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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공도 안 된 경인운하 치적을 초등학생들에게 가르친다니

완공도 안 된 경인운하 치적을 초등학생들에게 가르친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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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공도 안 된 경인운하 치적을 초등학생들에게 가르친다니

경인운하 공사 현장.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경인운하 홍보물의 내용과 지도서의 내용이 거의 동일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지도서의 일부 내용은 기존 홍보물 수위보다 더 나간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경인운하가 서울 도심 교통난 완화에 크게 기여한다’는 건 경인운하 찬성론자도 쉽게 동의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인천시교육청 소속 한 장학사의 설명에 따르면 인천지역 초등학교 교사들은 2010학년도 1학기인 요즘 4학년생을 대상으로 이 지도서 안에 있는 경인운하 내용을 가르치고 있을 것이라고 한다. 다만, 교사용 지도서의 경우 교사의 판단에 따라 일부 내용은 간략하게 가르치거나 생략할 수는 있다.

수자원공사는 인천지역 초등학교 교사용 지도서에 경인운하 홍보내용이 수록된 사실을 자사가 발행하는 경인운하 소식지인 ‘아라뱃길 물길따라’를 통해 다음과 같이 자랑하고 있었다.

“지도서에는 아라뱃길 사업의 개요, 주요시설, 기대효과 등 사업에 관한 상세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어 아라뱃길 사업에 대해 초등학교 교사와 학생들의 이해도를 높이고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꿈나무들이 아라뱃길 통해…”



이어 ‘아라뱃길 물길따라’는 경인운하가 내년엔 인천지역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수록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소식지의 관련 내용이다.

“더욱이 2011년도에는 인천지역 초등학생 공식교과서인 ‘사회과 탐구(4-1)’에도 아라뱃길 사업이 수록될 예정으로, 인천지역 꿈나무들이 아라뱃길을 통해 더 큰 꿈을 키워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따르면 경인운하가 완공되기 전에 발행되는 내년 1학기 교과서 역시 경인운하의 치적 홍보내용 일색으로 채워질 것으로 보인다. 경인운하사업이 정부의 말대로 성공을 거둘지 야당과 시민단체의 주장대로 실패로 귀결될지는 운하를 완공한 뒤 배를 띄워봐야 알 수 있는 일이다. 교육계에 따르면 사업의 성패가 검증되지도 않은, 공사 중인 대규모 토목사업이 일방적인 홍보성 내용으로 교과서나 교사용 지도서에 실리는 건 드문 일이라고 한다. 인천시교육청 장학사와의 대화 요지다.

▼ 초등학생에게 자기 고장과 관련된 내용도 가르치나 봐요?

“전국적으로 초등학교 4학년생에겐 ‘지역화 교재’라고 각 시도교육청에서 개발해 가르쳐요.”

▼ 인천지역 초등학교 교사용 지도서에 경인운하와 같은 내용을 쉽게 넣을 수 있나요?

“인천시교육청 산하기관에서 타당성 여부를 검토해 결정합니다.”

▼ 누군가가 이런 내용으로 넣어달라고 요청해서 그렇게 된 걸까요?

“그야 모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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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만섭|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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