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 일 년.
퇴근할 때 두고 간다고 생각한 것도
이제 겨우 며칠.
목련꽃이 공중부양하듯 떠 있던 밤
까칠한 나뭇가지만 보여주는 산딸나무에게
못내 서운했다.
봄이 왔잖니, 꽃도 피어나고 있잖니.
어두운 표정의 산딸나무에게 마음 쓰인 건
봄밤과 어울리지 않아서일까.
어느 출근길 녹색의 낯빛을 보여주는 산딸나무에게
달려갔었다.
나를 불러들인 산딸나무.
어떤 꽃송이도 없이
어떤 향기도 없이
밤의 침묵을 잘 견뎌낸 산딸나무가
나를 품에 안았다.
고요한 자리의 산딸나무.
고요한 마음에 사랑의 자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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