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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도공’ 반대했던 성남시의원들의 수상한 변신

‘대장동 게이트’의 核 ‘성남도공’ 탄생 막전막후

  • 박세준 기자 sejoonkr@donga.com, 최진렬 기자 display@donga.com, 오홍석 기자 lumiere@donga.com

‘성남도공’ 반대했던 성남시의원들의 수상한 변신

  • ● 2013년 2월 성남도공 조례안 통과되던 시의회에서는…
    ● 용역 보고서 “성남도공 있어야 민관합동 재개발 가능”
    ● 김용 시의원(현 이재명 캠프 부본부장)이 무기명 투표 요구
    ● 최윤길(현 화천대유 부회장) “의사정리권으로 무기명 투표”
    ● 새누리당 시의원 2명 ‘반대’에서 ‘찬성’ 급선회 후 민주당 行
    ● “당시 개발업자들이 시의회 로비를 한다는 소문 파다”
    ● “시의회 의장 30억, 의원 20억” 수사하는 檢
이재명 경기지사(당시 성남시장·왼쪽)가 2014년 6월 27일 성남시의회에서 최윤길 당시 의장(오른쪽)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분당뉴스]

이재명 경기지사(당시 성남시장·왼쪽)가 2014년 6월 27일 성남시의회에서 최윤길 당시 의장(오른쪽)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분당뉴스]

“대장동 개발을 위해 성남도시개발공사(이하 성남도공) 설립은 필수적 이었다.”

9월 22일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재명 캠프가 발표한 ‘대장동 개발사업 Q&A’ 자료 내용이다.

대장동 개발 사업은 특혜 논란이 불거지며 ‘대장동 게이트’로 비화하고 있다. 개발사업 이익의 대부분을 민간업체 ‘화천대유’가 가져갔기 때문. 민관합동 방식 개발이이어서 성남시가 땅을 싸게 확보할 수 있었고, 공공기관이 참여한 사업이기에 참여한 민간기업은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지 않았다. 즉 성남시가 적은 돈으로 땅을 사들이고 그 개발이익은 민간기업이 상한 없이 취득할 수 있는 구조였던 것.

일각에서는 대장동 게이트의 시발점을 성남도공 설립으로 보고 있다. 성남도공이 설립되며 민관합동 방식의 재개발이 시작된 탓이다. 성남시설관리공단 기획본부장이던 유동규(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배임 등 혐의로 구속)가 성남도공의 실세가 된 것도 바로 이때다. 성남도공 설립 조례안에 따르면, 성남도공이 성남시설관리공단의 인력을 흡수한다는 내용이 있다. 사실상 성남시설관리공단을 성남도공으로 바꾼 셈이다. 유씨도 이 조례를 통해 성남도공의 기획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2013년 3월 설립된 성남도공은 이 후보 캠프의 주장대로 대장동 개발에 핵심적 역할을 했다. 최춘식 국민의힘 의원이 입수한 ‘대장동 개발사업 타당성 검토 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용역을 수행한 ‘(재)한국경제조사연구원’은 “도시개발사업의 경우 토지수용에 따른 기간이 많이 소요되지만 성남도시개발공사를 설립하면 이를 단축할 수 있다”는 내용을 제시했다. 이 후보의 공약이었던 만큼 최대한 빨리 재개발 사업을 끝내려면 성남도공이 필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보고서에는 “(재개발 대상) 토지의 50% 이상을 성남시가 직접 출자해 참여할 경우 토지를 강제수용할 수 있다”며 “성남도공이 PFV(성남의뜰) 전체 지분의 절반 이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이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시정비법) 26조에도 명시된 내용이다. 민간 주도의 재개발이 아닌 공공 주도의 재개발을 하려면 토지개발 관련 공사가 재개발 토지의 50%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의외의’ 이탈표, 성남도공 설립 조례 통과

대장동 개발사업의 필요조건으로 보였던 성남도공은 시의원들의 반대로 설립 때부터 난항을 겪었다. 당시 시의회 전체 의원 34명 중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의원이 19명,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5명으로 새누리당이 의회 다수당이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성남도공 설립 반대를 당론으로 내세우고 있었다.

시의회 관계자는 “당시 새누리당 의원들은 민간이 주도하는 방식으로 대장동을 재개발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성남도공이 설립되면) 시장과 그 측근들이 재개발 사업을 좌지우지할 것이라는 우려도 많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2013년 2월 성남도공 설립 조례안은 찬성 17표(기권 1표)가 나오면서 의회를 통과하는 ‘의외의’ 일이 발생했다. 새누리당 의원 대다수가 퇴장한 상황에서 2명의 새누리당 의원과 무소속 최윤길 당시 의장이 표결에 참여한 결과였다.

2013년 2월 성남시 193차 본회의 제2차 회의록을 보면, 새누리당 의원들은 이 조례안을 표결에 부치는 것을 반대한다. 표결을 보류하고 더 논의하자는 주장이었다. 이때 민주당 소속 김용 시의원(현 이재명 캠프 총괄 부본부장)이 “조례 통과를 무기명 투표에 부치자”고 주장했다. 이렇게 되면 새누리당 시의원들에게는 당론을 거부할 기회가 마련되는 셈이다. 그러나 조례 통과 등 의회 표결은 기명 투표가 원칙이고 시의회 의장도 새누리당 소속 최윤길 의원이었다. 새누리당이 다수당인 상황에서 당시 김 의원의 무기명 투표 주장은 상식적으로 불가능한 주장이었다. 그러나 다시 ‘의외의’ 일이 발생한다. 다음은 당시 회의록 내용이다.

성남시도시개발공사 설립 조례안이 통과된 2013년 2월 제193차 성남시의회 본회의 회의록. [성남시의회]

성남시도시개발공사 설립 조례안이 통과된 2013년 2월 제193차 성남시의회 본회의 회의록. [성남시의회]

2013년 2월 성남도공 조례안이 통과되던 그날

- 최윤길 의장 | “(성남도공 설립 조례안의) 투표 방법에 대해서는 의장이 의사정리권으로 결정하겠습니다. 투표는 의장 직권으로 무기명 투표로 표결하겠습니다.”

- 이덕수 새누리당 의원 | “도시개발공사는 성남시의 미래와 관련된 중요 사항입니다. (기명 투표로) 소신 있게 이름을 남겨야 합니다.”

- 김용 민주통합당 의원 | “개인의 소신을 당론으로 구속해서는 안 됩니다.”

- 박종철 민주통합당 의원 | (의석에서) “당연하지.”

(웃음소리)

- 최윤길 의장 | “박종철 의원님 발언권을 득해서 발언해 주시기 바랍니다.”

- 이영희 새누리당 의원 | (의석에서) “성남시 미래를 결정하는 문제인데 소신껏 기명으로 해야죠. 그게 원칙이죠.”

- 김유석 민주통합당 의원 | (의석에서) “(안건 보류가) 소신이냐고, 솔직하게 이야기하자고.”

(장내 소란)

- 최윤길 의장 | “본 의장이 보류안에 대해서 투표 방법에 대해서 무기명으로 의사정리권으로 정리를 했습니다. 투표 방법을 무기명으로 할 것인가에 대해서 찬성하면 찬성을 누르시면 되고요, 반대를 하게 되면 반대를 누르시면 됩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이탈표 발생을 우려해 무기명 투표에 반대했지만, 34명의 의원 중 19명이 무기명 투표에 찬성하면서 무기명 투표안이 가결된다. 이에 새누리당 의원들 중 다수가 반발해 성남도공 설립 조례안 표결에 참석하지 않고 빠져나왔지만, 의원 중 2명은 자리에 남아 투표에 참여해 조례안을 통과시켰다(찬성 17명, 기권 1명). 이후 두 의원은 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겼다. 이에 따라 2013년 시설관리공단이 성남도공이 되면서 유씨는 성남도공의 기획본부장이 돼 대장동 개발을 주도하게 된다.

최윤길 “이재명 시장의 공정치 못한 인사전횡…”

무기명 투표를 강행하려 했던 최 의장은 당초 새누리당 소속 의원이었다. 2011년까지만 해도 그는 여타 새누리당 의원과 마찬가지로 대장동 개발 ‘반대파’였다. 게다가 그는 ‘유동규 당시 성남시설관리공단(이하 시설관리공단) 기획본부장의 저격수’로 불릴 정도였다. 2011년 1월 제176회 성남시의회 본회의 1차 회의록에 따르면, 당시 의회에서는 “시설관리공단의 한 본부장(유동규를 지칭)은 수많은 직원을 파면 내지는 직위 해제시켜 조직 내부의 불만을 조장했으며 (시설관리공단의) 정관을 개정하는 등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러 말썽을 빚기도 했습니다”라고 비판했다.

이듬해 2월 제183회 본회의에서는 “이재명 시장의 공정치 못한 인사 전횡은 공조직과 산하기관은 물론 사회단체에서도 벌어지고 있습니다”라며 “이재명 시장 측근들, 선거캠프에서 도운 사람, 인수위원회에서 활동한 사람, 당선 전부터 현재까지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20여 명의 인물이 시설관리공단과 성남산업진흥재단 등 요소요소에 포진되어 있습니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랬던 그가 갑자기 태도를 바꾸기 시작한 건 2012년 7월 시의회 의장 선거를 앞둔 시점이었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당시 최 의원은 당내 의장 후보 경선에 탈락했으나 이에 불복하고 선거에 도전했다. 새누리당이 내세운 의장 후보는 박권종 당시 의원이었다. 새누리당이 다수당이었으니 박 의원이 의장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이변이 일어났다. 최 의원이 19표를 얻어 의장에 당선된 것. 박 의원은 14표를 얻었다(기권 1표). 따라서 최 의원이 민주당 의원들과 교감이 있었을 것이라는 말이 나왔다.

당시 새누리당 의원협의회는 “당내 의장 후보 경선에서 낙마한 최윤길 의원이 민주통합당과 야합해 의장에 선출됐다”며 그의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반면 최 의원은 의장 당선 사례로 “선거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며 앞으로 특정 정당의 의장이기보다는 100만 성남시민의 의장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후 그는 2012년 8월에 새누리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의장직을 맡다가 2013년 4월 민주당에 입당했다.

그는 2014년 7월 시의원직에서 물러나고 난 뒤에도 대장동 개발에 관여해 왔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화천대유자산관리의 부회장직을 맡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가 10월 3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은 뒤 호송차를 타고 서울구치소로 이동하고 있다. [동아DB]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가 10월 3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은 뒤 호송차를 타고 서울구치소로 이동하고 있다. [동아DB]

로비說이 퍼지는 이유

표결에 참석한 새누리당 소속 의원 2명 중 A 의원도 민관합동 방식의 재개발에 극렬히 반대해 왔다. 2011년 12월 제181회 성남시의회 본회의장에서는 새누리당 의원들이 대장동을 민관합동 방식으로 개발하는 것에 대해 비판했다. 이날 회의에서 성남시 측은 민관합동 방식으로 대장동을 재개발하면 성남시가 약 3600억 원의 이익을 남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새누리당 의원들이 반대 의견을 냈고, A 의원도 그중 하나였다. 당시 그는 “그분(대장동 주민)들이 원하지도 않는데 (성남시가) 강제로 사유지를 수용해서 25%에서 30% 이익을 남긴다면 이것은 투기꾼이나 하는 짓”이라며 “이런 사업은 투기이고, 정상적 사업이라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랬던 그도 민관합동 개발의 필수조건인 성남도공 설립에는 찬성표를 던졌다. 당시 성남시의회 새누리당 대표의원이던 이영희 전 의원은 “(A 의원은) 어떤 계기인지는 모르겠으나 갑자기 성남도공 설립에 찬성표를 던졌다”며 “(성남도공 설립에 기권표를 던진) 다른 의원은 당시 의정 활동 경력이 짧은 편이었고, 원래 (대장동 개발 사업을) 긍정적 시각으로 보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최 전 의장과 A 의원이 로비를 받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성남시 지역 관계자는 “당시 유동규 등 성남시 재개발 사업 관계자와 민간 개발업자들이 시의회 관계자들에게 로비를 한다는 소문이 지역 내에서는 파다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A 의원은 ‘신동아’와의 전화 통화에서 “사실무근”이라며 “정치인이 소신에 따라 결정한 것뿐인데 이를 청탁을 받았다고 호도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도시개발공사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 소신대로 행동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최 전 의장에게도 해명을 들으려 수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이 확보한 정영학 회계사(천화동인 5호 소유주) 녹취록에는 ‘화천대유’ 실소유자로 알려진 김만배 씨가 “성남시의장에게 30억 원, 성남시의원에게 20억 원을 제공해야 한다”고 이야기하자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전달하라”고 지시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녹취록에 언급된 사람들이 누구인지와 실제로 돈이 오갔는지를 두고 수사하고 있다.

#대장동 #유동규 #이재명 #성남시의회 #신동아



신동아 2021년 11월호

박세준 기자 sejoonkr@donga.com, 최진렬 기자 display@donga.com, 오홍석 기자 lumie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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