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 의존’ 시대에서 ‘각자도생’ 시대로…美-이란 전쟁이 글로벌 산업 지형 바꿔놓았다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충돌은 단순히 두 국가 간의 무력 충돌을 넘어 지난 수십 년간 유지돼 온 글로벌 산업 지형을 뿌리째 흔들어놓았다. 과거의 세계가 서로 긴밀하게 연결돼 부족한 것을 채워주던 ‘상호 의존’의 시대였다면, 이제는 국가마다 스스로의 생존을 책임져야 하는 ‘전략적 자립(strategic self-reliance)’ 혹은 ‘각자도생(各自圖生)’의 시대로 접어든 것이다. 미국과 이란 전쟁은 특히 에너지와 국방이라는 국가 생존의 두 축이 얼마나 취약할 수 있는지를 전 세계에 똑똑히 보여준 사건이다. 중동의 지정학적 위기는 유가 폭등과 물류 마비를 가져왔고, 이는 곧바로 우리 생필품 가격 상승과 식량 부족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혼란 속에서 미국은 자국 내 자원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전쟁 비용을 충당하며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유럽과 아시아 국가들은 에너지 공급처를 다변화하면서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자주국방 역량을 강화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윤혁진 SK증권 기업분석 1부 부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