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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인기 영어강사 3인, 영국 유학 와서 실감한 ‘콩글리시’의 한계와 가능성

“‘How are you?’ 인사에 ‘I´m fine, and you?’ 하는 사람 하나도 없더라”

  • 사회·정리 : 성기영 신동아 영국통신원 sung.kiyoung@gmail.com

강남 인기 영어강사 3인, 영국 유학 와서 실감한 ‘콩글리시’의 한계와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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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인기 영어강사 3인, 영국 유학 와서 실감한 ‘콩글리시’의 한계와 가능성

<b>…김인경(41)</b> 압구정동 Yn 어린이 영어교육연구소장. 율동, 영어노래 등 어린이 영어교수법 개발 전문가로 ‘우리 아이가 영어 동화에 푹 빠졌어요’를 펴내기도 했다. “경제력은 몰라도 정보력만큼은 자신 있다”는 자칭 ‘강남 엄마’다.

사회 : 영국 교실에서도 공부 잘하는 아이와 못하는 아이 간에는 차이가 있을 텐데요.

김 : 한 학급 안에 수준별로 여러 그룹이 나뉘어 있어요. 중학교 다니는 우리 아이 수업내용을 들여다보니까 ‘로미오와 줄리엣이 첫날밤을 보내고 어떤 변화를 겪었는지’를 주제로 에세이를 써오라는 거예요. 천차만별의 답이 나올 수 있는 이야기죠. 그리고 그중에서 제일 잘 쓴 아이의 습작을 보여주면서 이렇게 쓰면 A+를 받는다고 가르치는 거예요. 반면 실력이 못 미치는 아이들에게는 그것보다 쉬운 과제를 내줍니다. 물론 불만이 있겠지만 이 아이들에게도 잘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자극받을 수 있게 기회를 주는 거죠. 한국의 경우 학교는 평균 레벨에만 맞추고 학원은 수준별로 따로 묶어 그 아이들끼리만 모아 가르치잖아요. 그러니까 아이들은 여기서도 못 따라가고 저기서도 재미를 못 느끼는 거죠.

장 : 한국과 같은 환경에서 영국처럼 능력별 반편성을 하면 아마 학부모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거예요. “우리 아이도 상급반에 집어넣으면 해낼 수 있는데 왜 옮겨주지 않느냐”고 당장 항의할 거라는 말이죠. 학원에서도 반을 나눠놓으면 엄마들이 전화를 해요. “우리 아이는 수학과 과학은 모두 A그룹인데 영어만 좀 뒤떨어져서 B그룹이니까 영어도 A그룹으로 옮겨달라”는 거죠. 일단 동네 사람 보기 창피하고 친척들한테 체면이 서지 않는다는 거죠. 이러다 보니 김 선생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영국식 교실운영을 한국에 도입하는 것은 학교에서도 힘들 테고 학원에서는 아예 불가능하다고 봐야죠.

사회 : 화제를 좀더 실질적 문제로 돌려볼까요. 얼마 전 ‘워싱턴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에 13만명의 한국인이 총 2030만달러의 전형료를 내고 토플을 치렀지만 정작 한국인 평균 성적은 148개국 가운데 103위를 기록했다죠. 한국인의 영어는 왜 늘 이런 수준에 머물러 있을까요.

‘영어 그릇’부터 갖춰야 하는데…



장 : 넓게 보면 영어가 늘지 않는 결정적 요인은 역시 입시제도입니다. 듣기와 말하기는 물론이고 심지어 읽기도 마찬가지예요. 읽기 교육을 하다 보면 지문의 내용 자체에 관심을 가지기보다는 이 지문을 바탕으로 출제되는 문항들을 얼마나 빨리 정확하게 풀 수 있을지에만 관심을 갖거든요. 생산적인 방향과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먼 거죠.

한 : 한국에서는 토익 교재와 문법 참고서를 끼고 살아도 입이 안 떨어지더니 영국에 와 살면서 실제로 부딪치니까 어느 정도 영어가 통하는 경험을 했어요. 결국 영어도 모국어를 쓰듯이 자주 사용할 기회를 줌으로써 살아 움직이는 언어로 만들 수 있거든요. 그런데 우리는 정확한 구문만 익히도록 강요하는 경향이 강하죠. 언어는 하나의 도구에 불과하잖아요. 아이들이 먼저 넓고 깊은 그릇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면 (거기서 밥을 퍼먹는) 도구는 나중에 충분히 얻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장 : 공교육과 사교육을 막론하고 생산적 교육을 하기 위한 인프라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형편이에요. 그러니까 가야 할 방향이 정해져 있다고 해도 그걸 뒷받침할 선생님과 새로운 방침을 지지해줄 학부모가 없는 거죠. 학부모들 역시 1970, 80년대에 영어교육을 받은 세대라 말로는 “살아 있는 교육이 중요하다”고 하면서도 실제로는 “그럼 빨리 ‘Vocabulary 22000’부터 외워” 이렇게 되는 거죠. 아이들은 21세기를 살아가는데 부모나 선생님은 여전히 20세기에 머물러 있는 느낌이에요.

김 : 그런 면에서 보면 그나마 입시와 관계없이 선생님들이 신념을 갖고 영어교육 이론대로 소신껏 지도할 수 있는 시기는 어린이일 때밖에 없어요. 문제는 영어가 우리나라에서 ‘외국어’라는 거예요. 교실 안에서만 영어를 사용한다는 말이죠. 그러다 보니 영어의 쓰임새와 아이들의 실생활 사이에 연관관계가 없어요. ‘모비딕’ 같은 영어소설이 요즘 한국 아이들에게 인기 있다고 하지만, 결국 이것도 실생활과는 별로 관계가 없는 내용이거든요. 그럴 바에야 차라리 아이들이 생활 속에서 느끼는 주제를 다룬 만화를 읽히는 게 나을지도 모르지요. 우리는 추상적인 데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사회 : 그래서 요즘은 아예 교과내용을 영어로 가르치면서 자연스럽게 영어를 익히도록 하는 이른바 몰입교육을 도입하는 학교도 늘어나고 있다지요?

한 : 그렇습니다. 우리말도 정작 문법 지식은 중학교에 가서나 배우잖아요? 마찬가지로 영어만을 떼어내서 ‘언어지식’을 가르치는 것보다는 하나의 교과목을 영어로 가르친다면 지금처럼 주어진 문장을 외우는 방식을 지양할 수 있겠죠.

김 : 맞아요. 미술 강의나 과학실험을 영어로 진행한다면 영어의 쓰임새는 쓰임새대로 배우고 해당 분야의 지식은 지식대로 배우는 거죠. 하지만 몰입교육을 한꺼번에 도입하면 학생들이 부담을 느낄 수 있으므로 신중할 필요도 있어요.

사회 : 먼저 읽기와 쓰기에 논의의 초점을 맞춰보지요. 영국에서 공부하면서 다른 나라에서 온 학생들과 비교해 한국 학생들의 읽기와 쓰기 능력은 어느 정도이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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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정리 : 성기영 신동아 영국통신원 sung.kiyou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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