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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제조기’ 원주 동부프로미 전창진 감독의 ‘인간관리학’

“내가 최고가 되든지, 최고를 내 편으로 만들든지”

  • 김일동 동아일보 출판국 전문기자 ildong@donga.com

‘우승 제조기’ 원주 동부프로미 전창진 감독의 ‘인간관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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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질병으로 선수생활을 접고 구단의 온갖 허드렛일을 도맡아 했던 전창진 감독. 하지만 그는 한국 프로농구의 최고 감독으로 자리매김했다. “주무 출신이 감독을 해?” “선수 덕분에 잘나가는 감독?”이라는 비아냥은 오히려 우승의 거름이 됐다. ‘주무’처럼 선수를 다독이고, 버려진 조연을 주연으로 발탁하는 용병술은 ‘배려와 인화’의 리더십으로 안착했다. “꿈과 미래는 준비된 사람에게만 온다”는 전 감독의 3시즌 우승 비법.
‘우승 제조기’ 원주  동부프로미 전창진 감독의 ‘인간관리학’
전창진(45) 감독을 만난 곳은 동부프로미 소속 김주성 선수가 웨딩마치를 울린 5월10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 커피숍이었다. 오후 1시 결혼식에 앞서 한 시간가량 시간이 난다고 해서 그렇게 시간을 잡았다. 4월25일에 삼성을 상대로 한 2007~2008 프로농구 챔프전을 끝냈지만 그는 보름이 지난 이날까지 스케줄이 빡빡했다. 먼저 그가 우승 후 시간을 어떻게 보냈는지로 얘기를 시작했다.

“우승하면 인사 다닐 데가 참 많거든요. 21개 언론사 인사 다니는 데만 사흘이 걸렸어요. 4월30일에는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KIA전 시구행사에도 참석했고요.”

여기저기서 열어주는 축하연을 거절할 수도 없다. 구단 축승회, 원주시 주최 축승회 같은 공식행사 외에도 지인들이 불러주는 모임이 여럿 있다. 이런 데 안 갔다가는 뒷말을 감당할 수 없다. 그는 “이 이야기는 비밀인데…” 하면서 5월 초에 중국에 며칠 갔다 왔다고 털어놨다. 중국 리그는 끝났지만, 아직 홍콩 등지에 머무르고 있는 선수들을 살펴보고 왔다는 것.

동부프로미 팀은 5월9일 저녁 선수단 회식과 10일 김주성 선수 결혼식을 끝으로 2007~2008 시즌을 종료했다. 6월16일까지는 휴가다.

선수 덕분에 잘나가는 감독?

“이 기간에도 할 일이 많아요. 외국인 선수 스카우트를 위해 푸에르토리코와 필리핀에 갈 예정입니다. 또 훈련계획서를 작성하고 선수 수급계획을 짜야지요. 가족들도 만나야 하고요.”

그의 가족은 캐나다 토론토로 이민 가 있다. 길어야 1년에 3주 정도 같이 지낼 뿐이다. 가족과 떨어진 지 6년째인데, 아이들이 몇 살이냐는 질문에 갑자기 당황한 표정을 짓더니 “아…큰애가 지금 열일곱, 작은애가 열하나…” 하면서 자신 없어 한다. 갑자기 아이들 나이가 생각이 안 난 모양이다.

선수들도 휴가기간이라고 무작정 놀 수 없다. 선수에 따라 웨이트나 러닝 등 각자 몸을 만들어오라는 숙제를 내준다. 대개는 하루 1시간 정도 하면 되는 분량이지만, 어쨌든 긴장을 놓지 않게 한다. 전혀 안 움직이면 근육이 ‘기억력’을 잃기 때문이다.

간혹 신인들 중에는 이 숙제를 잘못 받아들여 엉뚱한 짓을 하는 경우도 있다. 지난해 연세대를 졸업한 이광재 선수는 선수단 첫 미팅에서 실시한 체력 테스트에서 탈락했다. 몸이 10kg 이상 불어서 온 것이다. 왜소한 체구의 그는 프로세계에서 힘을 키우려면 체중을 불려야 한다고 착각을 했다. 포스트에서 몸싸움을 하는 선수는 살을 찌울 필요가 있지만, 스피드가 생명인 가드는 살이 찌면 안 된다. 전 감독에게 혼쭐이 난 그는 한 달 만에 다시 10kg을 뺐다. 혹독한 훈련과 식사조절이 비결 아닌 비결이라고 했다.

2001년 말 원주 삼보(현 동부) 감독 자리에 올라 정규 리그와 플레이오프를 합쳐 통산 241승을 거둔 명감독. 자신이 감독을 맡은 일곱 시즌 중 4번 챔피언 결정전에 올라 3차례 우승컵을 들어올린 전 감독이지만 그는 오랫동안 농구계에서 주류로 인정받지 못했다.

그는 고려대를 졸업하고 농구 명가 실업팀 삼성전자에 입단했다 1년 만에 고질병인 발목 수술을 받고 선수생활을 접었다. 그 후에는 줄곧 프런트에서 일했다. “주무 출신이 감독을 해?”라는 비아냥과 함께 “김주성 선수 같은 특A급 선수를 두고 누구는 우승 못하나”라는 얘기도 많이 들었다. ‘좋은 선수 만나 성적 내는 감독’ ‘선수 덕분에 잘나가는 감독’이라는 소리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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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동 동아일보 출판국 전문기자 ild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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