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6월호

주식 대박 비법은 호르몬?

  • 이현경 동아사이언스 기자 uneasy75@donga.com

    입력2008-06-09 14: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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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식 대박 비법은 호르몬?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높은 날엔 주식중개인이 적극적인 투자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주가가 오르면 주식을 사고, 내리면 팔기를 여러 차례. 신문 경제면을 아무리 꼼꼼히 읽어도 ‘성적표’는 늘 마이너스다. 최근 이런 개미 투자자들이 연간 최대 100만달러(약 10억원)까지 수익을 낼 수 있는 방법이 공개됐다. 주식 투자를 하기 전 호르몬 수치를 체크하라는 것.

    영국 케임브리지대 존 코츠 교수(신경과학)가 남성 주식중개인 17명의 호르몬을 8일 동안 분석한 결과 오전에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높은 사람일수록 ‘대박’을 터뜨리는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츠 교수팀은 주식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는 시간대 직전과 직후인 오전 11시와 오후 4시에 이들의 타액 샘플을 채취했다. 그리고 이들의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과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를 측정했다.

    그 결과 오전에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높게 나타난 주식중개인은 당일 이례적으로 높은 수익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코츠 교수가 이 결과를 바탕으로 투자 수익을 계산하자 1년 내내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최고인 상태에서 일하면 1인당 연간 투자수익이 10억원가량 더 늘어나는 것으로 나왔다.

    코츠 교수는 “아주 짧은 시간에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는 주식중개인의 행동은 호르몬의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이는 테스토스테론이 자신감과 모험심을 불러일으켜 과감한 선택을 하도록 유인하기 때문이다. 즉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높은 날에는 주식중개인이 위험을 감수하고 하루 목표를 높게 설정해 공격적인 투자를 하게 된다. 그만큼 큰 성과를 거둘 확률이 높다.



    반면 코르티솔은 테스토스테론과 정반대로 주식중개인을 신중하게 만들어 소극적인 판단을 내리게 한다. 테스토스테론과 코르티솔이 주식시장의 폭등과 폭락을 부추기는 셈이다.

    이런 행동은 뇌 활동으로도 설명이 가능하다. 4월28일 서울에서 열린 월드사이언스포럼에 참석한 미국 예일대 이대열 교수(신경생물학)는 “주가가 내리면 감정을 처리하는 뇌신경 부위가 격렬하게 흥분하고 두려움과 공포감을 주는 호르몬이 분비돼 주식을 판다”고 설명했다.

    한편 코츠 교수는 테스토스테론의 수치가 상대적으로 높은 주식중개인은 무모할 정도로 위험을 감수하고 그 탓에 실패의 쓴맛을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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