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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맨’이재오·정두언·곽승준·박영준·류우익·이방호 심경토로

“배려 부족했고,남의 말 경청 안 했고, 실수 많았다”(박영준)

  • 박민혁 동아일보 정치부 기자 mhpark@donga.com

‘MB맨’이재오·정두언·곽승준·박영준·류우익·이방호 심경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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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예수의 제자, 아리마대 요셉

성경 구절을 보면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혀 죽었지만 아무도 그 시신을 챙기지 않아 시신이 방치돼 있었다고 한다. 조금이라도 예수 편을 든다는 인상을 줄 경우 자신의 목숨도 부지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때 한 사람이 예수에게 사형 선고를 내린 당시 유대 총독 본디오 빌라도에게 나아가 장사를 지내겠다며 “예수의 시체를 달라”고 했다. 그는 예수의 시체를 넘겨받은 뒤 돌 무덤에 장사를 지냈다.

이 사람이 바로 아리마대 요셉이다. 요셉은 예수의 숨겨진 제자였다고 한다. 요셉은 예수의 ‘최측근’이라 할 수 있는 ‘12명의 제자’에도 속하지 못했고, 그가 예수의 제자인지조차 아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고 한다. 요셉은 로마제국 의회 의원이었다. 예수의 제자인 사실을 숨겼을지도 모른다. 그런 험악한 분위기에서 목숨을 내건 일종의 ‘커밍아웃’을 하면서 손수 예수를 장사한 요셉을 기독교인들은 존경하고 있다.

예수의 ‘복심(腹心)’이라 할 수 있는 제자 12명은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혀 죽자 흩어져 자취를 감췄다. 목숨을 내걸고 예수의 시신을 달라고 하는 사람은 없었다. 예수를 따르던 많은 사람은 예수가 ‘잘나갈 때’는 예수의 제자라며 나름대로 권세와 명예를 누렸을 것이다. 하지만 정작 예수가 필요로 할 때는 옆에 없었다. 마지막에 예수 옆에 남은 사람은 숨겨진 제자 아리마대 요셉이었다.

‘MB맨’이재오·정두언·곽승준·박영준·류우익·이방호 심경토로
#2. 요셉을 찾는 이명박 대통령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지 9개월이 다 되어가지만 여전히 여권은 정비가 안 되고 어수선하다. 정부 출범 1년도 안 돼 또다시 청와대 조직개편과 연말 개각설이 제기되고 있을 정도다. 연말 개각설이 퍼지면서 공직사회는 동요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집권 초 공직사회를 장악하지 못해 공직사회에서는 아직도 “정권교체가 진행 중”이라는 말마저 나온다.

여당인 한나라당은 연말 개각설을 띄우면서 많은 의원이 ‘모수자천(毛遂自薦)’을 하고 있다. 여당으로서 제대로 일 할 생각은 뒷전이고 ‘자리’만 탐하는 격이다. 청와대는 대통령만 바라보고 있을 뿐 국정운영에 총대를 메는 사람이 없다. “청와대에는 이명박 대통령밖에 없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여권이 이처럼 우왕좌왕하고 있는 것은 주인 의식을 갖는 ‘중심세력’이 없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당초 이명박 정부를 만들었던 ‘친이(친 이명박) 세력’이 중심 역할을 하리라 예상했지만 권력을 놓고 서로 총질을 해대다가 대부분 ‘변방’으로 밀려났다. 한나라당내 일부 친이계 의원들은 ‘친이계’라는 딱지를 떼려고 한다. 이명박 대통령 대신 ‘떠오르는 차기 주자’에 줄 서기 위해서다. 여당 내에서는 ‘월박(越朴)’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친이에서 친박(친 박근혜)으로 옮겨가는 사람들의 행태를 꼬집는 말이다.

대통령의 오랜 측근은 “미국산 쇠고기 파동 후 이 대통령이 다시 정신을 차려 보니 주변에 손발을 맞춰 일할 사람이 없더라”고 말했다. 이 측근은 “이 대통령이 잘 나갈 때 ‘측근’ 행세를 하며 권력과 명예를 추구하는 사람이 아니라 이 대통령이 정말 어려울 때 사심 없이 나서주는 ‘아리마대 요셉’과 같은 인물이 필요하다”고 했다.

#3. 변방으로 밀려난 개국공신들

이명박 정부를 만든 개국공신은 많다. 하지만 이 대통령과 함께 실질적으로 국정을 꾸려나가는 ‘핵심 측근’은 손에 꼽을 정도다. 이상득 국회의원,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 박형준 대통령홍보기획관, 김백준 대통령총무비서관 등이다.

많은 측근은 친이계 내부 갈등과 불신이 원인이 돼 ‘변방’으로 밀려나 있다. 이재오 전 한나라당 최고위원, 정두언 의원, 류우익 전 대통령실장, 곽승준 전 대통령국정기획수석, 박영준 전 대통령기획조정비서관, 이방호 전 한나라당 사무총장, 정종복 전 한나라당 사무부총장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과거와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권력의 뒤안길을 너무 빨리 맛봐서일까. 이들은 한결같이 친이계의 재단합을 강조하며 이명박 대통령, 이명박 정권, 대한민국의 성공을 기원했다. 자신이 요셉이 될 수 있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서로 날카롭게 공격하던 변방의 개국공신들은 자신의 과거 모습에 대한 반성도 빠뜨리지 않았다. 상대에 대한 배려도 아끼지 않았다. 이들을 인터뷰한 내용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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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혁 동아일보 정치부 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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