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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만큼만 일해라” vs “세금으로 표 구걸” [댓글사탐]

3420개 댓글 “월 50만원 기본소득 목표” 두고 논박

  • 정현상 기자

    doppelg@donga.com

    입력2020-06-23 15:2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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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경기도지사. [박해윤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 [박해윤 기자]

    “정치인 및 기초단체장들 이재명만큼만 일해라. 일 하나는 시원시원하게 잘한다.” 

    “자신감 넘치는 모습이 좋다. 타 정치인들은 반대만 하지 말고 자신 있게 이재명과 토론하라.” 

    “또 세금으로 표 구걸하고 있네.” 

    기본소득제를 다룬 이재명 경기도지사 인터뷰 기사가 신동아 홈페이지와 네이버 다음 등 포털 사이트에서 70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누리꾼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재난지원금(일시적 기본소득)으로 촉발된 기본소득 논의가 그만큼 뜨거운 이슈입니다. 

    이 지사는 “난 ‘사냥꾼’ 기질 가진 ‘농사꾼’… 월 50만 원 기본소득 목표”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 시대에 기본소득제가 왜 필요한지, 재원 조달은 가능한지, 그리고 대법원 재판 등 자신을 둘러싼 여러 이슈에 대해 솔직한 생각을 드러냈습니다. 2시간 넘는 인터뷰 동안에 이 지사는 논리정연하게 주장을 펴나갔습니다. 



    이 지사는 “복지 대체나 증세 없이 연 20만 원에서 시작해 횟수를 늘려 단기 목표로 연 50만 원을 지급한 후 경제 효과를 확인하고 국민의 동의를 거쳐 점차 늘려가자”고 제안했습니다. 실현 가능한 선에서 제도를 도입해두고, 우리 경제가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의 재원 창출 방안을 만들면 지속가능할 것이라고 이 지사는 주장합니다. 

    기본소득제는 우리뿐 아니라 선진 각국에서 4차 산업혁명 등으로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근본적으로 무너지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처방안으로 논의되고 있습니다. 자본주의 시장경제는 수요와 공급에 균형이 이뤄져야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습니다. 수요는 적은데 공급만 많다면 구조적 경기침체가 다가올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 사회의 양극화도 문제입니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에 소득 상위 20%와 하위 20%의 소득 격차가 전년보다 더 벌어졌습니다. 또 코로나19 사태로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취약계층이 더 큰 타격을 받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는 방법이 여럿 있겠지만, 그 중에 기본소득제가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며 정치권에서 여야를 막론하고 논의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 지사의 인터뷰 기사에 달린 댓글을 보면 과연 기본소득이 실현 가능할 것인지, 세금이 낭비되는 것은 아닌지, 이 지사가 제대로 이 정책을 추진할 만한 인물인지 등에 대한 찬반 주장이 넘쳐납니다. 다음 아이디 ‘잘난오리’님의 댓글 “정치인 및 기초단체장들 이재명만큼만 일해라. 일 하나는 시원시원하게 잘 한다”는 공감 7539개, 비공감 1385개를 얻었습니다. 여기에 대한 답글도 177개나 됩니다. 

    다음 아이디 김현우님은 “자신감 넘치는 모습이 좋다. 타 정치인들은 반대만 하지 말고 자신있게 이재명과 토론하라”는 댓글로 2848개의 공감을 얻었습니다. 이에 대한 비공감은 487개입니다. 47개의 답글에는 이 지사의 추진력을 높이 사는 이가 있는 반면, 이 지사의 지나친 자신감을 경계하거나, 포퓰리즘 정치가 나라를 어렵게 만든 아르헨티나 사례를 들며 재원 마련이 우선임을 강조하는 누리꾼도 있습니다. 

    부정 댓글의 대부분은 재원 마련 방안에 대해 회의적입니다. 다음 아이디 행갱이님은 “나랏돈 못 해쳐먹은 X는 바보다”(공감 874), 다음 아이디 장승권님은 “또 세금으로 표 구걸하고 있네”(공감 106), 네이버 아이디 yun8****님은 “마냥 돈만 주는 정책은 아무 쓰잘 데기 없다” 등의 주장이 이어졌습니다. 

    모든 국민에게 월 30만원씩 주려면 연간 180조원이 필요합니다. 2019년 예산이 대략 512조 원이니 한해 예산의 35%가 넘는 돈입니다. 기존의 복지 지출을 조정하거나 증세를 하지 않고는 재원을 마련하기가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전 국민이 받은 긴급재난지원금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상황이니 재난지원금(약 25만원)을 2번 지급하는 규모인 연간 50만 원 정도의 기본소득을 상상하는 것이 불가능해보이지는 않습니다. 이후 비과세 감면, 국민적 합의에 의한 단계적 증세, 데이터세나 국토보유세 신설 등 신규세목 조성 등을 통해 재원을 마련하고, 기본소득 규모를 높여나가면 현실화할 수 있다고 이 지사는 말합니다. 

    이번 인터뷰 기사가 나간 뒤 조선일보 인터넷판, 뉴스1 등 여러 언론이 신동아 기사를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그만큼 언론에서도 관심이 많았습니다. 마침 이 지사의 지방선거 당시 허위사실공표죄 관련 사건이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회부된 소식이 알려지면서 이 지사에 대한 기사들이 덩달아 봇물을 이뤘습니다. 

    이 지사는 요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등을 통해 도정지지율(70.3%),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12%, 한국갤럽 6월9~11일 조사)가 꾸준히 오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 재판 결과에 따라 도지사직 유지 여부가 달려있습니다. 이 지사는 “이미 내 목이 떨어져 있는지도 모른다”면서도 “마지막 순간까지 맡은 일에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경기도는 현재 만24세 청년을 대상으로 연간 100만원의 청년기본소득을 지급하고 있고, 올해 말에는 농촌지역에서 기본소득제의 효과를 검증하는 실증사업도 진행할 계획입니다. 기본소득제를 실현하기 위한 이 지사의 열정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궁금합니다.

    ※‘댓글사탐’은 ‘댓글의 사실 여부를 탐색하기’의 줄임말로 ‘신동아’ 기사에 달린 댓글을 짚어보는 코너입니다. 큰 호응을 얻은 댓글, 기자 및 취재원에게 질문하는 댓글, 사실 관계가 잘못된 댓글을 살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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