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긴급 제안

‘Sparkling Korea’ 지름길은 컨벤션산업 올인

  • 이정훈 동아일보 신동아 편집위원 hoon@donga.com

‘Sparkling Korea’ 지름길은 컨벤션산업 올인

3/5
‘글로벌화’가 기회

‘Sparkling Korea’ 지름길은 컨벤션산업 올인

2006년 10월 서울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배우 송승헌 제대 기념 콘서트를 찾은 일본의 중년 여성들. 한류와 컨벤션 산업을 연결하면 새로운 부를 창출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확보한 비교우위를 감안하면 전통적인 관광산업보다는 컨벤션산업이 더 유리하다고 지적한다. 컨벤션(convention)산업이란 전시회나 박람회, 회의 등을 유치하는 것이다.

‘글로벌화’라는 이름으로 세계는 점점 하나가 돼 물품과 사람이 국경을 넘는 일이 잦다. 자국에서 생산한 물품과 서비스를 타국에서 판매하는 일이 많아지는 것이 세계화의 한 현상이다. 이를 위해 무역전시회(박람회)가 보편화했다.

1851년 영국 런던에서 최초의 만국 박람회가 열렸는데, 이러한 박람회를 국가 발전 동력으로 적극 활용한 나라가 프랑스다. 프랑스는 대혁명(1789) 발생 100주년인 1889년, 파리 만국박람회를 개최하면서 랜드마크로 ‘에펠탑’을 완공했다. 에펠탑은 건설 도중은 물론이고 완공 후에도 흉물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그러나 지금은 도쿄타워를 비롯한 ‘유사품’이 세계 도처에 들어섰음에도, 에펠탑은 루브르 박물관과 더불어 파리를 대표하는 관광자원이 됐다. 만국박람회라고 하는 컨벤션이 파리에 관광객을 불러 모으는 또 하나의 관광자원을 낳은 것이다.

전시회나 회의를 위해 방문한 사람은 순수 관광객보다 고급 호텔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 커피숍 등에서 미팅을 자주 해야 하므로 이들이 지출하는 돈은 순수 관광객보다 2.5~3.7배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따라서 볼거리가 부족한 나라는 관광산업을 일으키느라 애쓸 것이 아니라, 편리성을 기반으로 컨벤션산업을 일으키는 것이 더 유리할 수 있다.



놀이마당도 함께 제공해야

관광산업이 볼거리와 쉴 곳을 만들어 외국인을 불러들이는 것이라면, 컨벤션 산업은 재능을 자랑할 수 있는 ‘마당’을 만들어 사람들을 불러들이는 것이다. 이 무대는 유서 깊은 유적이나 거대한 폭포보다 더 많은 사람을 끌어들일 수 있다. 여기에 테마파크 같은 놀이공간을 같이 제공하면 사람들은 자석에 쇳가루가 붙듯이 몰려든다.

이와 관련해 주목할 것이 2005년 마카오에 개장한 ‘베네치안 마카오’ 호텔이다. 이 호텔은 카지노 재벌인 미국의 라스베이거스 샌즈 그룹이 ‘샌즈 마카오’ 호텔에 이어 마카오에 두 번째로 건설한 카지노 호텔이다. 이 호텔은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동명(同名)의 호텔을 복제해서 지었다고 하여 건설할 때부터 입방아에 올랐었다.

2001년 9·11테러 이후 미국에 입국하기가 빡빡해졌다. 아시아에서 미국으로 가려면 10시간 이상 비행해야 하는데 이는 큰 고역이 아닐 수 없다. 놀기 위해서 치러야 하는 ‘대가’가 너무 큰 것이다. 언어 장벽도 예상외로 큰 데다 덩치 큰 미국인들 사이에서 도박을 하는 것은 왠지 사람을 주눅들게 한다.

마카오는 한때 아시아의 카지노 센터였으나 중국에 반환된 뒤로는 활력을 잃었다. 라스베이거스 샌즈 그룹은 이 점에 주목해 마카오에 카지노 호텔을 지은 것인데 이것이 히트를 했다. 아시아의 도박 욕구가 베네치안 마카오 호텔로 집중되면서 마카오의 기존 카지노 업체들이 비명을 지르게 된 것이다.

베네치안 마카오 호텔은 카지노가 아니라 컨벤션을 전면에 내세운다.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이 호텔에서 컨벤션을 한다고 하면, 바쁘거나 귀찮아서 행사 참가를 꺼리던 사람도 호기심에 참여하게 된다. 행사 참가자들은 행사가 끝나는 즉시 ‘관광객’이 된다. 이러한 ‘돌발 관광객’은 일에 지친 만큼 화끈한 놀잇감, 진한 볼거리를 원하는데 베네치안 마카오는 이 욕구를 채워주는 것이다. 한국의 관광산업은 베네치안 마카오 호텔 모델을 벤치마킹해야 한다.

유럽을 주무대로 하던 컨벤션산업은 요즘 신흥경제 강국이 속속 생겨나는 아시아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유럽에서 성공을 거둔 전시회를 복제해 아시아에서 열려고 하는 것이다. 세계 주요 전시회의 50% 정도는 ‘메세 프랑크푸르트(Messe Frankfurt)’ 등 독일의 컨벤션 기업이 주최하는데, 이들은 유럽 이외 지역을 무대로 한 사업의 절반을 아시아에서 펼치고자 한다.

박람회나 전시회 등을 개최하는 컨벤션산업은 거대한 전시장과 고급 음식, 호텔을 필요로 한다. 이러한 인프라를 구축하려면 거대한 자본과 섬세한 솜씨를 유기적으로 엮어야 한다. 돈이 없으면 꿈도 꿔보지 못하는 서비스산업이 바로 컨벤션산업이다. 공항과 교통 통신 시설도 완벽하고 치안도 좋아야 하니 선진국에서만 할 수 있는 산업이기도 하다.

컨벤션산업은 강력한 내수 기반을 갖고 있어야 가능하다. 외국인뿐만 아니라 내국인도 보고 즐길 수 있는 수준이 돼야 하는데, 한국의 인구 규모와 소득 수준은 이를 소화해낼 수 있다. 동아시아에서 컨벤션산업을 할 만한 도시는 서울과 도쿄 베이징 상하이(上海) 홍콩 싱가포르 정도인데 이 중 서울은 가장 강력한 다크호스로 꼽힌다.

3/5
이정훈 동아일보 신동아 편집위원 hoon@donga.com
목록 닫기

‘Sparkling Korea’ 지름길은 컨벤션산업 올인

댓글 창 닫기

2019/06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