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2월호

‘자신을 어떻게 경영하는가’에 재기 성공 여부 달려

공병호 공병호경영연구소장

  • 입력2008-12-02 16: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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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을 어떻게 경영하는가’에   재기 성공 여부 달려
    빈도와 강도는 사람마다 차이가 날지라도 누구나 성장하는 과정에 크고 작은 어려움을 겪게 마련이다. 필자 역시 지금까지 살아오는 동안 위기를 여러 번 경험했다.

    여러 위기 가운데 길고 긴 공부를 마친 뒤 첫 직장에서 여러 차례 고배를 마셨던 일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당시에는 막 결혼한 시점이라 생활상의 애로가 무척 컸다. 그때의 경험으로 ‘직장을 잃는다는 것이 단순히 일할 수 있는 자리를 잃는 것 이상’이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 직장을 잃는다는 것이 어떤 의미에서는 인간의 존엄마저 잃어버릴 수 있다는 것을 체험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젊었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지 않은 덕에 꿋꿋이 극복해냈다. 이따금 ‘그때의 어려움 덕에 오늘의 모습이 가능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도 해본다. 사회 초년병 시절 어려움이 없었다면 세상사에 대해 지나치게 도도함을 갖고 살아가지 않았을까 싶다. 결정적인 위기가 아니라면 위기를 극복해가는 과정에서뿐 아니라 이후 삶의 과정에서도 큰 교훈을 얻을 수 있다.

    현직과 전직의 간극

    위기의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늘 위기가 자신에게 주는 의미를 새기고 끈기 있게 위기를 극복해나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인생 초년에 겪은 경제적 어려움이 훗날 크고 작은 위기가 닥쳤을 때 나 자신을 지탱하는 큰 힘이 되었음은 물론이다.



    기억 속에 남아 있는 또 하나의 위기는 40대에 막 들어서던 시점에 찾아왔다. 인생의 새로운 전기를 만들기 위해 전직(轉職)을 단행했지만,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물러나야 했다. 40대 초반에 찾아온 경제적 위기는 20대 후반과는 질적으로 달랐다. 부양해야 할 가족이 있었고, 직장을 물러나는 일도 자의가 아니라 타의에 의해 이루어진 까닭에 나 자신이 느끼는 비애도 더 컸다.

    현직(現職)과 전직(前職)의 간극은 천양지차다. 나와 비슷한 경험을 한 이들은 그 의미를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음이 있을 것이다. 현직에서 물러나면 모든 것은 과거가 돼버린다. 그때의 참담함이란. 그럼에도 재기할 수 있느냐의 여부는 한 인간이 그동안 어떤 노력을 해왔는지에 달려 있다.

    당시에 두 아이와 아내는 2년 동안 해외에 나가 있었는데, 결국 혼자서 모든 것을 결정해야 할 상황이었다. 그때 참으로 많은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어느 누구도 자신을 구원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없다는 데 생각이 미쳤다. 재기하느냐 못하느냐를 결정하는 것도 결국 자기 자신임을 깨닫게 됐다. 재기하기로 맘을 먹고, 이를 실행에 옮기는 이도 결국 자기 자신이기 때문이다. 결국 스스로를 어떻게 경영하는지에 재기의 성공 여부가 달려 있는 셈이다.

    나는 어느 누구도 찾아오지 않는 조그만 방에서 ‘공병호경영연구소’라는 간판을 걸고 재기전을 편 끝에 오늘에 이르렀다.

    태양은 반드시 다시 떠오른다

    위기를 경험하면서 나는 전문적인 지식뿐 아니라, 평소에 자신을 강하게 단련하는 노력이 절실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심적으로나 정서적으로 독립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자신을 가다듬고 갈고 닦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

    문제가 터졌을 때 허겁지겁할 것이 아니라 늘 위기를 예상하고, 그런 상황이 닥쳤을 때 당황하지 않고 이겨낼 수 있는 훈련 과정으로 삶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중요한 것은 ‘태양은 반드시 다시 떠오른다’는 낙관적인 생각을 유지하는 것이다. 살면서 경험하게 되는 것들은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힘든 일이든 쉬운 일이든 삶 자체에 큰 자양분이 된다. 결국 역경의 의미를 찾고 그것을 자신에게 설득할 수 있다면 누구든지 위기 속에서 재기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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