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0월 여주 블루헤런 골프장에서 열린 제9회 하이트컵 여자 프로골프 챔피언십 2라운드 16번 홀에서 신지애가 홀인원을 성공시킨 뒤 16번 홀 깃대를 들고 환호하고 있다.
“실제로 3년간 운이 좋았습니까?”
이 질문에 답변한 사람 중 90% 이상이 운이 아주 좋았다는 것이다. 약 7%가 약간의 행운이 있었다고 응답했고, 약 3%는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고 답했다.
90% 이상이 ‘확실히’ 그리고 ‘아주 운이 좋았다’고 답변한 것이다. 여러 사람과 인터뷰한 끝에 나는 홀인원하면 3년간 운이 좋은 이유를 이렇게 결론 내렸다.
첫째, 자신감(self confidence)이 생기기 때문이다. 골퍼라면 누구나 ‘홀인원을 원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다. 그러나 나는 홀인원을 했다. 따라서 나는 엄청난 행운아다.’ 이렇게 자기 자신에 대한 인정감이 생기면 매사에 활력이 생길 수밖에 없다.
둘째, 긍정적 힘(positive power)이 생기기 때문이다. 홀인원의 순간은 황홀하다. 마치 흑백TV 화면이 컬러TV 화면으로 바뀌는 것 같은 짜릿함이 생긴다. ‘이 세상이 모두 아름답게 보인다.’ 이런 감정으로 사람을 만나고 사물을 대하면 일이 잘 풀릴 수밖에 없다.
셋째, 좋은 인간관계(good relationship)가 생기기 때문이다.
홀인원을 하면 동반자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 선물도 하고 술도 한잔 낸다. 가볍게 내는 게 아니라 화끈하게 좋은 일로 베푸니까 내는 사람도 기분 좋고 받는 사람도 기분이 좋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주변 사람들과 관계가 좋아질 수밖에 없다.
“홀인원하고 안 쏘는 놈은 3년간 재수가 없다.” 이 말은 좋은 일이 생겼는데 인색하면 오히려 인간관계가 약화될 수 있다는 의미로 홀인원하면 왜 화끈하게 쏴야 하는지를 잘 설명해주고 있다. 홀인원을 하고도 기뻐하지 않는 사람, 그리고 아무에게도 이 사실을 알리지 말라는 사람에게는 결코 행운이 찾아가지 않는다. 이런 사람은 굴러들어온 복도 털어내는 사람이다.
금탑, 은탑, 동탑…
올 추석 전에 대한전선 양귀애 회장이 무주CC에서 홀인원을 했다는 문자메시지가 왔다. 축하인사를 드렸고 추석 전날에 함께 라운드했다. 그런데 추석 며칠 후에 또 문자메시지가 왔다. 홀인원을 또 했다는 것이다. 의아하게 생각했는데 확인해 보니 추석을 전후로 보름 만에 홀인원을 두 번 한 것이다. 나는 최소 6년간 행운이 따를 것이라는 축하의 덕담을 드렸다.
지난해에는 경기북부의 명문 골프장인 서원밸리 CC에서 웅진그룹 윤석금 회장과 라운드하다가 그분이 홀인원하는 것을 목격했다. 생애 최초의 홀인원이었는데 동반자들은 고급 양복을 한 벌씩 선물로 받았다.
홀인원 이후 웅진그룹은 승승장구하더니 올해에는 윤 회장이 렉스필드에서 다시 홀인원을 했다. 2년 연속 홀인원을 한 것이다.
나는 얼마 전 이분과 라운드하다가 이런 말을 했다.
“홀인원 두 방이면 세계 금융위기도 잘 헤쳐나갈 수 있을 겁니다.”
언젠가 허범도 국회의원으로부터 홀인원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홀인원에도 등급이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