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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령이 쓰는 이사람의 삶

한식(韓食) 세계화 꿈꾸는 조태권 광주요 회장

“한 상 떡하니 차려내니 세계 부호들이 까무러칩디다”

  • 김서령 칼럼니스트 psyche325@hanmail.net

한식(韓食) 세계화 꿈꾸는 조태권 광주요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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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韓食) 세계화 꿈꾸는 조태권 광주요 회장

‘가온’의 홍계탕(위)과 마두부찜.

앞으로 유망한 산업이 뭐가 있겠습니까. 모방 아닌 산업은 관광밖에 없거든요. 중산층이 점점 늘어나고 있어요. 2020년이면 인도, 중국이 커져 세계의 중산층이 20억명이 생기게 됩니다. 20억의 반만 세계를 돌아다닌다고 가정해봅시다. 이건 엄청난 일이야. 교통, 숙박, 음식, 관광, 볼거리, 먹을거리, 잘 거리, 다닐 거리, 이게 바로 문화거든요.

이 네 개 중 교통과 잠은 이 땅 안에서만 해야 하는 거잖아, 그렇지만 음식은 바깥에 나가서 팔 수도 있단 말입니다. 그걸 우리 아이디어로 만들어야지. 10억명이 1년에 한 번만 한식을 먹는다고 칩시다. 20달러짜리 한 번 먹으면 200억달러죠. 두 번 먹으면 400억달러 아닙니까. 어디 그뿐이겠어요? 식품산업은 기하학적으로 늘어날 수 있는 시장입니다. 우리처럼 자원이 부족한 나라는 앞으로 식품산업으로 가야 합니다. 우리만의 고추장, 된장, 간장, 김치 이런 것을 들고 세계로 가는 거죠.

그게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으면 또 뭐가 따라오느냐. 원산지에 가서 그것을 직접 먹어보겠다는 관광객. 그들이 우리나라로 몰려옵니다. 우리나라 국토 70%가 산 아닙니까. 각종 산나물, 버섯, 고랭지 채소 얼마나 많고 얼마나 맛있습니까. 산을 경작해 고랭지 채소들 심고 버섯 심고, 머루·오디·복분자 단지를 만들고, 그게 꽃피면 꽃구경 하고, 열매 따서 술 담그고 저장고 만들고, 실버타운 만들고, 뱃길로 그런 단지를 돌아다니며 관광하게 만드는 겁니다. 식품산업 하나만 잘하면 시너지 효과가 엄청나요. 너무 아름다운 것들이 나오기 시작한다고요. 그렇게 우리나라 미래를 구상해나가야 합니다. 그런 의미라면 나는 운하도 반대하지 않겠어요.”

막대한 비용을 투자해야 하고 산과 강을 무리하게 파헤쳐야 하는 운하 건설을 나는 결단코 반대하지만 조 회장이 꾸는 꿈엔 설득당할 수밖에 없다. 미래 한국의 청사진이 음식산업을 중심으로 전국토를 새롭게 물들이면서 펼쳐질 수도 있구나! 더구나 조 회장이 주장하는 한식 세계화 계획은 한 끼 20달러짜리 식사가 아니다. 한 끼에 적어도 100달러짜리는 되는 최고급 한식을 팔아야 한다는 거다.

한 끼 270만원짜리 한식 만찬



우린 집집마다 즐비하게 장독을 늘어놓고 살던 민족이다. 장독대란 게 뭔가. 소금 대신 간을 하는 기본양념 저장고다. 온갖 발효식품이 철마다 지방마다 집안마다 다르게 밥상 위에 오르던, 예민한 혀를 가졌던 사람들이다.

밖에서 밥을 사먹는 일이 점점 일반화하고 있다. 밖에서 먹는 밥이 집에서 먹는 밥과 같기를 원해서 나온 게 바로 서두에 말한 가정식 백반일 것이다. 그 이름은 여타의 메뉴들이 이미 어머니 솜씨와는 다른 ‘식당’ 메뉴라는 선언이 내포된 이름이고 어쩌면 우리 식당들이 가정 아닌 ‘영업용 음식’을 따로 만들어 팔고 있다는 고백을 담고 있기도 하다.

소득수준이 올라갈수록, 문화가 중시될수록 음식엔 품격이 요구된다. 게다가 전래한 우리 것을 잘만 가꾸면 그게 산업이 되어 미래 나라살림을 살찌울 뿌리가 돼줄 수도 있다고? 조 회장의 얘기를 들을수록 그 가능성은 커 보인다.

“음식에서 가장 중요한 건 맛이 아니라 포장이에요. 음식이란 한번 고급으로 각인되면 영원히 그 수준을 유지하는 겁니다. 담는 그릇과 테이블과 세팅과 꽃과 식탁 위의 모든 소품과 그 방의 분위기와 거기에 참석한 손님, 음악, 술, 이 모든 게 음식을 포장하는 것들이죠.

일본의 스시(초밥). 그것도 원래는 고급 음식이 아니었어요. 1800년대 말 뱃사람들이 생선을 잡아 안 썩게 하려고 소금에 절였다가 밥하고만 먹었던 게 스시예요. 그런데 일본인들은 스시를 일본의 최고 음식으로 격상시켰거든요. 식당 건물도 최고급 자재로 짓고 그릇도 꽃도 최고급을 사용하고 여직원들 기모노도 최고로 입히고, 물론 서비스도 최상으로 갔죠.

음식에 가치를 부여해서 성공한 거죠. 우리는 음식문화 하면 만날 삼겹살 같은 것만 언급하며 서민생활과 대중의 미덕을 강조하죠. 그렇게 해선 백날 가난밖에 물려줄 게 없어요. 세계적인 술이 있는 나라들을 보세요. 다 선진국입니다. 음식이 발전하면 정치, 문화, 경제가 골고루 발전하게 돼 있어요. 우리처럼 불균형한 나라는 없어요. 우리도 세계로 나아가려면 각 분야의 문화가 골고루 한 단계 올라서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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