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인근에서 마스크를 내린 시민들이 벤치에 앉아 있다. [뉴스1]
22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한 지하철 역 앞에서 만난 시민은 마스크를 턱까지 내린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마스크 쓰기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이가 적잖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지속적으로 확산하는 만큼, 한여름에도 마스크 쓰기를 소홀히 하면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인증한 의약외품 마스크는 세 종류 밖에 없다. 각각 보건용, 수술용, 비말차단용 마스크다. 이 가운데 코로나19 예방용으로 널리 알려진 건 ‘보건용 마스크’다. 식약처에 따르면 코로나19 환자를 돌보는 등 감염 위험이 높은 환경에 있는 사람은 KF94 마스크를 쓰는 게 바람직하다. 의료기관을 방문할 때나 기침, 콧물 등 호흡기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KF80 이상 마스크를 착용하는 게 좋다.
비말차단용 마스크 대란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인근에서 마스크를 내린 한 시민이 부채질을 하며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뉴스1]
이 마스크 이름에서 KF(Korea Filter) 뒤에 있는 AD(Anti Droplet)는 ‘미세한 침방울 차단’을 의미한다. 코로나19를 전파하는 비말 차단에 특화됐다는 뜻이다. 비말차단용 마스크는 재질이 얇고 가벼워 숨쉬기 편하다. 반면 황사, 미세먼지 차단 기능은 보건용 마스크에 비해 다소 떨어진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비말차단용 마스크 바깥쪽은 방수와 미생물 차단 기능을 갖춘 폴리프로필렌 필터로 만들어졌고, 안쪽에는 방수 부직포가 있다. 통기성과 방수기능성을 극대화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시중에서는 비말차단용 마스크 품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하루 최대 40만 장이 공급되고 있지만 수요에 턱없이 못 미친다. 식약처는 “제조업체 수를 늘려 6월 말까지 하루 100만 장 이상 생산되도록 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재 공적마스크 공급량이 하루 700만~800만 장인 것을 감안하면 여전히 부족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