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8월호

바람만 스쳐도 아픈 오십견 절대 참지 마세요!

  • 입력2010-08-04 13: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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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만 스쳐도 아픈 오십견 절대 참지 마세요!
    나이가 들면 ‘쑤시고 아픈’ 곳이 한두 군데쯤 생기게 마련이다. 지난 세월의 노고에 대한 칭찬이라도 듣기 바라는 듯 몸 구석구석에서 투정을 부리고 아우성을 질러대는 것이다. 하지만 중장년층은 몸의 아우성인 ‘통증’을 세월의 흔적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늙어 서 그런 것’이라 ‘약이 없다’는 것이 통증을 참고 견디는 가장 큰 이유. 실제로 참을 만한 통증도 많고, 조금 참으면 통증이 곧 사그라지기도 한다.

    문제는 그렇지 않은 통증도 있다는 것. 참고 견디기에는 고통이 너무 심하고, 그로 인해 삶의 질이 떨어지기도 한다. 나이가 들어 나타나는 통증이라도 무조건 ‘참는 게 능사’는 아니다. 오십견도 그런 질환 중 하나다.

    오른쪽 어깨를 움켜쥔 채 내원한 윤선희(59·서울 성북구 정릉동)씨는 팔을 건드리기만 해도 극심한 통증을 호소했다. 석 달 전 시작된 어깨 통증은 처음에는 그저 뻐근함이 느껴지는 정도였고, 자식들이 어깨를 주물러주거나 휴식을 취하면 금세 괜찮아졌다. 그러던 어느 날, 설거지를 하다 극심한 통증에 자신도 모르게 그릇을 놓쳐 깨뜨렸다고 한다. 그때부터 팔을 들고 내리는 일상적인 동작이 힘들어지고, 콕콕 쑤시는 듯한 통증이 계속됐다. 근처 한의원을 찾아 침 치료와 물리치료를 받았지만 통증은 줄어들지 않았다. 극심한 통증에 눈물까지 흘리던 윤씨는 남편의 권유로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병원을 찾았다.

    어깨질환은 그 종류가 다양하지만, 윤씨처럼 바람이 스치기만 해도 아플 정도의 극심한 통증은 오십견에서 많이 나타난다. 윤씨 역시 정밀검사 결과 오십견으로 판명됐다. MRI(자기공명영상장치) 검사 결과 다행히 목 디스크가 동반되지는 않았다.

    오십견은 50대에 많이 나타난다고 해서 붙은 이름으로 정식 명칭은 ‘유착성 관절낭염’ 이다. 단순 근육통으로 잘못 알고 있는 이가 많은데, 오십견은 관절에 이상이 생겨 통증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관절이 서로 들러붙고 관절 속까지 피가 차기도 한다. 이상이 심해지면 관절 속은 물론 관절낭(점액이 들어 있는 주머니 모양의 조직)과 회전근개의 들러붙는 현상(유착)이 심해지고 결국 근육이 짧아지는 근육 단축 현상까지 동반하게 된다.



    오십견의 발병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주로 어깨 관절 주위 연부 조직의 퇴행성 변화에 의해 발병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어깨 관절 부상이나 무리한 어깨 사용, 심한 스트레스, 당뇨, 목 디스크나 경추척수증이 있는 경우에는 나이와 상관없이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특히 여성이 남성보다 2배 정도 발병률이 높은데, 이는 반복적인 가사노동과 폐경으로 인한 여성 호르몬 감소가 원인인 것으로 추측된다.

    밤에 통증 심해져 수면장애 호소

    오십견은 처음에는 다른 어깨질환과 마찬가지로 어깨가 무겁고 뻐근한 증상으로 시작된다. 이 때문에 대부분 단순 근육통으로 오인하기도 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쑤시는 듯한 통증이 나타난다.

    일반적인 어깨 질환과 구분되는 오십견의 가장 큰 특징은 어깨 운동 방향이 제한되고 움직일 때마다 극심한 통증이 나타난다는 것. 어깨가 굳어 마음먹은 대로 팔이 움직여지지 않고, 다른 사람의 도움으로 억지로 움직이려 해도 통증만 더해질 뿐이다. 또한 작은 움직임에도 극심한 통증이 나타나 섣불리 팔을 움직이지도 못한다. 오십견 환자들은 윤씨처럼 ‘바람만 스쳐도 아프다’고 할 정도로 통증이 심하다고 한다. 이 때문에 사람들과 무심코 접촉하는 것조차 겁이 나 집 바깥으로 나가는 것을 꺼리기도 한다.

    통증은 특히 밤이면 더욱 심해져 오십견 환자 중에는 수면장애를 호소하는 이도 많다. 단순 어깨 결림이나 목 디스크로 인한 어깨 통증은 누우면 통증이 사라지는 반면 오십견은 누웠을 때 관절이 압박을 받아 통증이 더 심해지기 때문이다. 또한 팔을 움직이지 못해 옷 입고 벗기, 머리 빗기, 식사 같은 일상생활에 불편을 주면서 삶의 질이 떨어져 우울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처럼 극심한 통증에도 불구하고 오십견 환자들이 적극적인 치료를 받지 않는 것은 ‘시간이 지나면 낫는다’라는 잘못된 생각 때문이다. 치료 없이 통증이 사라지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그 기간이 몇 년이나 걸려 그 사이 감수해야 하는 고통이 엄청나다. 통증이 사라지는 대신 어깨가 굳는 후유증이 남을 수도 있다.

    모든 질환이 그렇듯 오십견 역시 초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통증을 얼마든지 예방할 수 있다. 어깨 통증이 나타나면 반드시 전문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봐야 한다. 진단을 받을 때는 반드시 MRI 검사를 통해 목 디스크 유무를 확인해봐야 한다. 오십견과 목 디스크가 동반돼 나타나거나, 오십견이 아닌 목 디스크로 진단되는 사례도 있기 때문이다.

    오십견 초기에는 물리치료와 근육을 풀어주는 치료만으로도 회복이 가능하다. 증상이 심하면 인대강화주사로 어깨 관절 주변의 인대를 강화해주는 치료를 한다. 인대를 강화시키면 그만큼 관절의 퇴행현상을 늦출 수 있을 뿐 아니라 어깨의 움직임도 한층 유연해진다. 인대강화주사는 일시적인 통증 억제 주사가 아니라 인대보다 삼투압이 높은 물질을 주입해 인대를 새롭게 재생시킴으로써 약해진 인대를 튼튼하게 해 통증을 해결해준다. 오십견으로 인한 통증의 원인을 근본적으로 치료해준다.

    바람만 스쳐도 아픈 오십견 절대 참지 마세요!
    高 道 一

    1964년 강원 동해 출생

    現 고도일병원 병원장, 의사신문사 편집인, 대한신경외과학회 학술위원·이사

    前 청와대 물리치료실장

    저서: ‘허리병 수술 없이 잡는다’ ‘알기 쉬운 키네시오 테이핑요법’외 다수


    하지만 근육이 파열되어 오십견이 나타난 경우에는 파열 정도에 따라 체외충격파 치료를 하거나 수술을 해야 한다.

    오십견은 한쪽 어깨를 앓고 나면 반대쪽 어깨에도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치료 후에도 꾸준한 스트레칭으로 어깨 근육과 관절이 뭉치거나 굳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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