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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부록 | ‘내 손 안의 영어’를 위한 명문장 명표현

듣는 사람을 기분 좋게 하는 화법

  • 저자 이윤재 / 편집기획·진행 구미화 || 일러스트 이우정

듣는 사람을 기분 좋게 하는 화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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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ease-ism

듣는 사람을 기분 좋게 하는 화법
미국의 한 오피스 빌딩의 승강기로 들어선 한 사람이 안내원(elevator operator)에게 “Top(맨 위층)”이라고 말하자 안내원은 “Top, please”라고 말해달라고 요청했다. 탑승객이 이를 거절하자 안내원이 탑승객을 승강기 밖으로 밀어냈다. 결국 안내원은 벌금을 물었다.

Please를 붙이지 않으면 법률 위반(legal offense)은 아니지만 무례하게(discourtesy) 들린다. Please는 아주 사소하지만 이게 없다면 거칠게 들릴 많은 요구사항을 싹싹하게 들리게 하는 효과가 있다. Could you hit the top, please? Thanks! 혹은 Please press the button for the top floor라고만 했어도, 아니 Please, top 이렇게만 말했어도 만사형통이었을 텐데.

Please, come here(이리로 와주세요)는 본래 May it please you to come here(여기로 오는 것이 당신의 마음에 드시옵기를)가 진화한 것이다. please의 기능이 타동사(기쁘게 하다)에서 부사(제발)로 바뀐 셈이다.

딸아이가 “Daddy, can I watch now(아빠, 저 지금 TV 봐도 돼요)?”라고 말하면, 아빠는 필시 “What’s the magic word(그 말버릇이 뭐냐)?”고 반응할 것이다. 반면 식당에서 “It’s cold in here, please”라고만 해도 점원이 에어컨을 끄거나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이다.



미국 식당에서 “Can I have a drink(술을 마실 수 있을까요)?” 하고 말하면 대뜸 “What’s the magic word?”라고 되묻는다. 그때는 “Oh I see, please(좀 부탁할게요)”라고 공손히 대답하는 게 좋다. 즉 What’s the magic word?는 우리 식으로 표현하면 “(말로 천냥 빚도 갚는다는데) 좀 고분고분하게 말씀하시지 그러세요” 같은 의미다.

화자는 항상 ‘Please-ism’을 유념해야 한다. Treat others as you wish to be treated(대접받고 싶은 대로 남에게 하라)란 말도 있지 않은가.

영국의 수필가이자 언론인인 가드너(Alfred George Gardiner)의 말이 흥미롭다. “Please” and “Thank you” are the small change with which we pay our way as social beings. (“Please”와 “Thank you”는 우리가 사회적 존재로서 빚지지 않고 살아가게 해주는 잔돈이다.)

완서어법 (Meiosis)

단정적 표현을 자제하고, 부드러운 표현으로 조심스럽게 말함으로써 오히려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수사법이 완서어법(緩徐語法·Meiosis)이다. seem이 완서어법에 쓰이는 대표적인 동사다.

The weather is improving. (날씨가 좋아진다.) 단정적 표현

The weather seems to be improving. (날씨가 좋아질 것 같다.) 완서적 표현

The weather should(would) seem to be improving. (어쩐지 날씨가 좋아질 것 같다.) 좀더 완서적인 표현

톰은 분명히 공부를 좋아함에도 Tom seems to like study(톰이 공부를 좋아하는 것 같다)고 하고, 결코 서두를 필요가 없는데도 There seems (to be) no need to hurry(서두를 필요는 없을 것 같다)라고 하는 게 완서적 표현이다. 하지만 I seem to have heard his name(그의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는 것 같다)은 화자 스스로 확신하지 못한다는 뉘앙스를 풍긴다.

영국의 경제주간지 ‘The Economist’ 2006년 6월8일자에 실린 ‘Why the World Cup is better than the Olympics(월드컵이 올림픽보다 더 흥미로운 이유)’란 제목의 기사 일부를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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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윤재 / 편집기획·진행 구미화 || 일러스트 이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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