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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가에 꽂힌 한 권의 책

부동산 약탈 국가

문재인 정부를 겨냥한 부동산 흑서

  • 박세준 기자 sejoonkr@donga.com

부동산 약탈 국가

강준만 지음, 인물과 사상사, 328쪽, 1만6000원

강준만 지음, 인물과 사상사, 328쪽, 1만6000원

문재인 대통령 공언대로 이제 부동산으로 돈을 벌기는 어려워졌다. 집값이 너무 올라 집을 살 수조차 없기 때문이다. 집권 이후 줄곧 주택 가격 상승을 잡겠다던 정권의 약속도 공수표가 됐다. 현 정부는 총 23번의 부동산 정책을 내놓았지만 집값은 속절없이 오르고 있다. 

정부는 집값을 낮추는 공식은 알고 있다. 공공주택을 지어 주택 공급을 늘리고 지역균형발전을 통해 서울·수도권의 부동산 수요를 분산하면 된다. 정부는 집값 안정책 방향은 알되 방법을 모르는 것처럼 보인다. 

현 정부의 공공주택은 가격을 충분히 낮추지 못했다. 오히려 주택 가격 하락에 큰 관심이 없던 이명박 정부가 좋은 선례를 남겼다. 공공주택 공급으로 집값 안정에 성공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2020년 6월 조사한 바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3년간 서울 아파트 중위 값은 한 채당 3억1400만 원 폭등했다. 반면 이명박 정부 시절 서울 아파트 중위값은 1500만 원 하락했다. 

이 책이 인용한 김헌동 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 본부장 인터뷰에는 이명박 정부의 비결이 나와 있다. 김 본부장은 “반값 아파트(보금자리주택) 정책을 펼쳤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건설회사 사장 출신이라 아파트 가격을 반값까지 낮출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고위 관료들이 가격을 높이려 해도 이에 속지 않았다”(238쪽)고 설명했다. 이 사례로 되짚어보면 현 정부는 공공주택 공급가 정상화에 실패한 셈이다. 

지역균형발전 정책도 허상이긴 마찬가지다. 책은 지역균형발전 성공 사례로 서울 강남을 짚는다. 1970년대만 해도 허허벌판이던 강남은 명문고 이전과 신규 아파트 공급으로 전국에서 가장 집값 높은 지역이 됐다. 한 가족이 오래 살고 싶은 지역을 만들려면 교육 인프라를 정비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런데 정부는 서울 집값을 잡겠다면서 정작 교육 인프라는 서울에 집중시키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은 서울로 학생을 많이 보내는 것을 ‘인재 육성’이라는 미명하에 지역발전 전략으로 삼고 있다.”(294쪽) 



‘진보 논객’이라 불리는 저자는 책에서 정부의 오만도 지적한다. “조기숙 이화여대 교수는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 실패는 정책 이해도가 떨어지는 운동권 출신 정치인·전문가에게서 비롯되었다고 진단했다. 문제는 모르면 배워야 하는데 그들에겐 배울 뜻이 전혀 없으며 오히려 1980년대에 익힌 버릇에 따라 자신과 다른 생각을 ‘적폐’로 모는 데에 열성이라는 점일 게다.”(245쪽)



신동아 2020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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