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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의 월빙

희곡작가 김대현 - 택견

  • 글·이설 기자 snow@donga.com / 사진·김형우 기자 free217@donga.com

희곡작가 김대현 - 택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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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덩실덩실 춤을 추는가 싶더니 순식간에 빠르고 강한 발차기로 상대를 제압한다. 그러고선 마주 선 두 사람은 다시 가락과 바람에 몸을 맡긴다. 승자와 패자, 적군과 아군을 구분하지 않는 배려의 무술. 우리네 조상이 만든 동작 하나하나에 몸과 마음을 비워내는 지혜가 담겨 있다. 공격이 수비요, 수비가 공격이니 그저 양보할지어다!
희곡작가 김대현 - 택견
“택견 6단, 태권도 4단, 유도 5단, 우슈 3단, 합기도 2단, 모두 20단입니다.”

말은 그렇게 해도 희곡작가 김대현(金大鉉·50)씨의 온화한 눈빛과 부드러운 목소리는 ‘20단 무술인’과 거리가 멀어 보였다. 그러나 택견 시범에 들어가자 그의 표정과 몸짓은 금세 날카롭게 변했다.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옆 잔디밭에서 벌어진 택견 겨루기 한 판. 상대는 김씨가 대표로 있는 극단 ‘창작마을’ 소속 배우 한서영씨가 맡았다. 가까이 마주 선 두 사람은 서서히 리듬을 타더니 한 차례씩 발공격을 주고받는다. 하늘을 향해 곧게 뻗은 다리 선과 사선을 그리는 팔동작이 웬만한 춤사위 못지않게 아름답다.

“택견은 신라 때부터 시작된 민족 고유의 무술입니다. 조상들이 몸으로 체득해 내려왔기 때문에 한국적인 특성이 강하지요. 다른 무술과 달리 홀수 리듬을 타고, 수직-수평이 아닌 사선을 그리는 동작이 주를 이룹니다. 김구 선생도 택견 기술을 사용해 일본 헌병을 맨손으로 메다꽂으셨죠.”

택견 이야기가 나오자 그는 빠르고 높은 음성으로 설명을 이어갔다.



“택견은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쇠락했지만 1990년대 중반에 현대 택견을 주도하신 이용복 큰선생님의 노력으로 다시 활기를 되찾았죠. 이제 택견 인구가 100만이 넘지만 더 많은 이가 택견을 알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희곡작가 김대현 - 택견

김 작가는 택견으로 몸을 단련하고 독서로 정신을 가다듬는다. 어린 시절 품은 “문무를 겸비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바람이 절반은 이뤄진 듯하다. 이따금 배우들과 함께 산에 올라 화합을 다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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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설 기자 snow@donga.com / 사진·김형우 기자 free2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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