.80.8 0.90.9 1.11.51.00.50 0.3 0.3 0.4 1.50.2
*l~10기 단기사관 대령은 전역했거나 전역 대상자라 올해 장군 진급대상자가 못 됨


장교 임관의 학력제일주의

장교는 투지에 불타며 진취적인 지휘능력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또 애국심과 충성심이 깊고 명예와 품위를 지키며, 직업적인 자긍심 그리고 임무와 역할 수행에 필요한 지식과 기술, 능력 등을 갖췄는지에 따라 평가받아야 한다. 과거의 학력이 아니라 장교의 임무와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재능을 지녔는지가 장교 선발의 기준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대입 수학능력시험 성적과 대학 성적이 진급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로 활용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같은 상황은 단기사관의 후신이라 할 간부사관 선발에서도 똑같이 드러나고 있다.

육군은 1996년부터 병과 부사관 중에서 우수자원을 장교로 선발하겠다며 2006년까지 11개 기수에 2200여 명을 장교로 임관시켰다. 그런데 부사관의 78%가 고졸(2006년 기준)이라는 사실을 무시하고, 자격기준을 육군 제3사관학교에 맞추기 위해 전문대졸 이상으로 규정함으로써 매년 지원자가 미달되는 상황을 빚었다. 이 때문에 2002년부터 간부사관은 계획인원의 50%만 선발하고 나머지 인원은 대졸의 학사장교를 선발하는 방향으로 전환됐다.



학력이 높을수록 군인으로서 갖춰야 할 능력과 자질이 더 우수한지는 분명 따져봐야 할 문제다. 초급장교는 전장에서 직접 적을 상대하므로 한마디로 잘 쏘고 잘 뛰는 ‘골목대장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이 중요하다. 학벌보다는 군복무 경험이 더 중요한 것이다.

북한은 하전사(下戰士) 중에서 우수자를 선발해 군관학교에 보내 교육한 후 군관(장교)으로 임명한다. 예외적으로 직발(直拔)군관, 민간발탁군관, 예비군관 등이 운영되고 있으나 이는 소수에 불과하다. 따라서 한국과 달리 장교와 부사관 간에 차별이 적고, 장교 사이의 파벌 의식도 희박한 편이라고 한다.

미국은 일찍부터 간부후보생(OCS)제도를 통해 병과 부사관도 장교로 임관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 그리고 웨스트포인트(육사)와 버지니아 군사학교, 학군(ROTC), 간부후보생 등 출신을 따지지 않고 능력에 따라 상위계급으로 진급시켰다.

훗날 ‘마셜 플랜’으로 유명해진 조지 마셜 장군은 2년제인 버지니아 군사학교를 나와 육군참모총장과 국방장관, 국무장관을 역임했다. 흑인으로 할렘가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콜린 파월은 학군장교 출신으로 합참의장과 국무장관에 올랐고, 초대 한미연합사령관을 지낸 존 베시는 사병에서 출발한 간부후보생 출신으로 육군참모총장과 합참의장을 지냈다.

일제 잔재에서 비롯된 인사 관행

중국군도 장교를 병사에서 선발해 임관시키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중국은 창군 때부터 ‘군(軍)은 민(民)에서 나오고, 장(將)은 병(兵)에서 나온다’는 원칙에 따라 취사병이라고 하더라도 능력만 입증되면 군관으로 임용했다. 현재 중국군 수뇌부를 구성하는 원로 장성은 거의 다 사병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한국군은 광복 직후 일본군 초급 장교와 부사관 출신자가 주류를 이루고 6·25전쟁 이후에는 미군의 영향을 받아 혼혈적인 형태를 갖추게 됐다. 일본군의 잘못된 관행이 남아 있어 창군 60년인 현재까지 부사관 출신인 단기사관과 간부사관을 홀대하는 풍토가 사라지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비전이 없다 보니 군대에서 필요로 하는 유능한 부사관은 장기복무를 거부하고 군문을 떠나게 된다. 전역한 뒤에는 후배들에게 부사관 생활을 만류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사정이 이런데도 국방부에는 부사관의 인사관리를 전담할 ‘부사관과(課)’가 없다. 군인사법 제13조 제3항에 “부사관의 임용은 참모총장이 행한다”고 규정돼 있으나, 이 법 14조에는 “준사관 및 부사관의 임용에 관한 사항은 국방부령으로 정한다”고 명시돼 있으므로 국방부는 ‘부사관과’를 만들어 부사관 정책을 펼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국방부와 해·공군에 부사관 전담부서가 없다는 것은 부사관 인사관리가 주먹구구식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20여 년 전부터 육군의 뜻있는 장교와 부사관들은 “우수한 인재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려면 훈련소 수준인 육군부사관학교를 2년제 전문대학 과정으로 승격시켜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육군은 우수인력 확보에 문제가 없다며 부사관학교의 전문대 승격을 추진하지 않고 있다.

부사관학교를 전문대학급으로 승격시킴으로써 부사관의 질을 높이고, 우수한 부사관에게 육군 제3사관학교에 입교할 기회를 주는 것이 육군을 발전시키는 길일 것이다. 그러한 의지를 실현하겠다는 상징적인 제스처로 올해 정기인사에서 단기사관 출신의 ‘스타 탄생’이 이뤄지기를 기대해본다.

신동아 2007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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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우용 군사평론가 shin643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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