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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로 또 같이’ 대통합민주신당 경선 뒷얘기

“망연자실 2002년보다 힘든 상황… 이명박 자충수가 유일한 카드”

  • 조인직 동아일보 정치부 기자 cij1999@donga.com

‘따로 또 같이’ 대통합민주신당 경선 뒷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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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인단을 잡아라

‘따로 또 같이’ 대통합민주신당 경선 뒷얘기

친노진영의 계획대로 이해찬·한명숙 단일화가 먼저 이뤄진 데 이어 유시민 후보도 단일화에 합류했다.

이미 예비경선(컷오프) 때부터 ‘유령 선거인단’ ‘대리접수’ ‘동원선거’ 논란이 불거졌을 정도로, 이번 대통합민주신당 경선은 오프라인 선거인단을 각 후보측에서 얼마만큼 확보하느냐가 당락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변수다. 경선은 오프라인 선거인단의 투표에다 9월17일부터 별도로 모집하는 모바일 선거인단의 모바일 투표, 그리고 일반인 여론조사 결과를 합산해 후보를 결정하는 방식으로 치러진다. 모바일 투표와 여론조사는 경선 막바지에 실시되는데, 아무래도 막판으로 갈수록 유권자들이 ‘대세’를 따르는 경향을 감안하면, 큰 판세는 오프라인 선거인단의 ‘표심’에 의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오프라인과 모바일 투표는 등가(等價)로 합산하는데, 당에서는 오프라인 유권자는 250만명, 온라인 유권자는 70만명 정도를 목표치로 하고 있고, 여론조사는 온·오프라인 투표의 10%로만 반영하므로 오프라인 선거인단의 수는 객관적으로도 중요하다. 오프라인 선거인단을 67만명 정도 모았던 8월27일까지의 지역별 선거인단 비율을 보면, 서울에 이어 전북(14.6%)이 가장 높았다. 전북의 전국 인구 대비 비율 3.8%를 감안하면 4배 가까이 높은 수치. 예전 열린우리당의 최대 주주로 여전히 신당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정동영 후보측 입김 때문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계속해서 그 비율로 선거인단이 유지될지는 미지수다. 동원 선거 대리접수 논란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으면서 그동안 ‘발톱’을 드러내지 않던 다른 후보들도 ‘지분’이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선거인단을 모으고 있기 때문이다.

경선 초반 분위기를 끌고 갈 수 있는 첫날(9월15일) 경선이 치러지는 제주·울산에는 대부분의 후보가 열심히 자기 사람을 심어놨다. 이른바 민주개혁세력의 성지(聖地)와도 같은 상징성을 지닌 광주·전남(9월29일)도 사정은 비슷하다. 다만 정동영 후보가 최근의 조직 작업에 힘입어 근소하게 리드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손학규 후보는 경선 막판에 포진해 있는 경기 지역 압승을 목표로 조직을 가동 중이라는 후문이다. 또 9월30일의 부산·경남 경선에선 노무현 정부의 386 측근 세(勢) 불리기 작업이 한창인 이해찬 후보가 선전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한명숙 전 총리는 친노 단일화에 적극적이었던 반면, 유시민 전 장관은 떨떠름한 쪽이었다. 이해찬 후보는 다소 어정쩡하지만 “빨리 내 쪽으로 정리해주면 좋겠다”는 사인을 보내왔다. 유 전 장관은 후보 시절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단일화를 하러 나온 것이 아니다. 5월말 내각에서 나왔을 때는 출마에 ‘출’자도 꺼내지 않은 사람에게 대통합민주신당에 합류하지 말라느니, 불출마 선언을 하라느니 흔들었다. 이제 와서는 내 모습을 제대로 꺼내 보이기도 전에 단일화 먼저 하라고 한다”며 불편한 심정을 감추지 않았다. 친노 진영에서 한 후보와 이 후보 단일화를 먼저 하고, 유시민 후보와는 추석 전에 단일화한다는 ‘2단계 단일화’안을 추진해온 것도 유시민 후보측의 강경 노선 때문이었다.

“인생도 선거도 마음대로 안 된다”

유 후보 캠프에선 당초 첫 경선지인 제주에 선거인단을 대거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유 후보의 부인이 제주 토박이로 지역 조직 작업에 일찌감치 뛰어들었는데, 현지 출신 인사에 대해 뚜렷한 선호도를 보이는 제주 특유의 ‘괸당’ 정서를 감안할 때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는 의견이다. 그러나 유 후보는 첫 경선 결과가 발표된 직후 “우리의 소망과 희망은 뜨겁고 높았으나 현실 장벽은 우리 힘으로 건너뛰기 너무 어려웠다”며 후보직 사퇴를 선언했다. 그 전날까지만 해도 경선 완주 의사를 강하게 내비쳤던 그이지만, 막상 개표 방송을 지켜보니 후보직을 유지하는 게 별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사실 결과가 좀더 좋을 줄 알았다. 결과가 이렇게 나왔는데 더 볼 것이 뭐가 있나. 인생도 선거도 마음대로 안 된다.”

유 후보는 이날 총 유효투표수 1만5659표 중 2890표(18.5%)를 얻는 데 그쳤다. 1위는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33.6%)이 차지했고, 손학규 후보(26.1%), 이해찬 후보(21.7%)가 뒤를 이었다.

유 후보측은 당초 자체 조사 결과를 토대로 제주에서 1위를 할 것으로 예상했다. 유 후보측 관계자는 “선거전술적 측면에서 봐도 유 후보의 ‘정치적 스승’인 이 후보가 기존의 예상을 깨고 단일화 후보로 유 후보의 손을 번쩍 들어주는 게 극적 효과가 크지 않겠나” 하는 바람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러나 현실의 벽은 높았고, 유 전 장관은 경선 레이스에 뛰어든 지 한달이 채 안돼 결국 스승 앞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이해찬 후보측 한병도 의원은 “컷오프에서 탈락한 김두관 전 행정자치부 장관 진영이 캠프에 합류해 큰 힘이 되고 있다. 김 전 장관측이 부산, 울산, 경남 선거인단에 심어놓은 친노 개혁성향 표가 곧 우리 쪽으로 흡수되면 단일화 전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후보직을 사퇴해야 할 만큼 위협적인 ‘네거티브 한 방’은 아니지만 통합신당 경선주자 모두 큰 약점을 한 가지씩 지닌 것이 한계로 지적된다. 이런 점들은 TV토론을 거치면서 일반 유권자에게도 점점 각인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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