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7월호

“노력한 자가 바보 되는 세상” 인국공 논란에 댓글 5100개 ‘티격태격’

[댓글사탐] “기회 균등에 어긋난다” vs “남 잘되니 배 아파해”

  • 김우정 기자 friend@donga.com

    입력2020-06-30 11:2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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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사탐’은 ‘댓글의 사실 여부를 탐색하기’의 줄임말로 ‘신동아’ 기사에 달린 댓글을 짚어보는 코너입니다. 큰 호응을 얻은 댓글, 기자 및 취재원에게 질문하는 댓글, 사실 관계가 잘못된 댓글을 살핍니다.

    “정상적인 경쟁도 없이 단순히 오래 일했다고 그냥 정규직화하는 것은 입사 절차 및 기회의 균등에 너무나 어긋난다.” 

    “이건 말이 안 되는 거야. 고시원에서 열심히 공부하는 이들은 어찌하라고 시험도 안 보고 그냥 정규직화하는 거냐? 이번 정부 지지했지만 이건 아니다.” 

    26일 ‘신동아’가 보도한 ‘인천공항 2030 직원 “토익 만점에 컴활 1급…쪽잠 자며 입사 공부”’ 제하 기사에 달린 댓글들입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21일 협력업체 소속 비정규직 보안검색 요원 1902명을 청원경찰로 직접 고용한다고 발표했습니다. 특수경비업체를 설립해 간접 고용하기로 한 노사 합의에 반하는 것입니다. ‘기존 정규직에 대한 역차별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습니다. 신동아는 26일 공사에 재직 중인 2030세대 직원들을 인터뷰했습니다.



    “정규직화가 아니라 불공정한 채용에 반대”

    이 기사는 많은 독자의 관심을 받았습니다. 신동아 홈페이지와 인터넷 포털에서 93만 조회수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다음’에서 652명이 기사에 공감했고 댓글 5157개가 달렸습니다. 26일 오후 5시 기준 ‘가장 많이 본 기사’ 2위와 ‘댓글 많은 기사’ 1위였습니다. 특히 30대 남성이 기사를 많이 읽었습니다. ‘네이버’에서도 105명이 기사를 ‘추천’했으며 댓글 77개가 달렸습니다. 

    인터뷰에 응한 입사 6개월 차 직원 A(26)씨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에 반대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불공정·불투명한 채용 방안을 문제 삼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30대 직원 B씨도 “모든 직원이 동의할 수 있는 공정하고 투명한 채용 과정이 보장돼야 한다. 나도 한때 취준생이었기에 맥이 빠지고 허탈하다”고 토로했습니다. 이들은 토익(TOEIC) 만점(990점), 10수 끝에 ‘컴퓨터활용능력’ 1급 자격증을 받는 등 노력 끝에 입사했습니다. 공사로 이직하기 위해 잠을 줄여가며 공부하기도 했습니다.

    “정규직화 후 또 시위할 것” vs “같은 대우 받으면 왜 안 돼?”

    공사 측의 직고용 방침을 비판하는 댓글이 상대적으로 더 많았습니다. 다음 아이디 ‘박’님이 쓴 “시간 지나면 임금 맞춰 달라, 직렬 변경해 달라 시위할 게 뻔하다”는 댓글은 ‘추천’ 6593건을 받았습니다. 이 댓글에 다시 207개 덧글이 달렸습니다. ‘보안검색 요원들이 정규직화 후 사무직과 같은 처우를 요구하고 나설 것’이라는 비판과 ‘보안검색 요원은 사무직과 동일 대우를 받으면 안 되느냐’는 의견이 맞서기도 했습니다. 

    “보안요원으로 취업 준비하던 것도 아니면서 남이 잘 되니까 배 아파 한다. 보안요원은 공항 이용자들의 안전과 직결되므로 정규직화가 맞다”(다음 아이디 ‘냥집사’)며 보안검색 요원의 처지를 헤아리는 댓글도 적잖았습니다. 네이버 아이디 ‘kne2****’님은 다음과 같은 댓글로 청년들의 허탈감에 공감했습니다.
     
    “진짜 돈과 시간 들여 공부한 청춘들 너무 안타까워요. 젊고 하고 싶은 것도 많을 때, 클럽과 바닷가에서 놀지 않고 독서실에서 ‘내 미래가 더 나아질 수 있겠지’라며 인내한 것인데, 그 시간과 돈을 어떻게 보상받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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