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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기획취재 - ‘미래가치가 핵심이다’ ②

다국적 생활용품·식품기업 유니레버

사회 이익 UP 환경 영향 DOWN 지속가능경영에 다 걸기

  • 런던=정현상 기자│doppelg@donga.com

다국적 생활용품·식품기업 유니레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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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니레버는 전 세계에 17만 명의 직원을 두고 지난해 465억 유로(약 69조 원)의 매출을 기록한 세계적 생활용품 및 식품기업이다. 전 세계 170개국에서 약 2억 명의 사람이 매일 유니레버의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지속가능경영에 다 걸기한 뒤 유니레버는 명성과 부를 동시에 거머쥐고 있다.
다국적 생활용품·식품기업 유니레버
‘세양동이 물 대신 한 양동이만으로 족하다.’

2006년 다국적 생활용품 기업인 유니레버가 적은 물로도 세탁물을 헹굴 수 있도록 만든 혁신적인 ‘콤포트 원 린스(Comfort One Rince)’를 베트남에서 출시했을 때 이 말을 따르는 이는 많지 않았다. 물이 부족한 나라인데도 베트남 여성들은 세탁 린스를 사용할 때 물이 적어도 세 양동이는 있어야 되는 줄 알았다. 그들의 어머니, 할머니 세대가 해오던 방식은 그랬다.

그러나 유니레버는 TV 광고 등을 통해 콤포트 원 린스를 사용하면 이 습관을 바꿀 수 있음을 지속적으로 알렸다. 심지어 베트남 국립 축구경기장에서 유명인과 수만 명의 여성을 모아놓고 실연을 통해 이 브랜드의 효과에 대해 홍보하기도 했다. 당시 3000만 명이 이 이벤트를 보았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유니레버 제품을 사용함으로써 시간, 노력, 물을 절약할 수 있다.’

지속가능한 삶 계획

소비자는 시간과 노력을 아껴서 좋고, 기업은 제품을 더 많이 팔 수 있어 좋으며, 물부족 국가 베트남은 물을 아껴서 좋은 상태가 된 것이다. 그야말로 ‘윈-윈-윈(win-win-win)’이다. 이는 유니레버의 대표적 지속가능경영 성공사례(bu-siness case) 가운데 하나다.

지속가능경영과 관련해 유니레버는 학계, 환경단체, 지속가능경영평가단체 등으로부터 수많은 상과 호평을 받아왔다. 최근 사례만 해도 한두 가지가 아니다. 2012년 유니레버는 컨설팅 그룹 글로브스캔/서스테이너빌러티의 지속가능성 리더 조사에서 1위, 영국의 지속가능경영 평가단체인 ‘비즈니스 인 더 커뮤니티’ 평가에서는 최고 등급인 ‘플래티넘 플러스’ 자리에 올랐다. 2011년엔 기업의 미래가치 평가로 명성이 높은 영국의 투투모로우(TwoTomorrows)로부터 최고등급인 Aaa(11개 기업과 공동수여) 평가를 받았으며, 다우존스 지속가능지수에선 식품제조 분야에서 13년째 지속가능성 리더 기업으로 꼽혔다. 2011년에는 국제 그린 어워드에서 “태도와 실천의 관점에서 표면적인 해결책을 보이는 것이 아니라 전면적이고 진정한 차별성을 보인다”는 평가를 받으며, 그랑프리를 거머쥐었다.

도대체 유니레버의 어떤 점이 이처럼 좋은 평가를 받게 한 것일까. 이 회사가 가진 진정한 미래가치는 무엇일까. 그 비밀을 듣기 위해 4월 말 영국 런던으로 향했다.

유니레버PLC 본사는 런던 중심가를 가로지르는 템스 강 북안의 빅토리아 임뱅크먼트에 자리 잡고 있다. 또 다른 본사(유니레버NV)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있다. 런던 본사 건물은 고풍스러운 빅토리안 양식의 외관을 하고 있다. 반면 내부는 초현대식 시설들로 채워져 있다. 중앙 로비는 12층 천장 높이까지 트여 있고, 통유리로 구분된 각 사무실은 로비에서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였다. 고급 레스토랑 같은 구내식당과 로비의 카페, 옥상정원은 직원들의 쉼터다. 각층의 반대쪽 복도에선 템스 강과 런던의 명물인 런던아이(London Eye)가 한눈에 들어왔다.

6개의 회의실 복도에는 이 회사 주요 브랜드인 립톤차(Ripton tea)가 맛 종류별로 배치돼 있었다. 유니레버의 지속가능성 활동을 기자에게 소개해준 캐런 해밀턴(Karen Hamilton) 지속가능성 담당 부사장이 차를 권했다. 립톤차는 영국 최악의 봄장마가 몰고 온 추위를 녹이기에 더없이 좋았다.

다국적 생활용품·식품기업 유니레버

영국 런던 템스 강변에 우뚝 선 유니레버 하우스.

생산소비 전 단계에 기업책임

기자가 본사를 방문하기 이틀 전인 4월 24일 유니레버는 ‘지속가능한 삶 계획(Sustainable Living Plan·이하 SLP)’을 1년간 시행한 성과를 발표했다. 2010년 11월 시작된 이 지속가능 경영전략은 2020년까지 유니레버가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를 담고 있다. 그 목표는 크게 △10억 명 이상이 건강과 행복을 누릴 수 있도록 도울 것 △유니레버 제품의 환경 발자국(environmental footprint)을 절반으로 줄일 것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생산된 농산물을 100% 구입할 것 등으로 나뉜다. 세부 목표는 60여 항목이 넘는다.

이날 배포된 2011년 성과보고서에서 유니레버는 구입 야자유(palm oil) 가운데 64%가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생산됐고, 자사 제품에서 트랜스지방과 포화지방 사용을 크게 줄였다고 밝혔다. 또 유럽에서 유니레버가 사용한 모든 전기는 100% 신재생에너지였으며, 2005년 이후 3500만 명이 저렴하고 안전한 정수기 ‘퓨라이트(Pureit)’로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었다고 한다.

SLP가 돋보이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지속가능성 전략을 비즈니스의 핵심 요소로 끌어안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그 전략이 단지 몇몇 제품에만 그치는 게 아니라 이 회사의 모든 브랜드와 170개국 현장에 도달해 있다.

둘째, 유니레버는 기업책임을 자사 실험실이나 사무실, 공장에만 적용하는 게 아니라 모든 가치생산단계(value chain)에도 적용하고 있다. 이는 원재료의 공급에서부터 제품의 생산소비과정 전 단계에까지 기업책임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말이다.

셋째, 유니레버는 자사의 많은 제품에 대해 환경적 차원뿐 아니라 사회적 차원에서의 영향도 고려하고 있다. 17만여 명에 달하는 전 세계 직원뿐 아니라 57만여 명의 협력업체와 농부 등 관계자들의 건강과 삶의 개선을 위해서도 실천하고 있다.

성과 발표회에서 CEO 폴 폴먼은 감회를 이렇게 밝혔다.

“처음 우리가 ‘지속가능한 삶 계획’을 밝혔을 때 그것은 달성하기 힘든 너무 큰 계획이라고 생각됐습니다. 그러나 정말 변화하려면 불편한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미래에는 지속가능한 성장만이 환영받는 비즈니스 모델이 될 겁니다. 그래서 유니레버는 SLP를 비즈니스 전략의 중심에 두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미 그 모델이 성장을 추동하고 있음을 확인하고 있어요. 환경적, 사회적, 경제적 차원에서 제품이 미치는 영향을 지속가능하게 체화시킨 라이프보이 비누나 퍼실 스몰·마이티 세제 등은 그렇지 않은 제품들보다 훨씬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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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레버의 대표적 브랜드인 도브 샴프와 립톤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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