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이 아웃사이더? ‘사시 9수’가 아웃사이더!
민주당에 실망한 진보, 국민의힘에 실망한 보수의 선택은?
승자는 환호하고 패자는 ‘5년만 버티자’ 무한 대결 반복
학습 능력이 대권 자격? 준비 안 된 후보 난립
정권 잡으면 책임 전가, 핑계정치·알리바이정치
재수해서 대통령 되는 관행 없애야 새 인물 나와
인간적 매력 넘치는 이재명, 소통의 달인 윤석열
종로 출마? “대선 지고 종로만 이기면 ‘천하 역적’”
20대 국회의원 시절 더불어민주당 안에서 당론과 반대되는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던 금태섭 전 의원. 최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권경애 변호사와 함께 ‘선거 이후를 생각하는 모임’을 만들어 정치활동을 재개했다. [조영철 기자]
금 전 의원은 21대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 경선에서 탈락했고, 탈당 후 올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도전했지만 ‘제3지대 후보 단일화 경선’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게 패했다. 한동안 빨간 점퍼를 입고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를 지원하기도 했으나 이후 정치활동을 중단했다.
지난해 ‘조국백서’(원제 검찰개혁과 촛불시민)에 맞서는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를 펴내 돌풍을 일으킨 일명 ‘조국흑서’ 팀도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있다. 권경애 변호사는 ‘조국의 시간’을 파시즘적 징표로 해석한 ‘무법의 시간’을 썼다. 시사평론가로 활약하고 있는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최근 ‘이것이 우리가 원했던 나라인가’를 출간했다. ‘조국 사태’ 이후 참여연대를 박차고 나온 김경율 회계사는 시민단체 ‘경제민주주의21’ 공동대표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파헤치는 데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기생충학자 서민 단국대 교수는 특유의 재치 있는 화법으로 ‘빨대포스트’라는 시사 유튜브 채널을 운영한다.
이번 대선의 키워드는 ‘변화’, 합리적 대안 찾아서
20대 대통령선거(2022년 3월 9일)를 6개월여 앞둔 9월 초, 권경애·금태섭·진중권 세 사람이 헤쳐 모여 ‘선거 이후를 생각하는 모임’(선후포럼·SF포럼)을 출범했다. 이들은 포럼 창설 취지문에서 “이번 대선 키워드는 ‘변화’가 돼야 한다”며 포럼 목표는 “각 캠프가 진짜 중요한 문제를 정면으로 마주 보고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하도록 견인하는 것”이라고 밝혔다.“사회가 바뀌고 경제 시스템이 바뀌고 문화도 바뀌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위해서는 정치 변화가 선행해야 합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선거는 변화의 촉진자입니다. 대선이 중반전으로 접어드는 이 시점까지 시민들이 변화 조짐을 느끼지 못하고, ‘어느 쪽이 되든 예전과 별로 다르지 않고 잘 안 풀릴 것이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면 그것은 심각한 위험신호입니다.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적극적으로 질문을 던지고 의견을 개진한다면 각 진영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회피하거나 덮고 가려는 부분을 드러내고 대책을 물으면 후보들도 해답을 내려고 노력할 것입니다. 언론은 대체로 선거 승패에 관심을 집중하는 경향이 있지만, 누가 이기든 예전과 똑같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우리 사회를 진전시키고 시민의 삶을 나아지게 만드는 변화야말로 유권자인 우리가 진짜 관심을 가져야 할 대상입니다.”(취지문에서)
선후포럼은 9월 11일 유튜브 채널을 통해 세 사람의 대담 영상 ‘어쩌다 우리는 여기까지 오게 된 걸까’를 내보냈다. 같은 달 13일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의 대담을 생중계했다. 이 자리에서 김종인 전 위원장은 “후보 자신들도 대통령이 되고 싶다는 생각만 갖고 있는 것이지 자신 있는 후보가 보이지 않는다. 어느 후보도 자신 있게 현재 대한민국이 직면한 상황이 뭐라는 것을 인식하고 그 인식을 바탕으로 문제를 자신 있게 추려야겠다는 비전을 제시하는 분이 없다. 대통령으로 당선되면 적당히 나라가 굴러갈 수 있다고 착각하는 것 아닌가”라고 거침없이 비판했다.
야권 선두주자인 윤석열 국민의힘 예비후보에 대해서는 “현 정부와 극한 대립해 후보가 됐으니 정부에 대한 이야기를 가져가 아무리 해봐야 일반 국민에게 먹히지 않는다. 일반 국민에게 정권교체는 크게 의미 없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돼도 정권교체 됐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고 했다. 여야를 막론하고 대선주자들에게 “현 정부 뭐라고 하지 말고 미래 지향적 이야기를 하는 게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이는 선후포럼이 나아갈 방향과도 일치한다.
김 전 위원장의 발언이 여러 언론에 소개된 후 선후포럼 활동이 주목받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 심교언 건국대 교수가 출연한 ‘땅의 신에게 화천대유를 묻다’, 대장동 의혹을 최초 보도한 박종명 경기경제신문 대표기자가 들려주는 ‘아직 빙산의 일각일 뿐’, 젊은 유권자와 함께한 ‘진·금·권, MZ세대에게 묻다’ 등 화제성 면에서 선후포럼 대담 영상은 연타석 안타를 쳤다. 4·7재보궐선거 이후 대외 활동을 자제해 온 금 전 의원도 선후포럼 출범과 함께 정치를 재개했다.
‘양쪽 다 싫다’ ‘어차피 망했다’ 냉소주의에 빠진 정치
- 대선을 앞두고 진중권, 권경애, 금태섭 세 사람이 뭉친 것은 예사롭지 않다.“4·7재·보궐선거가 끝나고 여러 경로로 각 대선주자와 캠프에 계신 분들을 만났다. 정치평론을 하거나 정치에 관심 있는 젊은 분들과 대화할 기회도 많이 가졌다. 특히 젊은 분들에게 이번 대선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으면 이구동성 ‘양쪽 다 싫다’고 한다. 취지문에도 썼지만 한 젊은 정치평론가가 ‘여권에서는 OOO 후보, 야권에서는 XXX 후보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본선에서는 막상막하의 승부가 될 것이다. 만약 OOO가 승리해서 민주당이 재집권하면 민주당은 지금까지와 같이 편가르기 정치를 계속하다 ‘폭망’할 거고, XXX가 당선되면 변화하지 못하고 과거에 안주하는 보수 세력은 모처럼 찾아온 기회를 다시 한번 말아먹고 역시 망할 것이다’라고 했다.
누가 이기든 미래가 어둡다는 것인데, 다른 젊은 평론가가 이를 ‘에일리언 대 프레데터’(1980~90년대 인기를 끈 괴수들 대결, 2004년 영화화)의 싸움이라고 표현하더라. 평론가는 그렇게 말해도 된다. 하지만 정치하는 사람이 ‘양쪽 다 망한다’고 하면 무책임하다. 어떻게든 우리 사회가 조금이라도 나아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지 않겠나. 그런 고민을 하던 차에 권경애 변호사가 찾아와 같은 고민을 털어놓았다. 그래서 진중권 전 교수에게 연락해 ‘우리가 뭉쳐 선후포럼을 만들자’고 했다.”
- 세 사람의 공통점으로 ‘반(反)민주, 비(非)국민의힘’을 꼽았다.
“진중권 전 교수는 정의당, 나는 민주당에 있었다. 크게 봐서 진보 진영에 있다가 지금은 실망한 상태라고 보면 된다. 문재인 정부에 실망했지만 그렇다고 국민의힘이나 국민의힘 후보를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 세 사람의 공통점은 어느 정당 어느 진영을 지지하느냐가 아니라 객관성을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데 있다. 보수든 진보든 같은 잣대로 평가한다. 내가 민주당을 탈당했다고 해서 무조건 야권을 칭송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진 전 교수도 마찬가지다. 그런 점에서 우리가 유권자에게 신뢰할 만한 정보를 줄 수 있다고 본다.”
- 정치 냉소주의를 심각한 위험신호로 봤는데.
“2012년 대선과 2017년 대선에서는 박근혜 지지자든 문재인 지지자든 변화에 대한 열기가 있었다. 지금은 별로 없다. 나를 대표하고, 나를 대변하는 정당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위험 수준으로 늘고 있다. 노무현 정부 막판에 지지율이 낮아서 보수 세력에 정권을 내줬다. 이후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몰락했고, 문재인 정부가 또 이 모양이니 냉소적이 될 수밖에 없다. 정치가 이렇게 된 데는 유권자 책임도 있다. 정치인에게 ‘지금 당신이 잘할 것 같아서 다짐을 받고 지지하지만 언제든 지지를 거둬들일 수 있다. 잘못하면 바꾸겠다’고 해야 한다. 유권자의 책임을 각성시키는 것도 우리 포럼의 임무다.”
[조영철 기자]
묻고 비판하고 설득하고 요구하겠다
- 정권교체를 해도 망하고 정권 재창출을 해도 망하는 선거를 어떻게 살릴 생각인가.“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이후 양극화, 기후변화, 미·중 갈등 격화 등 지금까지 우리가 겪어보지 못한 과제가 산적해 있다. 각 캠프에는 이에 대응할 콘텐츠가 없다. 우리는 대선주자들에게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고 답을 듣고 비판하면서 과연 어느 후보가 이 시대의 과제를 가장 잘 해결할 수 있을지 평가할 것이다. 필요에 따라서는 지지 선언을 할 수 있다. 다만 지지에는 책임이 따른다. 충분히 납득할 이유가 있어야 한다. ‘저쪽보다 이쪽이 낫다’ 정도로는 안 된다. 진 전 교수는 우리의 합리적 요구를 받아들이는 쪽을 지지하겠다고 했다. 우리가 책임지고 지지할 수 있는 후보가 나오길 바란다.”
- 마운드에 오를 사람이 해설하고 있는 것 아닌가.
“지금 하는 일이 해설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정치에는 출마 선언하고 직접 후보로 뛰는 방법이 있고, 새로 당을 만드는 방법이 있다. 정당을 다시 만들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지만 한 번에 다 되지 않는다. 이번에는 민주당에 실망한 합리적 진보, 국민의힘에 실망한 합리적 보수를 모으고 각 캠프와 지지층을 설득하고 요구하는 정치를 할 생각이다. 정치인 또는 정당은 ‘미래의 약속’으로 평가받고 싶어 하지만 ‘과거의 한 일’로 평가받는 것이다. 민주당이 4년 넘게 해온 것을 보면 이미 평가가 끝났다고 봐야 한다. 보수는 탄핵이라는 엄청난 일을 당하고도 사람이나 메시지나 변한 게 없다. 그런 현상을 놓고 ‘양쪽 다 안 된다’고 하면 평론이다. 거기 뛰어들어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면 의미 있는 정치가 된다.”
현실 정치에 절망하는 중도층 지렛대 삼을 것
- 정치컨설턴트 박성민 씨가 한국에는 세 부류의 사람이 있다고 했다. ①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여전히 40%나 된다는 사실을 믿지 못하는 사람 ②국민의힘을 지지하는 사람이 아직도 저렇게 많다는 사실에 분노하는 사람 ③저 두 세력이 저렇게 많다는 사실에 절망하는 사람. 이번 대선은 ③의 지지를 받는 쪽이 이긴다고 했다. 동의하나.“민주당에 있다 탈당한 내게 이번 대선에서 누구를 찍을 거냐고 묻는 사람이 많다. 민주당 지지자들은 ‘아무리 그래도 탄핵당한 국민의힘을 지지할 수 있느냐’고 하고, 국민의힘 지지자들은 ‘지금 문재인 정부가 하는 것을 봐라, 어떻게 다시 정권을 내줄 수 있느냐’고 한다. 중도층이 정권교체로 가느냐, 정권 재창출로 가느냐가 선거 승패를 결정한다고 하지만 정작 중도층이 듣는 이야기는 ‘우리 말고 저쪽이 더 나쁘다’ 밖에 없다. 그러니까 정치혐오증, 정치기피증이 생긴다. ‘이 정부가 싫어 정권교체 쪽에 투표하겠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폐지하는 쪽에 투표하겠다’ 식의 단편적 판단으로 투표한다. 승리하면 환호하고 나머지는 5년간 버티는 식의 정치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 극렬지지층도 있지만 그 안에서 회의하는 사람도 많다. 지지층만 바라보는 정치를 깨야 한다. 지금은 3번이 상대방에게 붙으면 지는 구조다. 3번을 지렛대로 해서 1번과 2번을 변화시키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 차기 대통령에게 요구되는 자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첫째, 나와 다른 생각을 존중하는 태도다. 경청의 리더십이라고도 할 수 있다. 문재인 정부의 근본적인 문제 중 하나가 방법론에서 자기 것이 아니면 거들떠보지도 않고 오히려 경멸한 것이다. 그러다 보니 잘못됐다는 것을 알면서도 궤도를 수정하지 못했다. 보수의 정책이든 진보의 정책이든 다 가져다 쓸 수 있는 유연성이 필요하다. 둘째, 국민보다 반 발짝 앞서가는 리더십이다. 지도자라면 지지층을 이끄는 리더가 돼야 하는데 지금은 전부 지지층에 끌려 다니는 팔로어가 됐다.”
- 지지자들을 모아 선거에 승리하는 것이 정치인데 너무 이상론 아닌가.
“당신이 민주당 지지자인데 이번 대선에서 ‘오십 몇 대 사십 몇’으로 정권을 내줬다고 가정해 보자. 결과에 승복할 수 없을 것이다. 국회에서 다수 의석으로 차기 정권의 온갖 발목을 잡으면서 아무 일도 할 수 없게 만들 것이다. 여당은 여당대로 ‘야당 때문에 일 못 한다’고 핑계를 댈 것이다. 이것이 ‘알리바이 정치’다. 민주당이 그랬다. 공수처 밀어붙이고 검찰개혁 할 때 ‘문재인 정부는 잘하는데 검찰이 저항해서 안 된다’고 했고, 공수처가 만들어지니 이번에는 ‘언론 때문에 안 된다’고 핑계를 댔다. 이렇게 해야만 지지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럴수록 정책은 유연성을 잃고 국민 삶은 더 어려워진다. 승리도 중요하지만, 승리하지 못하는 나머지 사람들이 5년간 협조하지 않으면 지금 우리 앞에 놓인 과제를 헤쳐나가기 어렵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야당은 미래에 대한 희망과 열정 보여줘야
- 민주당은 대선 후보가 결정됐다. 국민의힘은 경선을 진행하고 있는데 어떻게 전망하나.“아무리 경선이지만 본선을 생각해야 한다. 경선에서 잘 못하다 본선에서 갑자기 잘할 수는 없다. 안철수 씨 지지율이 한창 높을 때 주변 사람들이 한 말이 있다. ‘안철수는 학습 능력이 너무 좋다. 경제·국방·외교 각 분야 전문가로부터 한두 시간 수업을 들으면 나중에 날카로운 질문을 던져 오히려 전문가들이 놀란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 후보 시절에도 똑같은 이야기를 주변에서 하더라. 윤석열 후보가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전 그와 비슷한 이야기가 또 나왔다. 패턴이 똑같다. 그렇게 대통령을 만들어놓으면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인다. 정치가 바뀌어야지 특정인을 대통령 만드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야권에서는 미래에 대한 희망, 열정 같은 것을 젊은 세대에게 줄 수 있는 후보가 나와야 한다. 그런데 정말 바뀔 것 같다는 희망을 주지 못하고 있다. 정권교체 여론이 높다 한들 9대 1이 될 만큼 압도적인 건 아니다. 여당은 선거에서 쓸 수 있는 카드가 많다. 위기 상황이 오면 국민들은 기존 정부에 힘을 모아주려는 경향이 있다. 그런 점을 감안하면 야권은 여권보다 훨씬 폭이 크게 움직여야 한다.”
금태섭 전 의원은 “차기 대통령 앞에는 양극화, 기후변화, 미·중 갈등 격화 등 난제가 쌓여 있다”며 “어느 후보가 이 시대의 과제를 가장 잘 해결할 수 있을지 선후포럼에서 검증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영철 기자]
누가 진짜 아웃사이더인가
- 이번 선거가 ‘엘리트 대 아웃사이더’의 대결이고, 그 점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가 강점이 있다고 분석하는 사람도 있다.“이재명 후보가 아웃사이더인지 잘 모르겠다. 오히려 사법시험을 9수(아홉 번 만에 합격)한 사람이 아웃사이더 아닌가. 이 후보가 어릴 때 고생한 것은 맞다. 하지만 운동권도 아니었고 일찍 사시를 패스해 변호사가 됐다. 다만 인간적인 매력은 대단한 것 같다.”
- 정치신인 윤석열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요즘 토론 준비에 신경을 많이 쓴다고 들었다. 정치 경험이 없으니 실수하는 것이 부끄러울 일은 아니다. 하지만 30여 년 전 학생 때 읽은 밀턴 프리드먼 책(‘선택의 자유’)을 한 번도 아니고 매번 인용하는 것은 좀 그렇다. 부족한 것은 부족하다고 솔직하게 인정하면 된다. 대신 윤 예비후보의 강점은 적극적으로 말하는 것이다. 박근혜·안철수·문재인 세 사람의 공통점은 친구가 없다는 것, 소통이 안 된다는 것이다. 윤 예비후보는 정반대다. 소통이 잘되는 만큼 실수가 있는 것이니 강점을 살리면 된다. 나는 대선 후보들을 보면서 이런 상상을 한다. 이 사람이 미국 바이든, 중국 시진핑과 협상하면 어떤 모습일까.”
- 각 당 경선 과정에서 대선 후보 난립 현상이 나타났다.
“대선 후보가 열 몇 명씩 되는 것도 문제지만 대선에서 한 번 평가받은 후보가 다음 대선에 다시 나오는 것도 문제다. 언제부턴가 재수하는 분들이 대통령이 되는데, 국민 앞에 대선주자로 나서는 것은 ‘지금 당장이라도 대한민국을 이끌 만큼 충분히 준비가 됐다’는 의미여야 한다. 그런데 지금은 ‘이번에 안 되면 다음에 또 나오지’ 식이다. 대권 도전을 ‘이름 알릴 기회’이자 정치수업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러나 당의 최종 후보로 본선에 올랐다가 졌으면 이미 국민 판단을 받은 것이다. 당이든 후보든 결과에 책임을 져야 한다. 그래야 당도 새로운 사람을 찾아 세대교체를 하고 새로운 정치도 할 수 있다.”
대화 끝에 금 전 의원에게 “종로가 무주공산인데”라며 정계 복귀 의사를 물었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의원직을 사퇴하면서 서울 종로에서는 내년 3월 9일 대선과 함께 보궐선거가 치러질 예정이다. 금 전 의원은 “종로에 나오고 싶어 하는 사람 많아요”로 답을 대신했다. 덧붙여 “종로 선거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어서 일반 재·보선과 다르다. 특히 이번엔 대선과 함께 가야 한다. 만약 대선은 지고 종로만 이긴다면 그 사람은 ‘천하의 역적’이 되는 거다”라며 웃었다. 선후포럼 활동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로 이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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