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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차대구법(Chiasmus)

교차대구법(Chiasm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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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차대구법(Chiasmus)
품사나 의미가 비슷하거나 상반된 어휘가 짝을 이루는 것을 대구라고 하는 한편, 비슷한 구조에서 주요 어휘나 형태만 바뀐 두 개 이상의 절이 짝을 이루는 것을 교차대구라고 한다. 예를 들어 boy and girl은 대구법이고, The boy is handsome, the girl is pretty는 교차대구법이다. boy를 girl로, handsome을 pretty로 단어만 바뀌었을 뿐 문장의 구조는 같다. 또한 dog-eat-dog(骨肉相爭)은 대구이고, Dog does not eat dog: Dog does not bite dog(개는 개를 먹지 않는다: 개는 개를 물지 않는다·동족은 싸우지 않는 법)은 교차대구이다.

영어로는 chiasmus라 하는데, chiasmus는 원래 그리스어로 ‘to mark with a chi(카이로 표시하기)’란 의미이다. 그리스어 자모(字母) 제22자가 ‘X’인데 이것을 chi[카이]라고 읽는다. ‘X’는 교차(交叉)를 나타내는 표지(標識)로도 사용된다. 오늘날에는 chiasmus가 수사학 용어가 되어 우리말로는 교차대구(交叉對句) 또는 병행배열(竝行配列)이라고 한다.

(1) 역전(逆轉) 교차대구

교차대구어법에서 가장 기본적이라고 할 수 있는 ABBA구조이다. 뒷문장의 어순을 앞문장의 어순과 반대로 배열하는 방식, 즉 어순전치(語順轉置) 방식이다. One should eat to live, not live to eat(살기 위해 먹어야지 먹기 위해 살아선 안 된다)가 전형(典型)이다.

19세기 프랑스의 인기 작가 뒤마(Dumas)가 쓴 ‘삼총사(Les Trois Mousquetaires·The Three Musketeers)’의 슬로건 All for One, One for All(하나를 위한 모두, 모두를 위한 하나)도 좋은 예다.



vice versa(반대 또한 같음)를 활용해도 좋은데, ‘흑을 백이라 부르고 백을 흑이라 부르다’를 영어로 할 경우 Call black white, and call white black으로 하든가 Call black white, and vice versa라고 해도 된다. You can change your faith without changing your gods. And vice versa(신을 바꾸지 않고도 신앙을 바꿀 수 있다. 그 반대도 되고)와 같이 쓸 수도 있다.

If a man will begin with certainties, he shall end in doubt ; but if he will be content to begin with doubts, he shall end in certainties. (확신을 갖고 시작하는 사람은 회의로 끝나고, 의심하면서 시작하는 사람은 확신을 갖고 끝난다.)

영국의 철학자 프란시스 베이컨(Francis Bacon)의 말이다.

영국의 철학자 조지 에드워드 무어(George Edward Moore)는 Reality can destroy the dream, why shouldn’t the dream destroy reality(현실은 꿈을 깨뜨릴 수 있어. 그런데 왜 꿈이 현실을 깨뜨려선 안 되지?)라고 말한 바 있다.

Life imitates art far more than art imitates life(예술이 삶을 모방하는 것보다 삶이 예술을 모방할 때가 훨씬 많다)는 영국 작가 오스카 와일드(Oscar Wilde)의 말이다.

내용이 역전되는 경우도 있다. To lead the people, walk behind them(남을 이끌고자 하면 그들 뒤에서 걸어보라)은 노자(老子)의 말이요, Do to others as you would be done(남에게 대접받기를 원하는 것처럼 남을 대접하라)는 예수의 말이다.

(2) 대조 교차대구

문장의 형태가 같은 두 문장에서 주요 단어들이 ‘유-무’ ‘안-밖’ ‘선-악’ ‘약-독’ ‘같음-다름’처럼 대립관계를 이룬다. United we stand, divided we fall(뭉치면 살고, 헤어지면 죽는다)이 대표적이다.

벤저민 프랭클린의 명언 Life’s tragedy is that we get old too soon and wise too late(삶이 비극인 것은 너무 빨리 늙고, 너무 늦게 철이 든다는 것이다)도 교차대구를 보여준다.

미국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Robert Frost)의 말 또한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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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윤재 / 편집기획·진행 구미화 || 일러스트 이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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