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2월호

홀인원의 등급 아십니까?

  • 윤은기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총장/경영학 박사 yoonek18@chol.com

    입력2008-12-02 14: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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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홀인원하고 안 쏘는 놈은 3년간 재수가 없다.” 이 말은 좋은 일이 생겼는데 인색하면 오히려 인간관계가 나빠질 수 있다는 의미로, 홀인원하면 왜 화끈하게 쏴야 하는지를 잘 설명해준다. 홀인원을 하고도 기뻐하지 않는 사람, 아무에게도 이 사실을 알리지 말라는 사람에게는 행운이 찾아가지 않는다. 이런 사람은 굴러들어온 복도 털어내는 사람이다.
    홀인원의 등급 아십니까?

    지난 10월 여주 블루헤런 골프장에서 열린 제9회 하이트컵 여자 프로골프 챔피언십 2라운드 16번 홀에서 신지애가 홀인원을 성공시킨 뒤 16번 홀 깃대를 들고 환호하고 있다.

    골프 명예의 전당에 가입한 박세리 선수조차 공식대회에서는 홀인원을 한 적이 없다. 그러나 어떤 사람은 이른바 머리 얹은 지 한 달 만에 홀인원을 하고 어떤 사람은 90타 이상을 치는데도 홀인원을 한다. 나는 홀인원을 했다는 사람을 만나면 꼭 질문을 한다.

    “실제로 3년간 운이 좋았습니까?”

    이 질문에 답변한 사람 중 90% 이상이 운이 아주 좋았다는 것이다. 약 7%가 약간의 행운이 있었다고 응답했고, 약 3%는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고 답했다.

    90% 이상이 ‘확실히’ 그리고 ‘아주 운이 좋았다’고 답변한 것이다. 여러 사람과 인터뷰한 끝에 나는 홀인원하면 3년간 운이 좋은 이유를 이렇게 결론 내렸다.

    첫째, 자신감(self confidence)이 생기기 때문이다. 골퍼라면 누구나 ‘홀인원을 원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다. 그러나 나는 홀인원을 했다. 따라서 나는 엄청난 행운아다.’ 이렇게 자기 자신에 대한 인정감이 생기면 매사에 활력이 생길 수밖에 없다.



    둘째, 긍정적 힘(positive power)이 생기기 때문이다. 홀인원의 순간은 황홀하다. 마치 흑백TV 화면이 컬러TV 화면으로 바뀌는 것 같은 짜릿함이 생긴다. ‘이 세상이 모두 아름답게 보인다.’ 이런 감정으로 사람을 만나고 사물을 대하면 일이 잘 풀릴 수밖에 없다.

    셋째, 좋은 인간관계(good relationship)가 생기기 때문이다.

    홀인원을 하면 동반자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 선물도 하고 술도 한잔 낸다. 가볍게 내는 게 아니라 화끈하게 좋은 일로 베푸니까 내는 사람도 기분 좋고 받는 사람도 기분이 좋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주변 사람들과 관계가 좋아질 수밖에 없다.

    “홀인원하고 안 쏘는 놈은 3년간 재수가 없다.” 이 말은 좋은 일이 생겼는데 인색하면 오히려 인간관계가 약화될 수 있다는 의미로 홀인원하면 왜 화끈하게 쏴야 하는지를 잘 설명해주고 있다. 홀인원을 하고도 기뻐하지 않는 사람, 그리고 아무에게도 이 사실을 알리지 말라는 사람에게는 결코 행운이 찾아가지 않는다. 이런 사람은 굴러들어온 복도 털어내는 사람이다.

    금탑, 은탑, 동탑…

    올 추석 전에 대한전선 양귀애 회장이 무주CC에서 홀인원을 했다는 문자메시지가 왔다. 축하인사를 드렸고 추석 전날에 함께 라운드했다. 그런데 추석 며칠 후에 또 문자메시지가 왔다. 홀인원을 또 했다는 것이다. 의아하게 생각했는데 확인해 보니 추석을 전후로 보름 만에 홀인원을 두 번 한 것이다. 나는 최소 6년간 행운이 따를 것이라는 축하의 덕담을 드렸다.

    지난해에는 경기북부의 명문 골프장인 서원밸리 CC에서 웅진그룹 윤석금 회장과 라운드하다가 그분이 홀인원하는 것을 목격했다. 생애 최초의 홀인원이었는데 동반자들은 고급 양복을 한 벌씩 선물로 받았다.

    홀인원 이후 웅진그룹은 승승장구하더니 올해에는 윤 회장이 렉스필드에서 다시 홀인원을 했다. 2년 연속 홀인원을 한 것이다.

    나는 얼마 전 이분과 라운드하다가 이런 말을 했다.

    “홀인원 두 방이면 세계 금융위기도 잘 헤쳐나갈 수 있을 겁니다.”

    언젠가 허범도 국회의원으로부터 홀인원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홀인원에도 등급이 있다는 것이다.

    홀인원 보험

    티샷을 한 것이 그대로 컵에 꽂히는 것은 금탑 훈장, 백스핀을 먹고 뒤로 흘러내려서 들어가는 것은 은탑 훈장, 그리고 앞으로 그대로 굴러가다가 깃대를 맞고 떨어지는 것은 동탑 훈장이라는 것이다.

    특별상도 있다. 나무에 맞고 튕겨서 컵에 들어가는 것은 목탑 훈장이고 바위에 맞고 들어가는 것은 석탑 훈장이다. 물론 어떻게 들어가든지 한 번 친 공이 컵에 들어가면 홀인원이지만 내용을 뜯어보면 질적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금탑, 은탑, 동탑 훈장은 정상적인 실력으로 볼 수 있지만 목탑 훈장과 석탑 훈장은 아무래도 ‘운칠기삼’에 가까운 것으로 볼 수 있다.

    홀인원은 골퍼라면 누구나 꿈꾸는 것이다. 홀인원한 사람들은 한결같이 그 순간에 전율을 느꼈다고 말한다. 그러니까 최고의 행복감인 ‘절정체험’을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홀인원을 하고 나면 본인은 3년간 재수가 있고 동반자도 1년간 재수가 있다고 해서 홀인원을 한 사람은 거창하게 한 턱 쏘는 문화가 생겼다.

    언젠가 용인에 있는 한 골프장에 갔더니 레스토랑에서 모든 테이블에 고급 포도주를 한 병씩 무료 제공하는데 그날 홀인원한 회원이 기분이 좋아서 한턱낸 것이라고 했다. 이렇게 되면 홀인원 턱을 내는 데 수백만원에서 1000만원이 넘는 경우도 생긴다. 돈이 없는 사람은 단체로 운동할 때는 홀인원을 하지 말라는 농담도 있다. 챙겨야 할 인원이 많아지면 비용이 막대해지기 때문이다.

    이런 한국적 현실을 감안해서 나온 것이 ‘홀인원 보험’이다. 홀인원 비용의 상당금액을 탈 수 있는 보험이다.

    홀인원을 조작해서 보험금을 타낸 사기범들도 있다. 이들은 함께 라운드를 하다가 캐디가 잠시 한눈을 파는 사이에 컵에 공을 집어넣고 홀인원이라고 소리를 지르거나 아예 캐디가 없는 골프장에서 홀인원을 했다고 주장하면서 홀인원 보험금을 타냈다.

    이들이 적발된 것은 경찰이 자동차 보험 사기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 공교롭게도 홀인원 보험금을 여러 차례 타낸 것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골프는 매너와 에티켓이 중시되는 운동인데 이런 사기범들이 골프장의 물까지 흐려놓고 있는 것이다. 홀인원에도 등급이 있다고 하더니 악질 홀인원까지 나타난 셈이다. 이런 사람들은 3년간 운이 좋은 게 아니라 최하 3년 이상 교도소에서 고생해야 할 사람들이다.

    골프나 사업이나 마찬가지다. 실력이 최고이고 운이 따르면 좋은 일이다. 그러나 사기를 치면 언젠가는 반드시 망하게 되어 있다.

    우리나라 아마추어 골퍼들은 대개 골프 단체 한두 개에 가입해 있다. 지연과 학연을 중심으로 한 모임이 많지만 직업이나 취미 등을 매개로 한 다양한 골프 친목회가 존재한다. 작게는 2~3팀에서부터 많게는 10개 팀이 넘는 경우도 있고 매달 모이기도 하고 격월, 분기별, 반기별 모임을 갖기도 한다.

    단체로 골프를 하면 네 명이 할 때와는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 골퍼들은 대개 단체로 운동을 하고 나서 시상식과 함께 유쾌한 한잔으로 우의와 친목을 다진다.

    이름값을 아십니까?

    그런데 이 단체들의 이름을 살펴보면 재미있는 것이 많다. ‘호구회’라는 오래된 골프모임이 있다. 한자로는 좋을 ‘好’와 공 ‘球’를 쓰니까 골프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뜻인데 예전에는 주로 한자로 이름을 썼기 때문에 문제가 없었지만 최근 한글 전용으로 바뀌면서 문제가 생겼다. 단체의 룸을 안내하는 표지판에 ‘호구회’라고 써놓았더니 사람들이 지나가면서 ‘호구들의 모임이군!’한다는 것이다. ‘골락회’도 있다. 골프와 즐길 ‘樂’을 합쳐서 만든 이름이다. 아무래도 어감이 산뜻하지는 않은 것 같다. ‘골락 골락’하는 회원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골골회’보다는 나은 것 같다. 골골회는 ‘골프&골프’의 의미를 담고 있는 골프광들의 모임인데 사람들이 “골골해질 때까지 잘 치세요!”라고 농담을 건넨다는 것이다.

    ‘골프전우회’라는 모임도 있다. 마치 해병전우회처럼 ‘한번 골퍼는 영원한 골퍼’ ‘임전무퇴’ ‘버디 잡는 골퍼’의 정신을 담고 있다는 것이다. 이 모임은 약속한 날에는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일단 골프장에 모여야 한다. ‘본인 사망’ 이외에는 불참이 허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단체모임에는 요일을 담고 있는 것도 많다. ‘초수회’는 첫 번째 수요일, ‘이목회’는 두 번째 목요일에 만나는 모임인데 모이는 날짜를 기억하기 좋다는 장점이 있다. 그런데 이렇게 이름을 짓다 보면 ‘이화회’나 ‘초월회’처럼 운치 있는 이름이 나오기도 하고 ‘초토회’나 ‘말토회’같이 특이한 이름이 나오기도 한다.

    내가 격월로 나가는 모임에 ‘호골회’가 있다. 고려대 교우들이 학번별로 두 명씩 참가해서 만든 모임이다. ‘호’자는 고려대의 상징인 호랑이고 ‘골’자는 골프를 의미한다. 언젠가 프런트에 등록하러 갔더니 여직원이 상냥하게 이런 인사를 했다. “호랑이 뼈 모임에 오셨죠!”

    내가 아는 치과의사가 나가는 모임에 ‘한치회’가 있다. 한양대 치과대 출신의 모임이다.

    캐디는 이름을 불러줘야

    단체의 명칭은 그 모임의 가치, 문화, 개성 등을 나타내기 때문에 작명을 잘할 필요가 있다. 더구나 회원들만 사용하는 명칭이 아니라 골프장에 신청도 하고 레스토랑 입구에 붙여놓기도 하는 이름이기 때문에 대외적으로도 이미지가 좋아야 한다. 안내방송에서 “골골회, 라운드 준비하세요” 이런 소리가 나오면 기운이 빠지게 된다.

    골프 친목회도 이름을 매력적으로 지어야 지속가능한 행운이 따른다. 그러니 기업의 이름이나 상품 이름은 더 말할 나위 없이 중요하다. 좋은 이름은 사업을 성공시키고 그 자체가 값비싼 자산이 된다. 이처럼 이름이 중요하다 보니 이름은 잘 지어야 하고 또 잘 불러줘야 한다.

    “아 다르고, 어 다르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도 곱다.”

    인간관계에서 중요한 요소가 커뮤니케이션인데 커뮤니케이션은 상대방을 부르는 데서 시작한다. 상대방의 이름을 기분 좋게 불러주면 분위기가 살아나는 것이다.

    요즘은 이름도 브랜드라는 개념이 확산되면서 듣기 좋고 부르기 좋은 작명이 유행하고 있다. 예전에는 이름을 잘 지어야 출세한다는 속설도 있었다. 언젠가 방송국에서 황산성 변호사를 만났더니 “내 이름은 최하 장관급 이상은 할 이름이라고 그러더니 결국 장관을 하긴 했어요” 하면서 파안대소했다.

    공군에 근무할 때 천영성 장군이라는 분이 계셨다. 한자로는 ‘千永星’ ‘천 개의 영원한 별’이라는 뜻인데 이런 이름을 가진 분이 공군에 들어왔으니 장군이 될 수밖에 없다는 말을 들었다. 그분은 장군 전역 후에는 국회의원이 돼서 국방위원장까지 한 것으로 기억한다.

    묘한 것은 나와 같은 부대에 근무했던 분 중에 이씨인 데다 ‘병’이라는 외자 이름을 가진 분이 있었다. 이분은 대대장으로 계급은 중령인데 명찰을 보면 언제나 ‘이병’이었다. 이병 중령이라고 불러도 이상하고 중령 이병이라고 불러도 이상하게 들리기 때문에 고민을 많이 했는데 이름 때문은 아니지만 대령 진급을 하지 못하고 예편했다.

    잊지 못할 이름 중에는 윤구병(尹九炳) 교수가 있다. 유명한 철학과 교수로 한동안 방송에 많이 나왔기 때문에 나도 방송하면서 그분을 알게 됐다.

    그런데 어느 날 그분의 말씀을 듣고 나는 경악했다. 바로 위 형님의 이름이 팔병, 그 위가 칠병, 육병, 오병, 사병, 삼병, 이병이라는 것이다. 그러니까 맨 큰형님은 일병이다. 아버님이 아들을 이렇게 많이 낳을지 미리 아셨는지 일련번호를 매겨놓았기 때문에 형제들이 자라면서 큰 혼란은 겪지 않았다고 한다.

    박 내시와 김 상궁

    지금 축구선수로 맹활약하는 차두리 선수의 이름도 듣기 좋고 부르기 좋은데 사연이 재미있다. ‘딸 아들 구분 말고 하나 낳아 잘 기르자’는 산아제한 캠페인을 할 때 광고 모델이 차범근, 오은미 부부였다. 두 사람의 딸 이름이 ‘차하나’다. 그런데 자식 하나만으로는 외롭다고 생각해서 고심 끝에 두 번째로 낳은 애가 바로 두리다. 차범근, 오은미 부부가 산아제한 정책을 고수했더라면 우리의 스타 두리는 이 세상에 태어나지 못할 뻔했다.

    두리는 차 감독이 50세 생일을 맞이했을 때 아빠 몰래 아빠 친구들과 아는 분들을 초청해서 가든파티를 열었는데, 이 자리에서 아빠에게 보내는 애틋한 편지를 읽는 바람에 우리 부부도 그랬지만 참석자 모두 눈시울을 붉힌 적이 있다. 두리는 축구도 잘하지만 진짜 효자다. 차 감독의 막내아들 이름은 ‘세찌’다. 그러니까 이 집도 일련번호 호칭인 셈이다.

    나는 골프장에 가면 라운드하기 전에 캐디의 명찰부터 살펴본다. 호칭 때문이다. 우리나라 골프장에서는 이상하게도 캐디를 ‘언니’라고 부른다. 나이 지긋한 고객들이 딸이나 손녀뻘 되는 캐디에게 ‘언니’라고 부르는 건 아무래도 우스꽝스럽다. 듣는 입장에서도 기분이 좋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캐디’ ‘도우미’ ‘아가씨’라고 부르는 것도 역시 어색하다. 그래서 나는 골프장에 가면 캐디의 이름을 먼저 살펴보고 ‘김OO씨’ 이런 식으로 부른다. 그랬더니 대부분의 캐디가 아주 좋아했다.

    기업 경영에서도 마찬가지다. 일류기업일수록 좋은 호칭문화를 가지고 있다. ‘종업원’이나 ‘근로자’라는 말 대신 ‘동료’나 ‘가족’이라는 표현을 쓴다.

    요즘 CJ그룹이 재미있는 호칭을 쓰고 있다. 모든 임직원의 이름 뒤에 ‘님’자를 붙여서 부르고 있다. ‘이재현 회장님’이라고 부르지 않고 ‘이재현님’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회장님, 사장님, 상무님 대신에 모든 임직원이 서로 ‘님’이라고 부르면서 조직 내 분위기가 부드러워졌다고 한다. 수직적 문화가 수평적 문화로 변모하는 데 호칭이 큰 역할을 한 것이다.

    골프장에서 캐디를 뭐라고 부를까? 집에서 아내를 뭐라고 부를까? 호칭의 기술도 성공전략의 하나다.

    내가 잘 알고 지내는 박모 회장은 집에 가면 ‘전하’가 호칭이다. 그리고 부인을 ‘마마’로 부르며 살았다고 한다. 남편을 왕으로 대해야 부인도 왕비 대우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해서 오래전부터 이런 최고 수준의 호칭을 써왔다는 것이다. 그러나 집안 분위기가 너무 무거워져서 몇 달 전부터 호칭을 바꿨더니 아주 재미있어졌다고 한다. 이 부부가 새로 정한 호칭이 ‘박 내시’와 ‘김 상궁’이라는 소리를 듣고 모두 박장대소를 하였다.

    골프공 마사지

    겨울철에 위축되기 쉬운 골퍼들에게 내가 권하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골프공 마사지다. 돈 안 들이고 맨손으로 건강을 챙길 수 있다.

    “박수를 많이 치면 건강에 좋습니다.” 이 말은 과학적으로 맞는 말이다.

    내가 나가는 한 모임에서 사회자는 늘 박수를 유도한다. 먼저 다 함께 박수를 치면 첫째 주의를 집중시킬 수 있어서 좋고, 둘째 손바닥의 경혈을 자극해서 건강에도 좋으니 일석이조라는 것이다.

    홀인원의 등급 아십니까?

    150~200m 거리의 파3홀에서 친 공이 직경 108mm의 구멍에 단 한 번에 들어가는 것이 홀인원이다.

    실제로 우리 손바닥에는 온몸의 신경이 연결되어 있다. 수지침은 신체 각 부위와 연관된 손바닥 지점에 침을 놓아서 효과를 보는 것이다.

    우리 몸에 이상이 생기면 손바닥이 붓기도 하고 손을 떨기도 한다. 손에는 그만큼 신경세포가 집중돼 있다. 그리고 어느 나라든지 손바닥의 주름 즉 손금으로 그 사람의 운명을 예측하기도 하고 손의 모양을 보고 인생의 순탄함과 어려움을 예언하는 풍습이 있다.

    나는 군대건 학교건 가정이건 체벌에는 절대 반대하는 사람이다. ‘사랑의 매’라는 말도 21세기에는 전혀 논리가 성립될 수 없다는 주장이고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는 말에 100% 공감하고 있다. 따라서 어떤 이유로든지 다른 사람의 손바닥을 때리는 것은 결사 반대다. 손바닥을 때리는 것은 상대방에게 가장 큰 고통을 주는 것이며 온몸을 때리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상대방에게 굴복을 강요하는 심리적 동기가 깔려 있기 때문에 인격파괴 행위이기도 하다.

    청춘남녀가 손을 잡고 다니는 단계가 되면 일단 보통 수준은 넘은 것으로 보아야 하고 서로 손을 주무르는 단계가 되면 온몸을 주무르는 정도의 친밀감을 느끼는 셈이다.

    골프의 매력

    오랜만에 반가운 사람을 만나면 두 손을 덥석 잡게 되는데 이 또한 온몸을 끌어안는 것과 마찬가지의 느낌을 주고받는 것이다.

    손을 잘 관리한다는 것은 첫째 건강관리를 잘 한다는 것이고, 둘째 악수하고 박수치는 것을 잘 하는 사람은 인간관계 관리를 잘 한다는 것이다.

    손만 잘 씻어도 질병의 70%는 예방할 수 있다는 의사들의 주장이 있는가 하면 손만 잘 비벼도 인간관계에서 절반의 성공은 보장된다는 성공학자들의 주장도 있다. 반대로 손사래를 잘 하거나 손을 뒤로 돌려 뒷짐 지는 습관을 가진 사람은 사회생활이 순탄치 않을 가능성이 높다.

    오래전부터 선배들이 내게 들려주던 “골프를 하면 건강이 좋아지고 특히 치매 예방에 좋다”는 말이 요즘 새삼스럽게 느껴진다. 이 말이 신체운동을 하니 당연히 건강에 좋고 넓은 잔디를 마음껏 걸으니 스트레스 해소에 좋고 샷을 할 때 집중하니 정신건강에 좋은 것이라는 정도로 이해하고 있었다. 그러나 요즘 새삼 깨달은 골프의 매력은 바로 두 손바닥으로 그립을 잡는 데 있다는 것이다.

    다양한 스포츠가 있지만 두 손바닥을 5시간 정도 집중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없다. 축구는 손을 이용하지 않고(발에도 온몸의 신경이 모여 있어서 다행이다) 야구나 농구, 배구도 대부분 손바닥보다는 손가락을 많이 사용한다. 그리고 테니스는 한쪽 손바닥만 사용한다. 요즘 나는 질 좋은 골프와 건강관리를 위해 두 가지를 실천하고 있다.

    첫째, 필드에서는 되도록 카트를 타지 않고 걸어 다니되 그냥 맨손으로 걷지 않고 아이언 채 하나를 가지고 다닌다. 그립의 감을 익히면 건강에도 좋고 샷을 할 때도 좋다(골프채 대신 공을 주무르면서 다녀도 좋다).

    홀인원의 등급 아십니까?
    윤은기

    약력 :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총장, 경영학 박사, 한국골프칼럼 니스트협회 회장

    저서: ‘時테크’ ‘스마트 경영’ ‘윤은기의 골프마인드, 경영마인드’ 외 다수


    둘째, 손가방 안에 골프공을 한 개 가지고 다닌다. 차에서나 사무실에서나 호텔에서나 잠시 시간이 생기면 골프공을 손바닥으로 감싸 쥐고 공 마사지를 한다. 골프공의 딤플이 느껴지면서 기분이 상쾌해진다. 당연히 온몸의 피로가 풀린다. 흔히 골프의 매력은 손끝 맛이라고 한다.

    스윗 스폿에 정통으로 맞았을 때 손바닥에 느껴지는 촉감은 온몸에 쾌감을 준다. 골프는 두 손을 통해 온몸을 관리하는 매력적 운동이다. 골프공 마사지는 특히 겨울철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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