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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시인, 30여 봉사단체장, 영화감독 이사강 아버지… ‘1인 40역’ 치과의사 이재윤

“결혼 몇 년 기다려달라던 배용준… 앞길 창창한 내 딸 사강이 왜?”

  • 최영철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ftdog@donga.com

시인, 30여 봉사단체장, 영화감독 이사강 아버지… ‘1인 40역’ 치과의사 이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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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력’의 열쇠는 집중과 몰입

시인, 30여 봉사단체장, 영화감독 이사강 아버지… ‘1인 40역’ 치과의사 이재윤

이재윤 원장 부부를 중심으로 왼쪽이 큰딸 도이씨, 오른쪽이 사강씨다.

▼ 그 많은 일을 동시에 하는 이유가 뭡니까.

“제가 먹고사는 데 관련된 일은 치과의사밖에 없고, 나머지는 모두 봉사죠. 봉사가 밥은 안 주지만 마음의 양식은 됩니다. 어릴 때는 의사가 되겠다는 생각보다는 문학과 철학을 포함한 인문학에 관심이 더 많았습니다. 호구책으로 치대를 갔는데, 그때 결심한 게, 한 10년 정도 의사생활을 하고 그 다음부터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겠다는 것이었죠. 국립대학 싸게 다니면서 장학금도 받았기에 사회에 되돌려주고 싶었습니다. 저는 먼저 봉사단체에 가입하겠다고 나서는 스타일이 아닙니다. 도와달라고 하면 사양하지 않고 직책을 맡는 것뿐이죠. 거절하지 않고 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습니다.”

▼ 그 많은 단체를 어떻게 다 이끌고 관리합니까. 잠은 언제 잡니까.

“잠은 잘 만큼 잡니다. 계획만 철저히 세우면 모든 게 가능합니다. 앞으로의 일을 늘 머릿속에 집어넣고 정리를 해둬야 해요. 그러려면 회원들의 처지에서, 회원들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평소에 알아놓아야 하죠. 그러고는 결재가 올라오면 순간적으로 판단합니다. 하루에도 수십개 단체의 결재를 해야 하는데 속사정을 모르면 판단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죠.



각종 행사와 회의를 우리 병원에서 해결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웬만하면 400여 명이 들어가는 우리 병원 대강당과 50명이 들어가는 병원 회의실 4곳에서 해결합니다. 우리 병원 식당이 호텔 수준이라 모든 게 가능합니다. 또 사무총장이나 국장들에게 실무를 맡겨놓고 저는 최종 판단만 하면 되는 거죠. 결국 판단의 문제인데, 이럴 때는 제가 ‘바둑인’인 게 많은 도움이 됩니다.”

이 원장은 대구 계성고등학교를 나와 서울대 치대를 졸업했다. 군에서는 군의관이 아니라 헌병대에서 복무하다 병장 제대했다. 한국바둑학회 회장, 대한바둑협회 수석부회장인 그의 바둑 실력은 아마 6단으로 바둑계에서도 인정하고 있다. 한국기원 이사이자 로터리 세계바둑 한국 지부장인 그는 매년 ‘덕영배 아마대왕전’을 개최하고 있다. 여기에 매년 4000만원의 비용이 들어간다고 한다. 또한 대구바둑협회장 자격으로 일본 후쿠오카, 히로시마, 중국 칭다오 등의 도시와 국제교류전을 여는 한편, 로터리 세계바둑 한국지부장으로서 국제교류에도 참가하고 있다. 그는 대학시절 조남철 9단에 반해 바둑을 배우기 시작했다고 한다.

▼ 바둑이 단체 운영과 무슨 관계가 있습니까.

“바둑은 최고의 수(手)를 찾아내는 과학이죠. 언제나 한 수 앞을 내다보고 선택을 해야 합니다. 인생은 취사선택의 연속이죠. 바둑을 두면 승부를 앞두고 호흡이 가다듬어집니다. 집중과 몰입을 하게 되는 거죠. 한 수를 잘못 놓으면 대마가 죽거든요. 늘 초읽기에 몰립니다. 그리고 바둑은 수담(手談), 즉 손으로 하는 대화죠. 바둑을 두면 상대방의 스타일이 바로 읽힙니다. 바둑을 통해서 외교를 하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금방 친해지죠. 바둑은 순간적 판단을 할 수 있는 집중력을 키워주는 데다 인간관계를 두텁게 하는 데 최고라고 자신합니다.

게다가 바둑은 나이 든 사람에겐 최고의 두뇌 스포츠입니다. 스트레스 없는 집중, 몰입 속에서 뇌는 활기를 느낍니다. 협회를 찾아오는 어르신들을 보면 별다른 운동을 하지 않아도 꽤 건강합니다. 물론 밤을 새우거나 술, 담배를 함께 하지 않는 분에 한해서요. 그만큼 정신건강에 좋다는 이야기이지요.”

“레이저 임플란트는 호객행위”

▼ 바둑은 잘 져줘야 사람이 모인다는데 어떻습니까.

“표 안 나게 져주는 게 굉장히 힘들죠. 져주려고 하는데 상대가 계속 자충수를 두면 안 따낼 수도 없고 미치죠. 이수성 전 총리가 백을 잡고 둔 적이 있는데 전의(戰意)가 안 생기더군요. 자충수를 자꾸 두시는데 애먹었습니다. 원래 바둑은 잘 져줘야 잘 두는 겁니다. 소인배는 절대로 져주지 않죠.”

이 원장은 글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 시집 ‘보리와 이빨’ ‘위대한 사랑은 꽃잎가를 맴돌고’ ‘비소리’와 수필집 ‘보리와 이빨’ ‘일등국으로 가는 길’ ‘낭만적 사고’에 이어 최근에는 ‘밀레니엄 이슈’ 상하권을 출판해 화제가 됐다. 그는 또 국내 최초로 임플란트를 환자에게 설명하는 방식의 책을 발간해 큰 호응을 얻었다. ‘인공치아이식’이 바로 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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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철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ftdo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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