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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지지 않는 팀’ 맨유 신화의 비밀

‘헤어드라이어’ 감독, 휘발성 꿈나무, 하나의 영혼

‘해가 지지 않는 팀’ 맨유 신화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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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지지 않는 팀’ 맨유 신화의 비밀

맨유의 천재 골잡이 호날두.

박지성은 결코 퍼거슨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퍼거슨이 말한 3년째인 이번 시즌 박지성의 플레이는 무르익고 있다. 박지성은 지난 4월30일 챔피언스리그 4강전 바르셀로나와의 2차전에서 그의 장점을 고루 보여줬다. 박지성은 이 경기에서 팀 내 최고인 12km를 뛰었다.

영국 맨체스터 지역 일간지 ‘맨체스터이브닝뉴스’는 “상식을 넘어선 스태미나를 보여줬다. 단지 열심히 뛰는 것 이상이었다. 전반에는 골을 넣을 뻔했고, 루이스 나니가 반드시 성공시켰어야 할 빛나는 크로스를 건네기도 했다”며 팀내 최고 평점인 9점을 줬다.

박지성은 바르셀로나 에이스 리오넬 메시, 티에리 앙리 등을 효과적으로 막아냈고, 공격에서도 두 차례나 공격 포인트를 올릴 뻔했다. 박지성은 전반 20분 호날두의 패스를 받은 뒤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오른발 슈팅을 날렸지만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전반 40분에는 왼쪽 측면 돌파 후 정확한 크로스로 나니의 위협적인 헤딩슛을 이끌어냈다.

최강의 미드필더 박지성

잉글랜드 축구 칼럼니스트 랍 휴스는 말한다.



“박지성이 오기 전 맨유는 미드필더진에서 특유의 역동성이 사라진 상황이었다. 로이 킨은 젊음의 파워가 사라진 노쇠한 주장일 뿐이었다. 그라운드의 리더 역할은 할 수 있지만 34세의 나이에서 오는 체력 저하와 잦은 부상으로 신음하고 있었다. 31세의 폴 숄스도 골에 대한 천부적인 감각은 살아 있지만 지친 모습이 역력했다. 서른둘의 라이언 긱스도 효력이 다 떨어진 건전지처럼 흐느적거렸다.

이런 상황에서 퍼거슨 감독은 박지성을 보고 입이 딱 벌어졌다. 지칠 줄 모르는 체력에 지능적인 위치 선정, 게다가 골 결정력, 아인트호벤과 AC밀란의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에서 세계 최고 수비수들이 즐비한 밀란의 수비라인을 휘젓는 그의 플레이에 퍼거슨 감독은 매료됐다. 박지성은 녹초가 돼 더 이상 움직일 수 없을 때까지 뛴다. 미드필드에서 공격라인까지 폭발적인 파워를 자랑하며 내닫는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결코 볼과 경기, 그리고 이겨야 한다는 의지를 포기하지 않는다. 그 뜨거운 열정이 몸속에서 불타고 있다.”

퍼거슨은 2008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앞둔 5월초 자신 있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2007~2008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한 현재의 맨유 팀 미드필더진이 98~99시즌 트레블(정규리그·FA컵·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뤘던 맨유 팀보다 더욱 강하다. 한마디로 지금 이끌고 있는 팀이 맨유 사상 최고의 팀이다.”

트레블 당시 데이비드 베컴-로이 킨-폴 스콜스-라이언 긱스의 허리진보다 지금의 호날두-나니-안데르손-캐릭(박지성-긱스-스콜스)의 미드필더진이 더 낫다는 것이다. 맨유는 전통적으로 허리가 최강인 팀이다. 그만큼 공격적이다. 골잡이 드와이프 요크와 앤디 콜이 이끌던 트레블 팀 시즌 골은 모두 101골이었지만, 올 시즌 맨유 골은 총 108골(정규리그 88골에 22골 실점)이나 된다.

최전방 스트라이커 웨인 루니도 루니지만 윙 포워드 호날두의 골이 더 무섭다. 어디서 언제 터질지 모른다. 게다가 트레블 팀의 야프 스탐-게리 네빌이 이끌던 수비진도 막강했지만 현재 리오 퍼디낸드-네마냐 비디치의 두 장신 중앙수비수가 이끄는 방어벽도 그에 못지않게 탄탄하다.

“뛰어난 선수보다 꿈나무를 데려오라”

퍼거슨은 1986년 11월6일 마흔다섯에 맨유 감독으로 부임했다. 그는 맨유에 감독으로 부임하자마자 절망을 느꼈다. 맨유는 직전인 85~86시즌 성적이 꼴찌에서 두 번째. 게다가 19년 동안 리그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다. 맨유 선수들은 천하의 술꾼들이었다. 당연히 체력도 경기를 할 수 없을 정도로 바닥이었다. 전후반을 뛸 수 있는 선수는 겨우 3명이나 될까. 게다가 이들도 못 말리는 술꾼이었다. 훈련이 끝나면 참새 방앗간 들르듯 술집으로 직행했다. 토요일은 아예 고주망태가 되는 날로 알고 있었다.

클럽 규칙도 ‘선수들은 경기 이틀 전부터 술을 마실 수 없다’로 돼 있었다. 그렇다면 사흘 전 까지는 얼마든지 마셔도 된다는 말인가. 퍼거슨 감독은 당장 규칙부터 바꿨다. ‘어떤 선수도 연습기간 중에는 술을 마시지 못한다.’ 매일 연습하는 선수들에겐 사실상 금주령이나 다름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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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성 동아일보 스포츠 전문기자 mar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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