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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암 치료법으로 주목받는 ‘자기면역세포 이입요법’

“항생제 고통 덜고 암 진행 억제 효과 높아”

새로운 암 치료법으로 주목받는 ‘자기면역세포 이입요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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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 요시다병원 임상 결과 3~4기 암 환자 36% 암 진행 억제
  • 혈액 속 림프구, NK세포 강력 배양해 면역력 키우는 원리
  • 암 완전히 못 없애도 삶의 질 높이면 그것도 ‘유효’
  • 국내 4개사, 부위별 암 면역주사 한시적 승인
새로운 암 치료법으로 주목받는 ‘자기면역세포 이입요법’
4기암 환자인 김모(43·여)씨는 요즘 2주에 한 번씩 일본 구마모토행 비행기에 오른다. 암 치료를 받기 위해서다. 8월24일 구마모토시 요시다병원에서 만난 그는 4기 암 환자라기엔 혈색도 좋고 대체로 건강해 보였다. 무엇보다 삶에 대한 의욕이 넘쳐흘렀다.

김씨에게서 암이 발견된 것은 지난해 4월 종합검진을 통해서였다. 직장암 3기 판정을 받은 그는 서울의 한 종합병원에서 암 제거수술을 받았다. 그런데 퇴원 하루 전, 담당의사로부터 “폐에도 뭔가가 보인다”는 말을 들었다. 암이 폐로 전이된 것이었다. 다시 수술대에 올라 오른쪽 폐를 잘라냈다.

“수술 후 6개월 동안 항암제 치료를 했어요. 살아야겠다는 일념으로 그 고통스러운 시간을 견뎠죠. 중간에 컴퓨터 단층촬영(CT)을 했을 때만 해도 폐가 깨끗했어요. 그래서 희망을 갖고 식이요법도 열심히 하고 운동도 꾸준히 했죠. 그런데 올 2월에 다시 CT 검사를 했는데, (암이) 5개가 발견됐다고 하더군요.”

항암제 치료는 극심한 부작용만 남겼을 뿐 병세를 호전시키지 못했다. 병원에선 항암 치료를 안 하면 예측 생존기간이 1년 이내라며 2차 항암제 치료에 들어갈 것을 권했다. 하지만 항암제 치료를 하는 동안 김씨는 살아도 사는 게 아니었다. 그는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그 고통을 상상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런 고통을 참아내며 치료를 받았는데도 암이 재발한 터라 서둘러 똑같은 치료를 받고 싶지 않았다.

대신 다른 방법을 찾았다. 한방병원에서 침도 맞고, 암에 좋다는 면역치료 보조제도 먹었다. 그러다 일본의 요시다병원에서 ‘자기면역세포 이입요법’이란 새로운 방법으로 암 치료를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는 지난 6월부터 이 병원에서 2주에 한 번씩 이 치료를 받고 있다. 총 6회 면역주사를 맞는 것이 기본인데, 지금까지 5회를 맞았다.



“제 선택에 대해 후회는 없어요. 항암제 치료를 받을 때와는 삶의 질이 다르니까요. 그땐 속이 메스껍고 음식물이 전부 올라오는 등 고통이 너무 심했어요. 항암제 주사를 맞으면 일주일은 침대에 누워 있어야 할 정도죠. 그런데 이 치료는 주사를 맞은 직후에도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해요. 기운도 나고 몸이 좋아진다는 기분이 들어요. 몸무게도 수술받기 전에 54kg이던 것이 항암제 치료 직후엔 51kg까지 줄었는데, 요즘 다시 53kg으로 늘었어요. 얼마 전엔 혈액검사를 했는데 면역지표가 정상인에 가까울 정도로 상승했다고 해요.”

자기면역세포 증강시켜 암 극복

요시다병원 측은 CT 검사를 하지 않은 상태라 정확한 판정을 내릴 수는 없지만 X레이 촬영 결과를 보면 암이 더 이상 자라지 않았고, 오히려 작아진 것도 있다고 했다. 김씨는 대장에서 폐로 암이 전이된 데 이어, 지난해 8월에만 해도 나타나지 않았던 암이 6개월 만에 5개가 생기는 등 재발 진행 속도가 무척 빠른 편이었다.

국내에서 한 해 발생하는 암 환자는 11만~12만명, 사망자는 6만~7만명이다. 즉 8~9분에 1명씩 암 환자가 새로 생기고, 4~5분에 1명씩 사망하는 셈이다. 2010년에는 1500만명이 암으로 고통 받을 것이라고 한다.

현재 주로 실시되는 암 치료법으론 수술, 항암제 치료, 방사선 치료가 있다. 여기에 최근 제4의 치료법으로 환자 자신의 면역세포를 활성화시켜 체내에 다시 주입하는 면역요법이 주목받고 있다. 면역요법에는 몇 가지 방법이 있는데, 널리 쓰이는 것은 ‘활성화 자기 림프구 요법’이다. 그 외에도 NK(Natural Killer)세포, 수상세포를 활성화시킨 면역요법, 사이토카인이라는 면역활성화 물질을 이용해 살해세포(Killer Cell)를 활성화하는 방법 등이 있다.

인체에는 본래 외부에서 침입하는 병원균, 바이러스 같은 이물질(항원)을 공격해 없애는 장치가 있다. 이것을 면역력 또는 면역기능이라고 한다. 우리 몸속에서 면역을 담당하는 세포는 림프구, NK세포, 마크로파지, 수상세포, 대식세포 등이다. 림프구에는 T림프구와 B림프구 및 NK세포가 있다. T림프구 중에서 킬러T세포는 암 세포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 등을 직접 공격해 파괴하는 기능이 있다. NK세포는 체내에서 발생한 비정상적인 세포를 직접 공격해 파괴한다. 마크로파지는 대식세포라고도 하며 체내의 이물질을 잡아먹는다. 수상세포는 체내에 침입한 세포, 바이러스, 암세포 등 비정상 세포를 빨리 찾아내는 일을 한다.

요시다병원의 자기면역세포 요법은 ‘활성화 자기 림프구·NK세포 암 치료’라고도 한다. 환자의 혈액에서 암세포와 싸울 수 있는 T림프구와 NK세포 등을 추출해 체외에서 증식시킨 뒤 이를 다시 환자에게 주입하는 치료법이다. 환자 본인의 자연 치유력을 증강시켜 암과 싸우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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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호열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honeypa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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