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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기의 골프경영 ④

홀인원의 등급 아십니까?

  • 윤은기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총장/경영학 박사 yoonek18@chol.com

홀인원의 등급 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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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인원 보험

티샷을 한 것이 그대로 컵에 꽂히는 것은 금탑 훈장, 백스핀을 먹고 뒤로 흘러내려서 들어가는 것은 은탑 훈장, 그리고 앞으로 그대로 굴러가다가 깃대를 맞고 떨어지는 것은 동탑 훈장이라는 것이다.

특별상도 있다. 나무에 맞고 튕겨서 컵에 들어가는 것은 목탑 훈장이고 바위에 맞고 들어가는 것은 석탑 훈장이다. 물론 어떻게 들어가든지 한 번 친 공이 컵에 들어가면 홀인원이지만 내용을 뜯어보면 질적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금탑, 은탑, 동탑 훈장은 정상적인 실력으로 볼 수 있지만 목탑 훈장과 석탑 훈장은 아무래도 ‘운칠기삼’에 가까운 것으로 볼 수 있다.

홀인원은 골퍼라면 누구나 꿈꾸는 것이다. 홀인원한 사람들은 한결같이 그 순간에 전율을 느꼈다고 말한다. 그러니까 최고의 행복감인 ‘절정체험’을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홀인원을 하고 나면 본인은 3년간 재수가 있고 동반자도 1년간 재수가 있다고 해서 홀인원을 한 사람은 거창하게 한 턱 쏘는 문화가 생겼다.



언젠가 용인에 있는 한 골프장에 갔더니 레스토랑에서 모든 테이블에 고급 포도주를 한 병씩 무료 제공하는데 그날 홀인원한 회원이 기분이 좋아서 한턱낸 것이라고 했다. 이렇게 되면 홀인원 턱을 내는 데 수백만원에서 1000만원이 넘는 경우도 생긴다. 돈이 없는 사람은 단체로 운동할 때는 홀인원을 하지 말라는 농담도 있다. 챙겨야 할 인원이 많아지면 비용이 막대해지기 때문이다.

이런 한국적 현실을 감안해서 나온 것이 ‘홀인원 보험’이다. 홀인원 비용의 상당금액을 탈 수 있는 보험이다.

홀인원을 조작해서 보험금을 타낸 사기범들도 있다. 이들은 함께 라운드를 하다가 캐디가 잠시 한눈을 파는 사이에 컵에 공을 집어넣고 홀인원이라고 소리를 지르거나 아예 캐디가 없는 골프장에서 홀인원을 했다고 주장하면서 홀인원 보험금을 타냈다.

이들이 적발된 것은 경찰이 자동차 보험 사기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 공교롭게도 홀인원 보험금을 여러 차례 타낸 것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골프는 매너와 에티켓이 중시되는 운동인데 이런 사기범들이 골프장의 물까지 흐려놓고 있는 것이다. 홀인원에도 등급이 있다고 하더니 악질 홀인원까지 나타난 셈이다. 이런 사람들은 3년간 운이 좋은 게 아니라 최하 3년 이상 교도소에서 고생해야 할 사람들이다.

골프나 사업이나 마찬가지다. 실력이 최고이고 운이 따르면 좋은 일이다. 그러나 사기를 치면 언젠가는 반드시 망하게 되어 있다.

우리나라 아마추어 골퍼들은 대개 골프 단체 한두 개에 가입해 있다. 지연과 학연을 중심으로 한 모임이 많지만 직업이나 취미 등을 매개로 한 다양한 골프 친목회가 존재한다. 작게는 2~3팀에서부터 많게는 10개 팀이 넘는 경우도 있고 매달 모이기도 하고 격월, 분기별, 반기별 모임을 갖기도 한다.

단체로 골프를 하면 네 명이 할 때와는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 골퍼들은 대개 단체로 운동을 하고 나서 시상식과 함께 유쾌한 한잔으로 우의와 친목을 다진다.

이름값을 아십니까?

그런데 이 단체들의 이름을 살펴보면 재미있는 것이 많다. ‘호구회’라는 오래된 골프모임이 있다. 한자로는 좋을 ‘好’와 공 ‘球’를 쓰니까 골프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뜻인데 예전에는 주로 한자로 이름을 썼기 때문에 문제가 없었지만 최근 한글 전용으로 바뀌면서 문제가 생겼다. 단체의 룸을 안내하는 표지판에 ‘호구회’라고 써놓았더니 사람들이 지나가면서 ‘호구들의 모임이군!’한다는 것이다. ‘골락회’도 있다. 골프와 즐길 ‘樂’을 합쳐서 만든 이름이다. 아무래도 어감이 산뜻하지는 않은 것 같다. ‘골락 골락’하는 회원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골골회’보다는 나은 것 같다. 골골회는 ‘골프&골프’의 의미를 담고 있는 골프광들의 모임인데 사람들이 “골골해질 때까지 잘 치세요!”라고 농담을 건넨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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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기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총장/경영학 박사 yoonek18@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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