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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가에 꽂힌 한 권의 책|공간이 만든 공간

변화와 융합이 새로운 생각을 만든다

  •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서가에 꽂힌 한 권의 책|공간이 만든 공간

유현준 지음, 을유문화사, 408쪽, 1만6500원

유현준 지음, 을유문화사, 408쪽, 1만6500원

새로운 생각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건축가 유현준(51)이 펴낸 ‘공간이 만든 공간’의 부제이자 논점이다. 유현준은 도시와 건축을 ‘인문적 시선’으로 들여다본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2015), ‘어디서 살 것인가’(2018)를 통해 대중적 인기를 얻은 저술가다. 홍익대 건축대학 교수이면서 유현준건축사사무소 대표 건축가. tvN ‘알쓸신잡’에 출연해 셜록 홈스 같은 관찰력과 추리력을 선보여 ‘셜록 현준’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하버드대, MIT, 연세대에서 건축을 공부했다. 하버드대를 우등으로 졸업한 후 세계적 건축가 리처드 마이어 사무소에서 실무를 익혔다. 

‘공간이 만든 공간’은 건축이라는 창(窓)으로 들여다본 인류 문명사다. 왜 동양과 서양에서 건축이 다른 형태로 발전했을까. 저자에 따르면 지리·기후의 제약이 지역 특성에 맞는 생활양식과 문화를 만들어냈으며 건축물은 그 같은 제약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물리적 결정체다. 쉽게 말해 환경의 제약이 동서양 건축물 형태를 다르게 한 것이다. 

유현준은 동서양에서 건축양식이 다르게 발전한 이유를 찾고자 9000년 전 농업혁명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지금도 세계 문화 권역은 크게 벼농사 지역과 밀농사 지역으로 나뉜다. 이 둘을 나누는 기준은 연강수량 1000㎜다. 벼와 밀의 농사법은 다르다. 벼농사는 여러 명이 힘을 합쳐 짓고, 밀농사는 개인적으로 짓는다. 이런 차이가 서양에서는 ‘개인’, 동양에서는 ‘관계’를 강조하는 문명을 만들어냈으며 건축물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새로운 생각은 시대에 따라서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지만 크게 두 가지 원리가 있다. 첫째는 제약이고, 둘째는 융합이다. 제약을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생각이 나오고, 서로 다른 생각이 융합됐을 때 새로운 생각이 만들어진다. 그런데 이 둘을 하나로 묶는 공통점이 있다. 모든 창조는 열린 마음을 가진 사람에 의해서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변화와 새로움을 거부했던 문화는 발전을 멈췄다. 그리고 그런 문화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그렇다면 열린 마음을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자신의 불완전을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자신이 완전하다고 느끼는 자는 새로운 것을 만들지 못한다.”(396쪽) 

교통수단과 정보통신 기술 발달은 시공간을 압축시켰다. 아날로그 유기체인 인간은 디지털과의 융합으로 내몰린다. 역사가 서로 다른 문명을 융합해 새로운 문명을 창조해 내는 과정이었다면 인류는 바야흐로 가상공간에서 새로운 문명을 만들어가고 있다. 새로운 생각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변화와 새로움을 거부하는 인간은 도태될 것이다. 열린 마음을 가진 이들이 새로운 생각을 만든다.





신동아 2020년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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