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호영 기자]
“2007년 중국의 한 교수로부터 ‘한류(韓流) 열풍에 중국 내 60여 대학이 한국어과를 개설했지만 한국 정부나 대학의 지원이 없다’는 말을 들었어요. 대중문화로 시작한 외국어 공부는 지속적이지 않다는 판단에 백일장을 생각했죠.”
글쓰기를 준비하다 보면 자연스레 우리 역사와 문학에 대해 알게 되고, 한국에 대해 더욱 진지하게 사고할 거라는 생각에서다. 내친김에 대학본부와 상의해 입상자는 석사과정 전액 장학생으로 받겠다는 약속을 받았고, 지인들에게 행사 계획서를 보여주며 경비 후원을 요청한 끝에 2007년 6월 ‘한중 수교 15주년 기념 한국어 백일장’을 열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로 ‘중국 대회’는 2년간 중단됐지만 올해 11회 대회를 열 수 있었다.
“출제자의 의도를 잘 파악해서인지, 이번 대회 참여 학생들은 한국과 중국이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이웃 국가가 돼야 한다고 글을 썼더군요(웃음).”
중국에 이어 2008년부터는 중앙아시아와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동유럽에서도 꾸준히 백일장을 열고 있다. 올 11월 열리는 제11회 중앙아시아 백일장에는 이 지역 14개 국가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대회 규모를 키울 생각이다.
“1회 대회 수상자인 아이게름 아이다로바 씨는 성균관대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뒤 외교관이 돼 주한카자흐스탄대사관 서기관으로 다시 왔더군요. 이처럼 경제 형편이 어려운 외국 학생들에게 한국에서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학생들은 졸업 후 자국으로 돌아가 ‘지한파(知韓派)’ 오피니언 리더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배수강 편집장
bsk@donga.com
굽은 나무가 선산을 지키듯, 평범한 이웃들이 나라를 지켰다고 생각합니다. ‘남도 나와 같이, 겉도 속과 같이, 끝도 시작과 같이’ 살려고 노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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