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46년 강원 동해 출생<br>●동국대 행정학과 졸업<br>●제15회 행정고시 합격, 강릉시장, 강원도 행정부지사<br>●現 강원도지사(3선), 전국시도지사 협의회장
김 지사의 태도를 두고 의견이 분분했다. 통합민주당은 “개발 정보를 미리 흘린 것은 공인의 신분을 망각한 것이다”라며 꼬집었다. 이에 대해 김 지사는 “과거 이 대변인과 한 식사 자리에서 은퇴 후에 강원도에 와서 살면 웰빙생활도 되고 강원도는 인구도 늘어 좋지 않겠느냐는 차원에서 권유했을 뿐 특정 지역을 어떤 방법으로 얼마나 사라고 추천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어느 것이 진실인지는 모르겠지만, 사실 김 지사는 인터뷰를 하면서 기자에게도 “은퇴하면 강원도에 내려와 사는 게 어떠냐”고 제의했다. 그가 제의한 것은 은퇴자들을 위한 ‘시니어 커뮤니티’ 단지. 개발정보를 흘려 불법 이득을 취하게 하려는 게 아니라, 강원도의 장점을 조금이라도 알리겠다는 ‘최고경영자’ 의지로 읽혔다.
“5~30호의 개별 단위로 외지인들이 와서 노후를 보낼 만한 ‘시니어 커뮤니티’ 단지를 강원도 곳곳에 만들려고 합니다. 그곳에선 건축을 쉽게 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려 합니다. 리스트를 만들어서 올해 하반기부터 공개하려 합니다. 강원도의 장점을 생각해서 많이들 와주시면 좋겠어요.”
1998년 이후 3선 연임 도지사인 그는 이처럼 강원도 ‘홍보대사’ 노릇까지 겸하고 있다. 지난 5월초 강원도 내 8개 기업과 미국을 방문해 120억달러의 수출계약을 성사시키는 데 앞장섰으며, 6월 방영 예정인 SBS 드라마 ‘식객’에 카메오로 출연하는 것이나 15번째 프로축구팀인 강원도민프로축구단(강원 FC) 창단을 주도한 것에서도 강원도의 이미지를 알리고 브랜드 가치를 키우려는 그의 의지를 읽을 수 있다.
그는 전국시도지사협의회장으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소통을 조율하는 자리까지 맡아 전국적으로 바쁜 몸이다. 최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지방정책이 삐걱거리는 상황에서 지난 4월25일 그를 만나 각종 지방정책과 관련, 의견과 해결책을 들어봤다. 김 지사는 이 밖에도 동해안 개발, DMZ 한민족평화지대, 그리고 정치인으로서의 야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의견을 피력했다.
“수도권 규제완화에 지방 위기감”
우선 수도권 규제완화와 혁신도시 재검토 문제는 여러 가지가 얽혀 있어 단기간에 매듭짓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이명박 정부는 국가경쟁력 강화, 경제 살리기 명목으로 수도권 규제완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지방자치단체들은 먼저 지방경제를 살리고 수도권 규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재 국토 면적의 11.8%에 불과한 수도권에 인구의 48.4%가 몰려 있고, 제조업체의 57%, 금융대출의 67%를 수도권이 차지할 정도로 집중도가 높아 국가 불균형을 초래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지난해에만 수도권 내에 LG전자·팬택·한미약품·일동제약 같은 4개 대기업의 공장 증설이 이뤄지는 등 규제완화는 이미 부분적으로 이뤄져왔기에 지방자치단체들의 위기감이 더 커졌다.
원주시 반곡동 일대 360만㎡의 땅에 조성 중인 강원 혁신도시 사업은 한국관광공사, 국민건강보험공단 등 13개 기관 4000여 명의 직원을 상주시키고 3만12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주택단지를 건설하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이전 예정 기관의 국고지원 요구가 과다하고, 혁신도시 내 인구유입이 낮을 수 있으며, 주택 미분양 등이 우려된다며 재검토하고 있다. 4월말 현재 82%의 보상이 끝난 상태이고, 2574억원이 이미 투입된 상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