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계인, 신일 수는 있지만 창조주는 될 수 없어”
- “과학은 신의 위대함 증명하는 도구”
- “신은 시공간의 차원 너머에 있는 초월적 존재”
- “우주 생성시 6일은 오늘날 시계로 160억년”
- “신은 다양한 모습… 과학의 틀에 끼워 넣지 말아야”
- “방향성과 목적성 가진 우주법칙이 곧 신”
- “휴거나 천지개벽은 한 차원 높은 세계로의 진입”
| 신의 입증은 과학의 오랜 숙제다. 불가지론(不可知論)에서 이신론(理神論), 범신론(汎神論), 지적설계론(知的設計論), 신과학(新科學)운동에 이르기까지 신에 대한 과학적 탐구와 논쟁은 끊임없이 이어져왔다. 과학이 발전할수록 신에 대한 논쟁은 더욱 다양해지고 그 수준도 높아진다. 근저(近著) ‘만들어진 신(THE GOD DELUSION)’을 통해 신의 허구성을 지적하고 과학과 신의 관계 단절을 요구한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의 강력한 무신론까지 포함해서. 이처럼 신에 대한 논쟁이 뜨거운 것은 종교적이든 비종교적이든 그것이 인간과 우주의 근원적인 비밀을 풀 열쇠라는 믿음 때문일 것이다. 평소 신의 문제에 대해 깊이 연구해온 것으로 알려진 과학자 6명을 초청해 ‘과학과 신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좌담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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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담회에 참석한 6명의 과학자는 평소 ‘과학과 신’의 문제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고 연구해왔다. 가운데 앉은 두 사람은 사회자(앞쪽)와 속기사.
최근 리처드 도킨스(케냐 출신 영국의 진화생물학자, 옥스퍼드대 교수)의 ‘만들어진 신’이라는 책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도킨스의 도발적인 문제 제기로 오늘 좌담회의 운을 떼면 어떨까 싶은데요. 이런 주장을 했더라고요.
“물리학자들이 비유적 의미로 신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말았으면 한다. 물리학자들의 비유적 혹은 범신론적 신은 성서에 나오는 신, 인간사에 간섭하고 기적을 일으키고 우리의 생각을 읽고 죄를 벌하고 기도에 답하는 신과 아득히 멀다. 둘을 일부러 혼동시키는 것은 지적인 반역행위다.”
임성빈 : 먼저 신의 정의부터 얘기했으면 합니다. 사람마다 개념이 다른 것 같아서요. 어떤 학자들은 외계인을 신과 연결시킵니다. 이를테면 오래전에 외계인이 (지구에) 와서 생명과학적인 방법으로 인간을 창조했다는 겁니다.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외계인이 신이겠지요. 우리가 통상 말하는 창조주와는 전혀 다른 개념이겠지만.
프리초프 카프라(오스트리아 출신 미국의 물리학자, 신과학(新科學)운동의 선도자)는 리처드 도킨스와는 정반대의 생각을 갖고 있어요. 확실한 유신론자이거든요. 그래서 과학과 신이 함께 가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얘기하지요. 만일 신이 참다운 존재라면 종교에 따라 다를 수 없다는 거죠. 과학과 분리될 수도 없고. 참다운 신이라면 과학에서는 존재하지 않고 종교에서만 존재할 수는 없다는 겁니다. 결국 종교의 통합, 그리고 과학과 종교의 통합을 얘기하고 있어요.
에너지 뒤엔 뭐가 있나
제원호 : 과학은 객관성이 있고 반복성이 있는 현상을 얘기한다고 봅니다. 그런데 신은, 마치 사랑이 실체가 있지만 이거다 저거다 얘기할 수 없는 것처럼 우리의 오감으로는 알 수 없는, 때로는 육감으로 어느 정도 알 수도 있겠지만, 장님 코끼리 만지듯 부분적으로는 이해할 수 있겠지만 전체적인 모습을 파악하기란 불가능한 존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오랫동안 신과 과학은 양립할 수 없는 평행선을 달려왔습니다.

현대과학이 시작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어요. 모든 물질은 보이지 않는 에너지로 구성돼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게 1905년, 기껏해야 100년이 지났습니다. 그럼 에너지만 모아두면 물질이 되느냐, 그렇지 않지요. 그럼 에너지 뒤엔 뭐가 있는가. 신학자들은 그것을 신의 지혜, 창조의 지혜라 얘기하고 과학자들은 복잡한 정보가 숨겨져 있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그 정보는 보이지 않지요. 그러니까 과학이 물질에서 에너지, 즉 보이지 않는 영역으로 들어가고 있습니다. 모든 것이 에너지다, 파동이다 하는 것은 형이상학적인 개념이지요. 따라서 과학과 신은 지금 상호보완적인 관계를 찾아가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임성빈 : 제 교수께서는 창조과학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세요.
제원호 : 저는 창조과학회 회원은 아닙니다만, 요즘은 창조과학이라는 말 대신 지적설계라는 용어를 더 많이 쓰는 것 같더라고요. 상당히 수긍이 가는 점이 있지만, 객관적으로 (신의 존재를) 설명하는 데는 한계나 무리가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반성해야 할 점도 있고.
임성빈 : 창조과학회 사람들과 얘기할 기회가 있었는데, 거기선 현대과학을 완전히 무시해요. 그러니까 빅뱅(우주 대폭발)도 무시하죠. 성경에 나오는 연대로만 계산해 우주의 역사가 2만년이 안 된다고 생각하죠. 진화론도 무시하고. 그거는 조금 문제가 있지 않나요.
김재수 : 개신교의 근본주의자들에서 비롯된 것 같아요. 창조과학회는 종교성이 너무 강해 객관성이 없죠.
제원호 : 인간의 관점이냐 신의 관점이냐에 따라 견해가 다르다고 봅니다. 과학에서는 우주의 연대를 150억년으로 봅니다. 성서에서는 6일 동안에 모든 게 창조됐습니다. 저는 둘 사이에 전혀 모순이 없다고 봅니다.
김재수 : 종교적인 관점에서 신에 접근할 때는 현대과학의 패러다임을 반드시 고려해야 합니다. 종교의 핵심 혹은 본질은 영성(靈性)입니다. 요즘 스피리추얼 사이언스(spiritual science·영성과학)라는 표현을 씁니다. 영성과 과학이 만난다는 거죠. 저는 희로애락을 가진 기독교의 인격신이나 불교의 불성이나 다르지 않다고 봐요.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 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