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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목 지점을 찾아라”

  • 권춘오 네오넷코리아 편집장

“병목 지점을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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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는 요나 교수의 말이 믿어지지 않았다. 요나 교수는 그 이유를 두 가지 복잡한 현상으로 설명했다. 사건의 종속성과 통계적 변동이 그것이었다. 사건의 종속성은 ‘후속 사건은 선행 사건과 연관이 있다’는 것이고, 통계적 변동은 예측 가능한 정보와 그렇지 못한 정보의 차이라는 것이다. 요나 교수는 이 두 가지가 결합될 때 중대한 일이 벌어진다고 말했다.

알렉스는 요나 교수의 말이 선뜻 이해되진 않았다. 알렉스가 요나 교수의 말을 이해한 것은 아들 데이빗과 함께 보이스카우트 자원봉사로 산행을 하면서였다. 그 과정은 이러했다.

알렉스는 행군 속도를 시간당 2마일로 잡았다. 이 상태를 유지하면 5시간 안에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문제는 뚱뚱한 대원, 허비라는 녀석이었다. 허비 때문에 허비를 포함한 뒤쪽의 대원들은 선두와 점점 멀어진 것이다. 뒤쪽의 대원들은 허비를 앞지르고 싶어하는 눈치였다. 결국 후미는 거의 달리다시피 하여 선두를 따라잡았다.

선두 론은 알렉스의 지시대로 평균 속도를 유지하고 있었다. 대부분의 대원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왜 전체 인원이 론과 보조를 맞추지 못할까? 순간 알렉스의 머리에 섬광이 번쩍였다. 론의 속도가 전체의 속도를 결정짓고 있었던 것이다. 문제는 변수였다. 론보다 빠르게 갈 수 있는 능력이 있는 대원도 론의 속도에 맞춰야 한다. 즉 평균 속도(선두인 론의 속도)보다 빨리 갈 수 없다는 ‘제약조건’ 아래, 속력이 제한되어 있어 앞사람의 통계적 변동치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다. 문제는 변동의 평균치가 아니라 바로 변동의 축적이었다. 현재 대원들은 누적 시간만큼 목표에서 멀어지고 있는 것이었다.

알렉스는 이번 산행과 공장을 비교했다. 대원들이 하나의 제품(=산행)을 생산한다고 가정했을 때 론은 자기 앞에 놓인 길을 소비함으로써 산행 과정을 처리하고 다음으로 데이빗, 그리고 그 뒤를 따르는 다른 대원들이 과정을 처리한다. 이러한 절차에 따라 허비와 후미 대원들을 거쳐 최종 결과가 맨 후미의 내게 돌아온다. 즉 모두가 ‘종속적 사건’ 집합의 한 구성 요소가 되는 것이다. 이것을 공장 운영지표에 대입시키면, 맨 뒤에 선 알렉스는 최종 작업인 판매에 해당된다. 즉 알렉스가 산행을 마치고 나면 제품 하나가 판매되는 것이다. 여기서 발생되는 현금창출률은 론의 산행 속도가 아니라 알렉스의 속도에 의해 결정된다. 그리고 원자재를 소비하는 론과 제품이 판매되는 시점인 알렉스 사이에 존재하는 길은 재고량을 의미한다.



이렇게 보니 대원 중 누가 얼마나 더 빨리 갈 수 있는지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 선두가 빠르다고 해서 대열의 속도가 빨라지거나 현금창출률이 증가될 순 없다. “요나 교수가 말한 것이 바로 이거야!” 다음날 알렉스는 공장 내 병목/비병목 지점, 즉 허비를 급히 찾아 나섰고, 일감이 밀려 이발소에서 줄을 서듯 공정이 지지부진한 병목지점을 찾아냈다. 다음 문제는 ‘이렇게 한정된 설비를 가지고 어떻게 생산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인가?’였다. 요나 교수는 이 문제에 대해서도 힌트를 줬다.

“알렉스, 모든 부품이 병목자원에서만 생산돼야 하는가? 동일 공정을 처리할 만한 다른 기계가 있으면 활용하고, 없다면 그런 설비를 갖춘 외주업체를 확보하는 것도 병목자원의 부하량을 덜어준다네.”

새로운 시스템은 이후 놀라운 성과를 보였다. 그러나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는 결론을 얻었다. 속도에 박차를 가할 수 있는 무엇인가가 필요했다. 병목자원의 부하량을 줄이는 것!

그 일부는 ‘즈메그마’라는 기계가 해결해줬다. 다른 지역 공장에서 폐기 처분할 기계를 운 좋게 운송비만 들여 공장으로 옮겨올 수 있었다. 기존 기계에 비해 성능은 비교할 바가 안 되지만, 공장의 다른 기계와 결합해 병목자원의 부하량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었다. 그밖에도 부하량을 줄이는 여러 가지 좋은 아이디어가 나타났고 알렉스의 공장은 창사 이래 최고의 매출 기록을 세웠다.

▼ About the author

이스라엘 물리학자인 엘리 엠 골드렛은 1948년에 출생했으며 TOC의 제창자로 널리 알려졌다. 공장을 경영하던 지인으로부터 생산 스케줄링 상담을 받고선 물리학 연구에서 얻은 발상과 지식을 구사해 해결법을 이끌어냈다. 이후 획기적인 생산 스케줄링 방법과 스케줄링 소프트 ‘OPT’를 개발했으며 그 기본 원리를 소설 형식으로 만든 이 책을 1984년 출간했다. 이후 TOC 연구와 교육을 추진하는 ‘아브라함 H 골드렛 연구소’를 설립, TOC를 단순한 생산관리 이론에서 새로운 회계 방법과 일반적인 문제 해결 방법으로 전개시켜 미국 생산관리에 큰 영향을 끼쳤다.

▼ Impact of the book

이 책은 미국의 대기업 및 MBA 스쿨의 필독서로 지정됐다. 6000여 곳에 달하는 기업과 700개 이상의 경영대학이 교재로 채택한 초 베스트셀러다. 책에 나오는 스토리대로 실행하는 것만으로 성과를 거두는 공장이 속출했다.

미국 외 기업의 급속한 경쟁력 향상이 두려워 17년 동안 출간이 금지됐다는 말도 있지만, 사실인지는 모른다. 다만 초판 발행 이후 오랜 시간이 지나 한국어로 번역 출간된 것을 보면 전혀 허무맹랑한 말이 아닐 수도 있다.

▼ Impression of the book

생산관리 혁신과 TOC를 소설 형식으로 풀어내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다만 단순한 생산관리 이론으로 제조업과 공장에는 적용이 가능하지만, 다른 산업군에도 똑같이 이 이론이 적용될 수 있는지는 회의적이다.

저자인 골드렛 박사 역시 이런 한계를 알고 있다. 그래서 이 책 이후 ‘The Goal 2’를 출간했다. ‘The Goal’ 이후 골드렛 박사는 TOC를 단순한 생산관리 이론에서 여러 업계가 안고 있는 다양한 문제의 해결에 응용할 수 있는 ‘사고 프로세스’로 발전시켰다. 새로운 문제에 부닥친 주인공 알렉스는 2권에서 다시 만날 수 있다.

다만 사고 프로세스 또한 그 원형이 ‘생산관리 이론’에서 나왔기 때문에 자재든 인력이든 병목자원을 줄이고 현금창출률을 높이는 데 집중돼 있다. 물리적 자재와 달리 인간의 다양성과 복잡성을 고려해볼 때, 이 책의 획일적인 접근 방식은 다소 무리일 수도 있다. 기계적인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Tips for further study

“병목 지점을 찾아라”
아래 책을 함께 읽기를 권한다.

▲‘It’s Not Luck’(엘리 골드렛 지음, 김일운 외 옮김, 동양문고)

▲‘한계를 넘어서’(엘리 골드랫 지음, 이정숙 옮김, 동양문고·사진)

▲‘신기술 도입의 함정’(엘리 골드렛 지음, 이정숙 외 옮김, 동양문고)


신동아 2008년 12월호

2/2
권춘오 네오넷코리아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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