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맨유의 천재 골잡이 호날두.
영국 맨체스터 지역 일간지 ‘맨체스터이브닝뉴스’는 “상식을 넘어선 스태미나를 보여줬다. 단지 열심히 뛰는 것 이상이었다. 전반에는 골을 넣을 뻔했고, 루이스 나니가 반드시 성공시켰어야 할 빛나는 크로스를 건네기도 했다”며 팀내 최고 평점인 9점을 줬다.
박지성은 바르셀로나 에이스 리오넬 메시, 티에리 앙리 등을 효과적으로 막아냈고, 공격에서도 두 차례나 공격 포인트를 올릴 뻔했다. 박지성은 전반 20분 호날두의 패스를 받은 뒤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오른발 슈팅을 날렸지만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전반 40분에는 왼쪽 측면 돌파 후 정확한 크로스로 나니의 위협적인 헤딩슛을 이끌어냈다.
최강의 미드필더 박지성
잉글랜드 축구 칼럼니스트 랍 휴스는 말한다.
“박지성이 오기 전 맨유는 미드필더진에서 특유의 역동성이 사라진 상황이었다. 로이 킨은 젊음의 파워가 사라진 노쇠한 주장일 뿐이었다. 그라운드의 리더 역할은 할 수 있지만 34세의 나이에서 오는 체력 저하와 잦은 부상으로 신음하고 있었다. 31세의 폴 숄스도 골에 대한 천부적인 감각은 살아 있지만 지친 모습이 역력했다. 서른둘의 라이언 긱스도 효력이 다 떨어진 건전지처럼 흐느적거렸다.
이런 상황에서 퍼거슨 감독은 박지성을 보고 입이 딱 벌어졌다. 지칠 줄 모르는 체력에 지능적인 위치 선정, 게다가 골 결정력, 아인트호벤과 AC밀란의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에서 세계 최고 수비수들이 즐비한 밀란의 수비라인을 휘젓는 그의 플레이에 퍼거슨 감독은 매료됐다. 박지성은 녹초가 돼 더 이상 움직일 수 없을 때까지 뛴다. 미드필드에서 공격라인까지 폭발적인 파워를 자랑하며 내닫는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결코 볼과 경기, 그리고 이겨야 한다는 의지를 포기하지 않는다. 그 뜨거운 열정이 몸속에서 불타고 있다.”
퍼거슨은 2008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앞둔 5월초 자신 있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2007~2008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한 현재의 맨유 팀 미드필더진이 98~99시즌 트레블(정규리그·FA컵·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뤘던 맨유 팀보다 더욱 강하다. 한마디로 지금 이끌고 있는 팀이 맨유 사상 최고의 팀이다.”
트레블 당시 데이비드 베컴-로이 킨-폴 스콜스-라이언 긱스의 허리진보다 지금의 호날두-나니-안데르손-캐릭(박지성-긱스-스콜스)의 미드필더진이 더 낫다는 것이다. 맨유는 전통적으로 허리가 최강인 팀이다. 그만큼 공격적이다. 골잡이 드와이프 요크와 앤디 콜이 이끌던 트레블 팀 시즌 골은 모두 101골이었지만, 올 시즌 맨유 골은 총 108골(정규리그 88골에 22골 실점)이나 된다.
최전방 스트라이커 웨인 루니도 루니지만 윙 포워드 호날두의 골이 더 무섭다. 어디서 언제 터질지 모른다. 게다가 트레블 팀의 야프 스탐-게리 네빌이 이끌던 수비진도 막강했지만 현재 리오 퍼디낸드-네마냐 비디치의 두 장신 중앙수비수가 이끄는 방어벽도 그에 못지않게 탄탄하다.
“뛰어난 선수보다 꿈나무를 데려오라”
퍼거슨은 1986년 11월6일 마흔다섯에 맨유 감독으로 부임했다. 그는 맨유에 감독으로 부임하자마자 절망을 느꼈다. 맨유는 직전인 85~86시즌 성적이 꼴찌에서 두 번째. 게다가 19년 동안 리그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다. 맨유 선수들은 천하의 술꾼들이었다. 당연히 체력도 경기를 할 수 없을 정도로 바닥이었다. 전후반을 뛸 수 있는 선수는 겨우 3명이나 될까. 게다가 이들도 못 말리는 술꾼이었다. 훈련이 끝나면 참새 방앗간 들르듯 술집으로 직행했다. 토요일은 아예 고주망태가 되는 날로 알고 있었다.
클럽 규칙도 ‘선수들은 경기 이틀 전부터 술을 마실 수 없다’로 돼 있었다. 그렇다면 사흘 전 까지는 얼마든지 마셔도 된다는 말인가. 퍼거슨 감독은 당장 규칙부터 바꿨다. ‘어떤 선수도 연습기간 중에는 술을 마시지 못한다.’ 매일 연습하는 선수들에겐 사실상 금주령이나 다름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