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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선을 보는 제3의 시각

오바마와 유대계 파워 그리고 MB정권의 운명

  • 허만섭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美 대선을 보는 제3의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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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치권에 가장 많은 자금을 대는 로비집단 중 하나인 미유대인공공정책위원회는 오바마를 전폭 지원했다. 이 단체는 대선 다음날인 11월5일 성명을 통해 “오바마 당선자에 대한 유대인의 지지는 압도적이었다. 오바마 행정부의 협력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단체의 발표에 따르면 유대계 유권자 중 78%가 오바마에 지지했다.

오바마의 핵심 측근 람 이매뉴얼은 투자은행 출신 유대계 3선 하원의원으로, 선거자금 모금에 탁월한 재주를 발휘했다. 루빈 전 재무장관, 서머스 총장, 티모시 가이스너 뉴욕연방은행 총재,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폴 볼커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 로저 퍼거슨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 부의장, 윌리엄 도널슨 전 증권거래위원회 의장 등 유대인이거나 친 유대계 성향인 월가의 주류는 오바마의 선거운동을 도왔다. 오바마 진영은 경쟁후보와 비교했을 때 자신의 선거 캠프와 월가 등 미국 재계를 유기적으로 이어주는 폭넓은 친유대계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었다.

1월 오바마 진영은 3200만달러를 모금했는데, 이는 같은 기간 힐러리 측 모금액 1350만달러를 크게 앞선 금액이었다. 미국 대선에선 모금을 많이 한 후보는 TV광고를 더 많이 내보낼 수 있어 선거에서 훨씬 유리하다. 대선 본선에서도 오바마의 선거자금 모금액은 6억3917만달러로, 집권여당 매케인 측 모금액 3억6016만달러의 두 배 가까이 됐다. 선거 막판 오바마는 미국 주요 TV 방송 황금시간대에 30분짜리 광고를 내보내는 등 물량 공세로 매케인의 추격을 차단했다. 오바마는 7%P 격차로 매케인을 이겼다(53% 대 46%). “한마디로 전파 전쟁에서 공화당은 완전히 패배했다.”(11월8일 ‘문화일보’ 보도)

오바마 살려낸 ‘월가의 이변’

2008년 9월4일부터 15일까지 11일 사이에 일어난 반전도 흥미로운 사건이다. 9월4일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지명된 새라 페일린 공화당 부통령 후보가 ‘하키 맘’ 신드롬을 일으켰다. 9월7일 갤럽 조사에서 마침내 매케인 후보는 48%의 지지율을 기록해 45%에 그친 오바마 후보를 역전했다. 반면 오바마가 지명한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 후보는 관심을 끌지 못했다. 오바마는 9월6일 “이어마크(연방예산 특별지출 시스템)를 지지하다 반대로 둔갑했다”며 페일린을 비난했다. ‘변화와 통합’의 오바마는 ‘네거티브’에 의지해야 할 정도로 위기에 처했다.



그런데 9월15일 이날 유대계 리처드 폴스 회장이 경영하던 세계 4위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가 파산을 신청했다. 미국 정부는 리먼브러더스에 대한 구제금융을 거절했다. 뉴욕 주식은 2001년 이래 하루 최대 낙폭으로 폭락했다. 노후연금제도도 타격을 받았다. 이는 유권자의 표심에 영향을 줬다. 리먼 사태는 “페일린 효과를 끝내고”(워싱턴포스트) 미국 대선을 경제 논쟁으로 환원시켰다. 이는 집권여당 매케인에겐 직격탄이었다. 오바마는 매케인을 다시 추월, 10%P까지 격차를 벌렸고, 이 추세는 대선 투표일까지 이어졌다.

소식통은 “오바마가 매케인에게 역전당한 직후 월가에서 발생한 리먼 사태는 오바마에게 대선 승리를 안겨준 전환점이었다”고 말했다. ‘리먼 사태가 (하필이면) 왜 그 시점에 터졌는가’에 의문을 품는 시각도 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 정부는 리먼브러더스를 낱낱이 들여다보고 있을 때 담보나 재무제표에 우려를 표시하지 않았다”고 했다. 리먼브러더스는 기업어음 시장의 최대 발행기관이므로 충격이 엄청나다는 것도 몰랐을 리 없었다고 한다.

“리먼의 청산 시기에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850~900 정도였다. 시장이 판단하는 리먼의 부도 위험은 크지 않았다. 하지만 예상을 뒤엎고 미국은 리먼을 분해시켰다. 4000을 넘어서는 곳도 멀쩡하게 살아 있는데 굳이 리먼을 선택한 것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광범위한 영향을 줄 수 있는 그만의 특성 때문이 아니었을까. 리먼은 정밀하게 유도된 폭탄이었다.”(10월13일 D증권 P팀장의 ‘증시 제대로 읽기’)

오바마는 초선 의원 임기도 못 채우고 세계 최강국 미국의 대통령에 당선됐다. ‘세 제후(유대계, 민주당, 일부 보수층)의 연합’에 의해 옹립된 ‘분권형 군주’로 비유될 수도 있다. 영지(領地)의 주류인 보수성향 WASP는 그를 지지하지 않았고 관망적 태도다. 경제를 잘 모르는 그의 앞에는 전대미문의 금융위기가 놓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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