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1]
준법감시위는 삼성그룹 내 각 계열사의 경영 과정에서 발생할 우려가 있는 비위와 불법행위를 미리 차단하기 위해 설립된 독립기구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횡령·뇌물 혐의 사건을 맡고 있는 파기환송심 재판부가 삼성 측에 요구해 만들어졌다. ‘삼성의 입’으로 불린 이인용 사장이 삼성 내부 인사로는 유일하게 위원으로 참여해 왔다.
삼성에서 성 사장은 독특한 위상을 가진 인물이다. 노조에 친화적이고 대외 소통에 능한 경영자로 분류돼서다. 성 사장은 애초 ‘인사통’으로 꼽혔다. 그는 1982년 삼성전자 인사관리과에 입사해 1988년 삼성전자 인사팀 과장으로 경력을 쌓았다. 임원 승진 후에는 삼성전자 구조조정본부 인력팀장, 인사팀장, 삼성인력개발원 부사장을 지냈다. 2008년에는 중앙노동위원회 사용자위원을 역임했다.
그런 그가 2011년 삼성정밀화학 대표이사로 내정되자 미묘한 파장이 일었다. 삼성정밀화학은 삼성 내에서 유일하게 노조가 있는 계열사였다. 노조 지도부 사이에서는 그룹이 노조를 와해하려고 인사 전문가인 성 사장을 보냈다고 의심했다.
4년 8개월 뒤 반전이 일어났다. 삼성정밀화학이 롯데그룹에 인수된 후 처음 열린 주주총회장에서 노조가 성 사장의 송별회를 연 것. 노조원들은 성 사장에게 “창조적 파트너십 실천에 감사드린다. 고맙다”고 외쳤다. 이어 성 사장을 헹가래친 뒤 어깨동무하며 노래까지 불렀다. 분란이 있기 마련인 기업 인수·합병(M&A) 과정에서는 보기 드문 장면이었다. 성 사장이 직접 노사 공동 비상대책위원회장을 맡아 빅딜 과정을 매끄럽게 이끈 덕분이었다.
향후 성 사장은 준법감시위에서 삼성과 시민사회 간 가교 역할에 주력할 전망이다. 준법감시위 측은 “성 사장이 삼성과 시민사회의 소통에도 많은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