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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맨’이재오·정두언·곽승준·박영준·류우익·이방호 심경토로

“배려 부족했고,남의 말 경청 안 했고, 실수 많았다”(박영준)

  • 박민혁 동아일보 정치부 기자 mhpark@donga.com

‘MB맨’이재오·정두언·곽승준·박영준·류우익·이방호 심경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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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오 전 최고위원

“오래만이야. 워싱턴에 한번 와. 여기 단풍이 정말 끝내줘.”

미국 워싱턴DC 인근 버지니아에 거주하면서 존스홉킨스대학에서 한국학을 강의하고 있는 이재오 전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11월11일 기자가 건 전화를 반갑게 받아줬다. “건강은 어떠냐. 요즘 사는 낙(樂)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 전 최고위원은 “잘 지내고 있지. 건강해. 요즘 낙은 단풍으로 물든 워싱턴 시내를 자전거로 오가며 세계적인 학생들에게 한국학을 가르치는 거, 그것만한 게 뭐 있겠나”라고 답했다. 이 최고위원은 집에서 대학까지 자전거로 1시간10분 거리를 매일 왕복하고 있다.

이 최고위원은 “한국에서는 여전히 이 전 최고위원의 귀국 시점 등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 관심이 많다”며 기자가 은근슬쩍 정치 얘기로 주제를 옮기려 하자 “정치 얘기는 하지 말지. 오랜만에 전화해서. 그나저나 한번 놀러와. 여기 정말 좋아”라고 화제를 다시 돌렸다.

한참 세상 돌아가는 얘기를 하다가 이 전 최고위원이 불쑥 “그런데 말이야. 이명박 정부가 정말 성공해야 하는데 걱정이야. 여기서는 이런저런 안 좋은 소식만 들리는 것 같아”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가 한국에 있을 때는 잘 몰랐는데 밖에 나와 있으니까 정말 나라가 잘돼야 한다는 생각을 뼈저리게 하고 있어. 한 줌도 안 되는 권력을 놓고 그렇게 우리끼리 얼굴 붉힌 것이 부끄럽기도 하고…”라고 했다.



“서로 그만 으르렁대고…”

이 전 최고위원은 “앞으로 이명박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뭘 할 생각이냐”는 질문에 “글쎄, 지금은…”이라며 말끝을 흐리다가 “내가 나서지 않더라도 대통령을 만든 사람들이 책임져야 하지 않겠어. 이제는 서로 그만 으르렁대고 단합해서 국민이 원하는 것을 만들어내야 하지 않겠어”라고 말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이명박 정부 출범의 일등공신으로 한때는 정권의 ‘2인자’로 불리기도 했다. 하지만 4월 총선을 앞두고 이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의 불출마를 권고하면서 이 의원과 사이가 벌어졌고, 총선에서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에게 석패해 지난 5월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이 전 최고위원은 송별회에서 “나를 제물로, 희생양으로 해서 성공하는 정부, 성공하는 대통령을 만들어달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 정두언 의원

11월7일 밤 서울 광화문 동아일보 빌딩 13층에서 내근을 하고 있던 기자의 귓가에 많이 익은 목소리와 노래가 들려왔다. “진실한 마음이 지금에 당신을 만들었어, You are so beautiful.”

가수협회 가수로 등록돼 있는 정두언 의원이 2년 전쯤 창작곡으로 발표한 노래였다. 정 의원이 청계천에서 열리는 한 행사에 초청돼 이 노래를 부른 것이다. 공연이 끝난 뒤 시민들의 반응은 예상보다 좋았다. 무대에서 내려온 정 의원에게 잽싸게 전화를 걸었다.

기자가 “정말 가수 같던데요. 반응도 예상외로 좋고”라고 말하자, 정 의원은 “야, 가수보고 가수 같다고 하면 욕 아니냐. 그리고 반응이 좋은 것은 노래를 잘할 거라고 전혀 기대를 안 하다가 그나마 조금 하니까 그런 거지”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재오 전 최고위원에 버금가는 정권의 실세 중 실세였던 정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당선인의 정권 인수위원회를 끝으로 자의반 타의반 권력의 핵심에서 밀려났다. 이후 이상득 의원의 총선 불출마 권고에 참여하고, 박영준 전 대통령기획조정비서관과 갈등을 겪으며 친이계 내에서 ‘눈엣가시’ 같은 존재로 표현되기도 했다.

“의정활동 하고 지내지”

정 의원은 요즘 각종 행사에 초청받아 노래를 부르고, 뮤지컬에 출연하는 등 일종의 ‘외도’를 하고 있다. 11일 전화통화에서 “뭘 하고 지내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정 의원의 답변은 간단했다. “의정활동하고 지내지.”

정 의원은 “그런데 사람들이 간과하는 게 있어. 국회의원이 하는 일이 의정활동인데 의정활동 한다고 하면 별일 안 하는 것으로 받아들인단 말이야. 몰라서 그렇지 의정활동 제대로 하려면 얼마나 바쁜 줄 알아?”라고 반박했다.

“정권을 만든 사람으로서 이 정부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한마디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추궁에 정 의원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 “사실 이런 말 하는 것은 처음인 것 같은데. 정권창출에 참여한 사람으로서 무한책임을 갖고 있지. 정부가 표류하고 있는 것이 남의 일이 아니라 내 일이라고 생각해. 이명박 정부는 반드시 성공해서 재집권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면 마다하지 않을 생각이야. 항상 준비하고 있어.”

정 의원은 한마디를 덧붙였다. “그리고 한 가지 더, 그동안 여러 가지 내부적 잡음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고 계속 자숙할 생각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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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혁 동아일보 정치부 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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