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0년대 이후에는 오이팩 대신 눈과 코, 입 부분만 뚫린 채 얼굴 전면을 덮는 하얀 마스크팩을 붙인 모습이 TV에 자주 등장했다. 천연 미용재료 오이에서 마스크팩으로 진화한 것이다. 마스크팩의 대중화를 선도하고, 나아가 세계무대에 한국 마스크팩의 우수성을 널리 알린 기업이 바로 제닉㈜이다. 제닉은 마스크팩의 대중화뿐 아니라 고급화도 선도하고 있다. 유현오 제닉 대표가 개발한 ‘하이드로겔 마스크팩’, 이른바 겔 마스크팩은 기존의 시트 마스크팩의 단점을 보완하고 미용 효과면에서도 한 차원 높은 성능을 자랑한다.
내용물이 시트에 함침돼 있는 시트 마스크팩은 내용물이 흐를 가능성이 커 팩을 붙이고 자유롭게 이동하는 것이 사실상 어려웠다. 그렇지만 겔 마스크팩은 고체와 액체의 중간 상태인 겔의 특성상 흘러내릴 염려가 없다. 김선 제닉 과장은 “활동에 지장을 주지 않기 때문에 겔 마스크팩을 붙이고 운전도 할 수 있다”고 했다.
아침 출근길에 여성 자가운전자가 신호대기하고 있는 틈을 이용해 파운데이션을 바르고 립스틱을 바르는 모습을 종종 봐왔는데, 이제는 얼굴에 팩을 붙인 채 운전하는 여성도 보게 될 모양이다. 언뜻 생각해봐도 아침에 하는 팩이 더 효과적일 것 같다. 팩으로 수분과 영양을 충분히 공급한 상태에서 화장을 하면 화장발이 더 잘 받지 않을까 싶다.

제닉은 마스크팩 외에 아이패치도 생산한다.
서울에서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내려가다 천안논산고속도로를 이용해본 운전자라면 ‘마스크팩 세계 1위 제닉’이라는 붉은 글씨로 된 큼지막한 광고판을 보았을 것이다. 제닉의 공장은 천안논산고속도로 변에 위치한 논산 지방산업단지에 자리 잡고 있다.
6월21일 제닉 논산공장을 찾았다. 수요가 급팽창하는 추세에 발맞춰 공장을 그때그때 증설해서 그런지, 구조가 조금 복잡하다. 공장부지 여기저기에 원자재가 쌓여 있었고 직원과 인부들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정돈이 덜 돼 산만했지만, 바삐 돌아가는 모습에서 ‘잘나가는 회사’라는 느낌을 바로 받았다.
공장에서 만난 강창영 이사와 김무근 생산부장은 마스크팩에 문외한인 기자를 위해 시제품을 보여주며 각각의 마스크팩 특성을 상세하게 설명해줬다.
“시트 마스크팩에는 21~23g의 에센스가 들어가지만, 하이드로겔에는 28~31g까지 들어갑니다. 더 많은 내용물이 담겨 있는 만큼 효능도 좋습니다. 함침시키는 방식의 시트 마스크팩은 흘러내리기 때문에 팩을 붙인 채 활동하기 어려운 단점이 있지만, 겔 마스크팩은 팩을 하고서도 평소처럼 활동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