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7월호

[Mr. 쓴소리 박용진②] 국가채무 증가율 경고등… 증세 논의해야

  • 정현상 기자 doppelg@donga.com

    입력2020-07-09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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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동산 급등… 박탈감·불평등 야기하는 사회 불안요인

    • 뛰는 부동산 정책 위에 나는 시장 반응

    • 무책임한 현안 폭탄 돌리기

    • 코로나 2차 대유행 막으려면… 기저질환자 독감 백신 지원해야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조영철 기자]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조영철 기자]

    한반도 평화, 검찰개혁, 부동산 안정화. 문재인 정부가 집권 후반기 심혈을 기울이는 3대 영역이다. 이 가운데 서민의 삶에 가장 중요한 이슈는 부동산이다. 6‧17 부동산 대책에도 수도권 부동산 가격 상승이 멈출 줄을 모른다. 여기에 끝나지 않는 코로나19와 늘어나는 국가채무….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이지만 여권에 ‘쓴소리’를 아끼지 않는 박용진 의원이 6월 30일 신동아와 만나 부동산과 국가채무, 코로나19 대책 문제를 꼬집었다.

    지난해 나랏빚은 700조 원 규모. 7월 3일 국회에서 통과된 35조1000억 원 규모의 3차 추경을 감안하면 올해 국가채무는 839조4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기획재정부는 파악하고 있다. 2014년 500조 원을 넘었고, 2022년에는 1000조 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한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38.1% 수준이지만 2023년이면 50%를 넘어설 전망이다. 7일 기획재정부가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세금은 21조원 덜 걷히고 지출은 24조 원 늘어 재정적자가 사상 최대치인 78조 원을 기록했다. 

    -3차 추경, 한국형뉴딜, 긴급재난지원금 등으로 재정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에 대한) 여러 경고를 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나 지금 우리나라 국가부채율은 비중이 높진 않지만, 증가율은 상당히 높다는 경고가 있다. 그것을 새겨들어야 한다.” 

    2019년 GDP 대비 국가부채율은 37.92%이고, 국가부채증가율은 2000년 이후 연 14.4%로 세계 주요 43개국 중 3위다. 



    “또 하나는 국가재정의 안전성을 위해 증세에 대해 검토하고, 사회안전망을 재정비하는 등 종합적 검토를 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지금 우리 사회는 더 폭넓은 사회안전망을 구축하고,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요구하고 있다. 그래서 증세 문제에 대해 국민에게 솔직하게 얘기하고 논의를 시작해야 될 때가 아닌가 한다. (이런 상황에서) 증세는 없다고 해서는 책임있는 국가 운영을 하기가 어렵다고 생각한다.”

    이슈를 정면으로 다루지 않고 미루는 ‘폭탄 돌리기’


    박 의원은 무책임한 국가운영의 사례로 복잡한 이슈를 정면으로 다루지 않고 미루는 ‘폭탄 돌리기’ 행태도 꼬집었다. 

    “동시에 단임제 정부가 갖고 있는 구조적 무책임, 폭탄 돌리기 행태가 있다. 이전 정부부터 계속 쌓여서 내려오는 숙제 중 하나가 국민연금 개혁인데, 그것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 또 모든 국민이 바라는 미세먼지 없는 사회를 위해 석탄화력 발전과 원전 비중을 낮추며 재생에너지에 투자해야 한다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그를 뒷받침할 전기료 인상 문제는 왜 자꾸 뒤로 미루나. 이것은 집권 세력의 책임있는 모습이 아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도 국민에게 일정한 답을 드려야 한다. 정치인이 인기 있는 정치만 할 수 없지 않은가. 욕을 먹더라도, 인기 없는 정책이라 해도 해야 할 것은 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70년을 지나면서 그동안 쌓인 여러 잘못된 관행을 다시 돌아봐야 하고, 이쯤에서 리셋(재조정)해야 할 것들이 사회 곳곳에 많다. 인기를 얻지 못할 (그러나 해야 할) 얘기들이 많다. 정치인들은 대개 10년 뒤에 무조건 잘 살 것이라고 한다. 그보다는 ‘앞으로 10년 간 고난의 행군을 해야 한다,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상황이다’라고 얘기하는 용기가 필요한 때라고 생각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7월 6일 “지금 최고의 민생 과제는 부동산 대책”이라고 강조했을 만큼 부동산 안정화 문제가 현안이다. 문 대통령은 2일에도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투기 목적의 다주택 보유자에 대한 세 부담을 강화하고, 주택 공급을 확대하라고 지시했다. 파격적인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고위공직자 부동산 백지신탁제와 관련한 입법을 국회와 정부에 요청했다. 부동산 정책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려면 고위공직자에 대해 주식 백지신탁제처럼 주거용 1주택을 제외한 부동산 소유를 모두 금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 의원도 고민이 깊다.

    “뛰는 정권 위에 나는 투기세력”


    -부동산 투기를 통해 발생하는 사회적 박탈감, 부의 양극화에 대한 예방과 차단 방법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공급이 부족한 서울 시내 상황을 개선하지 않고 집값을 잡을 수 있을까. 

    “부동산 가격이 급등해 집을 투자 대상으로 여기는 사람들이나, 투기는 하지 않지만 일부 좋은 집을 가지고 있으면서 집값 상승의 혜택을 받은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런데 그로 인해 사회적 박탈감이 생기고, 부의 불평등이 커져 사회 불안요소로 작용한다. 

    결과적으로 보면 문재인 정부 들어서 내놓은 20번의 대책이 좋은 성과를 얻지 못했고, 21번째인 6‧17대책도 내놓았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도 열심히 달리고 있지만, 투기 세력과 시장의 반응은 날아가는 상황이다. 뛰는 정권 위에 나는 투기세력인 상황이다. 답답하다. 

    하지만 그것을 잡기 위해 서울 시내에 중점적으로 물량을 공급할 경우 생겨날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그래서 그것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못하는 것 같다. (서울에는) 다른 방식의 공급 방향, 즉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한 공급을 우선적으로 해나가고 있다. 계속해서 제도를 보완해나가야 하기에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서는) 결론적인 말을 하기가 쉽지 않다.” 

    박 의원은 21대 국회에서 정무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소속됐다. 6월 30일 예결위 질의에서 질병관리본부의 코로나19 대응이 미진하다고 질타했다. 

    “방역당국이 전문가들의 얘기를 잘 들어야 한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와 계절독감의 증상이 비슷해 두 감염병이 동시에 유행하게 되면 의료현장에 의료진과 병상 부족으로 혼란이 발생할 수 있어 그에 대한 (예방적) 대처가 매우 중요하다고 한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도 올해 늦가을 및 겨울 독감과 코로나19의 유행이 겹치면 큰 혼란이 올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그에 대한 보건당국의 대책이 매우 부족하다.” 

    보건당국은 현재 계절독감 백신을 나이(14세 이하, 65세 이상, 임신부)에 따라 지원하고 있고, 독감 백신 접종 대상자를 14세에서 18세로 확대하기 위해 265억 원의 추경을 확보했다. 하지만 박 의원은 2차 대유행을 막기 위해선 만성질환자, 기저질환자에 대한 독감 예방 백신 접종 실시 계획을 먼저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저질환자가 코로나19에 걸리면 치명적인 상황이 되기 때문이다. 

    감염병관리센터가 만성질환자의 독감 접종률에 대해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박용진 의원실에서 최근 10년간 만성질환 인플루엔자 예방접종률 자료를 요구했으나 감염병관리센터는 “현재 예방접종등록시스템은 연령기반으로 구축돼 있어 만성질환자의 인플루엔자 예방접종률 산출이 불가하다”고 답변했다. 박능후 장관은 6월 30일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기저질환자에게 우선적으로 인플루엔자 접종을 하는 것이 맞다는 지적은 상당히 타당성이 높다”며 검토해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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