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기억연대가 운영한 경기 안성시 소재 쉼터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의 문이 5월 17일 굳게 닫혀 있다. [홍진환 동아일보 기자]
“건축가가 자기가 살려고 3년 넘게 7억7000만 원 비용을 들여 지은 집이다. 당시 시장 논리로만 평가하면 안 된다. 좋은 집은 그만한 값어치가 있게 마련이다. 루이비통 가방과 동대문 리어카에서 파는 가방이 같을 수는 없다.”
5일 ‘신동아’가 보도한 ‘윤미향 ‘안성 쉼터’ 중개인 “7억5000만 원은 말도 안 돼…적정가는 4억 초반”’ 제하 기사에 달린 누리꾼들의 댓글입니다. 정의기억연대가 경기 안성시 위안부 피해자 힐링센터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안성 쉼터) 매각을 의뢰한 부동산 중개인을 인터뷰한 기사가 신동아 홈페이지와 포털에서 135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누리꾼들의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댓글 개수만 7700개가 넘었습니다. 네이버의 경우 댓글을 단 연령대 비율은 40대가 36%로 가장 높았습니다. 50대(31%), 30대(16%), 60대 이상(13%), 20대(3%)가 그 뒤를 이었습니다.
“매도자 계좌도 수사해야” vs “9억 집 7억7000에 매입”
신동아가 인터뷰한 중개인은 2019년 6월경 한경희 정의연 사무총장에게 안성 쉼터 매각을 의뢰 받은 A씨입니다. A씨는 당시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과도 직접 통화했습니다. A씨는 4일 전화인터뷰에서 “안성 쉼터의 2013년 당시 매입 적정가는 4억 원”이라며 “아무리 금액을 높게 잡아도 4억 원 초반대가 적정가”라고 말했습니다. “집이 좋아 보이니까 무턱대고 비싸게 매입했던 건지, 커미션을 주고받았던 건지 알 수 없지만, 정의연이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에 물건을 산 건 분명하다”고도 했습니다. A씨는 또 “정의연 측에 ‘왜 비싼 가격에 샀느냐’고 물으니 ‘몰랐다’고 두루뭉술하게 말하더라”라고 말했습니다.정의연이 매각을 의뢰한 시점의 상황과 안성 쉼터의 시세를 언급한 A씨 발언이 보도되자 댓글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습니다.
윤 의원과 정의연의 안성 쉼터 매입 거래에 의문을 제기하는 누리꾼이 상대적으로 많았습니다. 다음 아이디 ‘대박산’님의 “당시 매도자 계좌도 수사해봐라”와 같은 댓글이 대표적입니다. 이 댓글은 다른 누리꾼으로부터 ‘추천’ 3887건을 받았고. 그 아래로 덧글 60개가 달렸습니다. 다음 아이디 ‘해탈’님이 “매도자가 9억 원에 팔려다 좋은 일에 쓴다고 7억7000만 원에 넘긴 것”이라고 반박하자, 다음 아이디 ‘아레나’님은 “집 5채를 사고파는 사람이 주변 시세도 모르나? 10~20%도 아니고 세탁한 냄새가 너무 나는데”라고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큰돈 아니지만 기부해온 내 행동에 회의감 든다”
한편 “편향적 언론 보도가 불쾌하다”며 격한 어조로 기사에 불만을 내비친 누리꾼도 적지 않았습니다. “이제 그만해라. 보도한 것 또 보도하고 이제 지겹다. 새로운 의혹도 아니고 대한민국에서 제일 더러운 집단인 조중동이 검증한다고 하니까 코미디다”(다음 아이디 ‘김부리’님)라는 댓글은 ‘추천’을 1만2364회 받았습니다.누리꾼들은 “일반 기업에서 주변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매입하는 부동산 계약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등 정의연의 기부금 집행과 회계 처리에 비판을 쏟아내기도 했습니다.
정의연은 안성 쉼터 부지와 건물을 7억5000만 원에 매입했는데, 이 돈은 현대중공업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사랑의 열매)를 통해 지정 기부한 금액입니다. 정의연은 이 쉼터를 4월 23일 4억2000만 원에 되팔았습니다. “자기 집이었다면 이렇게 매매했겠느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정의연에 기부금을 내는 후원자로 추정되는 네이버 아이디 ‘hwij****’님은 다음과 같은 댓글을 남겼습니다.
“기부금과 후원금도 누군가의 피와 땀이 녹아 있는 돈이다. 윤미향과 정의연의 행태를 보며 그동안 큰돈은 아니지만 기부해 온 내 행동이 잘한 것인지 회의감이 든다.”
※‘댓글사탐’은 ‘댓글의 사실 여부를 탐색하기’의 줄임말로 ‘신동아’ 기사에 달린 댓글을 짚어보는 코너입니다. 큰 호응을 얻은 댓글, 기자 및 취재원에게 질문하는 댓글, 사실 관계가 잘못된 댓글을 살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