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pact of the book
이 책을 읽은 독자의 반응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속시원하다. 몹쓸 사람 욕을 대신 해주니 정말 고맙다”이고, 다른 하나는 “나도 이 책에서 말하는 ‘또라이’가 아닐까”이다. 인쇄매체에서 보기 힘든 ‘또라이’ ‘꼴통’ 등의 표현에서 대리 쾌감을 느꼈다는 반응도 있다. 나만 이런 수모를 겪는 게 아니라는 생각에 위안을 얻었다는 의견도 나왔다.
못된 직장 상사나 동료, 버릇없는 부하직원에 대한 이야기는 퇴근 뒤 술자리의 단골 화제다. 인간은 남의 단점은 크게 보지만 자신의 잘못은 보지 못한다. 요즘 직장은 경쟁이 심한 데다 개인 능력별로 보상이 결정된다. 이 때문에 동료를 같은 배를 탄 사람이라는 생각보다 이겨야 할 적으로 여기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이런 생각이 들면 스스로 ‘또라이’같은 행동을 할 공산이 크다. 그래서 이 책은 ‘또라이’에 대한 설명과 함께, 멀쩡한 사람이 어떻게 ‘또라이’가 되는지도 상세히 분석했다.
회사생활에서 가장 힘든 것을 묻는 설문조사 결과 ‘인간관계’가 압도적으로 많이 나왔다. 그간 ‘인간관계’에 문제가 있는 사람은 사회성이 부족하거나 융통성이 모자란 사람으로 취급됐다. 이 책은 그런 추상적인 개념에서 벗어나 구체적이고 정확하게 ‘또라이’를 설명한다.
조직 내 인사담당자들도 이 책이 업무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한다.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인재를 솎아내야 했지만 방법을 몰라 고생했는데 그들을 다루는 법을 시스템적으로 분석한 ‘또라이 제로 조직’을 통해 조직을 건강 체질로 바꿀 수 있었다는 것이다.
다만 상당수 독자는 서점에서 책 제목을 말하기가 쑥스러웠다고 한다. 이런 대화를 한번 상상해보라.
“‘또라이 제로 조직’ 있나요?”
“또라이요?”
▼ Impression of the book
‘또라이’라는 말은 일상에서 종종 쓰인다. 하지만 글을 쓸 때 이 단어를 사용하는 이는 드물다. 책이나 신문에는 비어나 속어를 쓰지 않는 탓이다. 하지만 이상한 행동으로 주변을 힘들게 하는 인물을 가리키는 데 ‘또라이’보다 적합한 말이 있을까. 점잖은 단어로 표현했다면 사람들의 공감을 끌어내기 힘들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한국에도 미국 못지않게 많은 ‘또라이’가 있다. 우리나라는 오랫동안 개인의 인권에 무심했다. 월급 받고 일하는 직장에서는 권리를 찾기가 더 힘들었다. 그래서인지 학자나 전문가들도 건전한 직장문화를 위한 연구에는 소홀했다.
우리 기업들은 조직문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개인에게 “있는 그대로의 문화를 받아들이고 적응하라”고 말한다. 기업 분위기가 경직된 탓이다. 이 책은 직장문화를 인간관계 측면에서 생생히 담아내 직장인에게 힘이 되는 지침을 제공한다.
하지만 ‘또라이’에 대한 대응 방안이 개인적 차원에 머문 점은 아쉽다. ‘또라이’ 피하기, 심리적 리프레이밍(reframing·관점 바꾸기), 일찌감치 회사 떠나기 등 제시한 대응책은 조직적으로 시스템화하기 힘든 면이 있다. 긍정적이고 적극적이기보다 소극적인 방어책에 머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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