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탈진 삶을 적시며
아라리 가락이 흐르는 강원도 정선 땅
나무도 풀도 없는 벌거숭이 민둥산에
억새들 무리 지어 꺼이꺼이 목놓아 운다.
그리움으로 길게 목을 뽑고
푸른 피 돌던 젊은 날의 꿈과 사랑
한 줌 바람이 되어 허공에 사라지고
흔들리는 생애끼리 부대끼며
할퀴고 꺾인 아물지 않는 상처
삭은 뼈마디마다 눈물로 고인다.
허옇게 흩날리는
갈대꽃마저 성긴 세상 밖으로 떠나면
빈 대궁으로 남아 작은 불씨 다독인다.
|
민둥산 억새
일러스트·박진영
입력2007-11-05 16:39:00

|

[끝나지 않은 ‘의료대란’] 정태주 국립경국대 총장의 진단
안동=최진렬 기자
12·3비상계엄 사태 1년을 맞은 2025년 12월 3일 국민의힘의 목소리가 둘로 갈렸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12·3비상계엄은 더불어민주당의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조치였다”며 “하나로 뭉쳐 제대로 싸우지…
김지영 기자
2025년 12월 4일 경북 안동의 ○○병원 1층 로비. 김모(65) 씨는 몇 번이나 전광판을 올려다봤다. 화면 속 번호가 바뀔 때마다 혹여 자신의 차례일까 시선이 따라갔다. 전광판을 보는 그의 시선은 차분했지만, 편안해 보이지는 …
안동=최진렬 기자

우리 사회는 12·3비상계엄을 기점으로 상당한 변화를 겪었다. 많은 이들은 이 사태 이후 정치적 양극화가 심화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필자는 이러한 진단에 동의하지 않는다. 정치적 양극화가 실제로 심화했다면, 12·3비상계엄 사태를 바라보는 시각이 진보와 보수 진영에서 근본적으로 달라야 한다. 예컨대 보수진영은 12·3비상계엄을 불가피한 조치로 인식하는 반면, 진보진영은 이를 명백한 내란으로 규정하는 정도의 ‘인식 격차’가 존재해야 한다. 그러나 실상은 다르다. 보수 유권자 상당수는 진보 유권자와 마찬가지로 12·3비상계엄 사태를 ‘친위 쿠데타’로 인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