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2월호

평생을 결정할 ‘순간’을 잡아라!

  • 권재성 한국서부발전(주) 관리처장

    입력2008-12-08 17: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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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생을 결정할 ‘순간’을              잡아라!

    <b>굿타이밍</b><br>신완선 지음 더난출판사

    이 책은 선택이라는 주제를 일상의 시각으로 설명하고 있다. 다양한 이론을 소개하면서도 누구나 공감할 수 있도록 눈높이를 낮춘 노력이 돋보인다. 일상생활에 접목시켜 이해력을 높이는 한편 사례를 통해서 쉽게 응용하도록 배려했다. 특히 저자는 의사 결정 시점에 초점을 맞추었다. 선택 시점을 놓치지 않도록 1:10:100 법칙을 학습해두라는 것이다. 선택도 중요하지만 선택의 시기에 더 민감하라고 강조한다. ‘내가 현재 무심코 지나치고 있는 선택 문제는 없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말이다.

    종종 한국인의 감정적 의사 결정 습성이 비판받는다. 급하고 감성적이어서 일을 그르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다.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의사 결정 방법에 대한 아쉬움의 목소리가 큰 이유다. 이 책은 우리에게 이성적으로 판단하는 데 필요한 핵심 요소를 깨우쳐준다. 막무가내로 떼를 쓰며 결정하는 풍토에서 탈피해 냉정한 이성을 추구하라고 주문하고 있다.

    ▼ Abstract

    ‘숲에 두 갈래 길이 있었네./ 나는 나는 아무도 가지 않은 길로 갔지./ 그 다음/ 모든 것이 달라졌다네’. ‘아무도 선택하지 않은 길’로 첫 문장을 시작하는 이 책은 의사 결정의 사이클을 근거로 해 총 8장으로 전개된다. 선택, 편견, 시기, 결정, 실행, 재설계, 그리고 실수 회복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사용되는 핵심 의사 결정 이론을 다루고 있다.

    ‘뉴욕타임스’의 명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이 말했듯이 세계는 편평하다. 즉, 선택의 시대가 왔다. 편평한 세계에서는 선택 능력이 강력한 경쟁력이며, 선택 결과가 곧 인생을 좌우한다. 빌 게이츠가 “다시 태어난다면 중국의 천재로 태어나고 싶다”고 한 고백은 신랄하다. 선택의 가치가 그만큼 커졌다는 의미다. 제1장에 소개된 ‘선택(choice)’이 던지는 화두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절대적인 이유다.



    의사 결정에서 객관적 판단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우리는 흔히 직관에 의존한다. ‘편견(bias)’의 가능성을 무시하면서 살아가곤 한다. ‘직관이 곧 독약일 수 있다’고 주장한 대목에서 어제의 성공이 내일의 재앙이 될 수 있음을 배우게 된다.

    제3장 ‘시기(timing)’ 편이 바로 이 책의 핵심이다. 1:10:100의 법칙을 소개하면서 시기가 갖는 가치를 숫자로 제시하고 있다. 1의 노력으로 결정할 수 있는 시점, 10의 노력으로 결정할 수 있는 시점, 100 즉 뒷북을 치는 시점에 대한 구조를 소개한다. 남보다 일찍 결정하면 물론 유리할 것이다. 그런데 바로 그 시점이 정보의 수준에 연관될 수밖에 없음을 도표로 보여준다. 시기와 정보의 적정 구도를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1:10:100의 법칙을 염두에 두고 의사 결정 시점을 앞당길 필요가 있다. 정보도 없고 의사 결정 시점만 늦은 무지형이나 우유부단형에서 정보가 많고 의사 결정이 빠른 리더형이나 전문가형으로 전환해야 한다. 리더나 전문가가 되거나 그렇지 않다면 그런 유형의 사람을 만나려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32세에 주지사를 하고 46세에 미국 대통령이 된 클린턴의 사례는 ‘인간관계’가 선택의 시기를 앞당기는 데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보여준다. 부록에 소개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혁명가 체 게바라, 잭 웰치 전 GE 회장,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 빌 게이츠 전 마이크로소프트 회장 등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의사 결정 시점에 강했다.

    평생을 결정할 ‘순간’을              잡아라!

    ‘굿타이밍’은 자신의 인생 설계도를 그려볼 수 있는 부록 ‘굿타이밍 노트’도 함께 준비했다. 뉴스앵커 오프라 윈프리는 뉴스 앵커에서 좌천된 일을 토크쇼 진행자 기회로 삼았다.

    ‘결정(decision)’에서는 의사 결정 문제를 정확하게 설정할 것을 요구한다. 왜 의사 결정 목표를 정한 후에 기준을 설정해야 하는지도 알 수 있다. 의사 결정 기준은 가능하면 일곱 가지 이하로 조정돼야 한다. 동시에 너무 많은 기준을 고려하는 것은 정확한 의사 결정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실행(action)’은 의사 결정에 대한 결단을 의미한다. 이제 결정하라는 뜻이다. 여기서는 의사 결정자의 심리를 근거로 한 방법론이 소개되어 있다. 낙관론을 근거로 한 방법, 비관론을 근거로 한 방법, 낙관과 비관의 조합 방법, 확실하게 우선순위가 있는 방법 등을 포함한다. 이 책의 백미는 이들 모두에 대한 예시를 실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는 점이다.‘쓰레기통에도 꽃이 피는가’를 설명하면서 이건희 전 삼성 회장의 의사 결정에 대해 질문을 던진 것도 역설적인 발상이다. 배우기 힘든 의사 결정 노하우가 쓰레기통 모델로 불리고 있다니 말이다.

    ‘재설계(thought)’에서는 왜 가난해도 부자의 줄에 서야 하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고수에게서 의사 결정을 배워야만 10년 혹은 20년 후에 후회하지 않게 된다. 혼자서 모든 것을 결정하려는 오류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역술인이 과연 의사 결정에 도움이 되는가 하는 부분도 흥미롭다. 선택에 대한 자신감을 강화시킬 수 있지만 선택 자체의 우수성을 높이기는 어려워 보인다.‘실수 회복(recovery)’은 잘못된 의사 결정에 대응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막무가내형 의사 결정자는 조금 더 고생을 하도록 놓아두어야 한단다. 다소 냉소적 표현이지만 그러한 의사 결정자가 되지 말아야 한다는 경고인 셈이다. 실수도 1:10:100의 원리를 적용해 10 이전의 타이밍에 회복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소 잃었으면 외양간이라도 빨리 고쳐야 다음 사고라도 줄일 수 있다는 얘기다. 결과를 바꾸려면 과정을 혁신하라고 강도 높게 주문한다.

    마지막 장으로 제시된 ‘인생편’은 의사 결정의 성공 방정식을 제시하고 있다. ‘성공 = T(Timing)×D(Decision)×A(Action)’이라는 곱셈의 공식이 많은 것을 시사한다. 결국 시기, 선택, 실행이 핵심이다. 그중에서도 저자는 특히 시기를 강조하고 있다. 아무리 노력해도 시기가 잘못되면 결과가 반감된다. 의사 결정은 반드시 학습되어야 할 경영의 핵심요소다.

    ▼ About the author

    저자는 성균관대 시스템공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경영 서적을 출간하는 공대 교수로 유명하다. 산업공학을 전공했으면서도, 리더십과 혁신 부문에서 다수의 베스트셀러를 출간해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그가 주창한 ‘컬러 리더십’은 지금도 중요한 시기에 장관 평가에 이용될 정도로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최근 동아일보가 실시한 경제 장관의 리더십 진단도 신 교수의 도움을 받았다. 20대에 미국에서 교수를 하면서 기업을 자문한 경력으로 인해 현장에 대한 이해가 높은 전문가다. 바로 이러한 현장감 덕분에, 그의 글은 당장 적용할 수 있을 것 같은 가능성을 갖고 읽게 된다. ‘굿 타이밍’은 신 교수가 지난 22년간 매년 강의한 테마라고 한다. 가장 자신 있게 독자를 만날 수 있었을 것이다.

    ▼ Impact of the book

    의사 결정에서 굿 타이밍이 얼마나 중요한 이슈인지를 파악하기 위해 야후에서 타이밍을 검색했다. 무려 541만건이 검색되었다. 타이밍이라는 주제가 얼마나 중요한 관심사인지를 알 수 있다. 다시 굿 타이밍을 찾아보았다. 33만9000건이 검색되었다. 대략 6%를 조금 웃도는 수치다. 굿 타이밍을 맞추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신 교수가 저술한 ‘굿 타이밍’이 우리 사회에 미친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신완선 굿 타이밍’을 검색했다. 2250건의 웹문서가 나타났다. 근사적 분석이긴 하지만, 시장에서의 영향력이 1%에 못 미친다. 물론 한 권의 책으로서는 결코 적잖은 비율이다. 하지만 독자의 관심사에 더 많이 더 가까이 다가설 여지가 남아 있다고 본다. 특히 앞으로 더욱 복잡하고 다양한 세상을 살아가면서 더 많은 의사 결정 기회를 가질 수밖에 없는 대학생이나, 기업체 신입사원의 필독서로도 손색이 없는 책이다. 인터넷에 올라온 ‘굿 타이밍’에 대한 글 중에서 신 교수 강의를 들은 독자의 반응이 신랄하다. “운명만 탓하는 안타까운 사람들이 있다면 이 책을 꼭 한 번 읽기를 바란다.”

    ▼ Impression of the book

    간단한 의사 결정조차 참으로 많은 연관성을 갖고 있다. 의사 결정이 자신에게만 영향을 미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그만큼 다양한 이슈가 얽혀 있다. 언제, 누가, 무엇을 목표로, 어떤 결과를 기대하며 의사 결정을 해야 하는가. 그 결과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잘못된 결과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굿 타이밍’은 의사 결정 시기에 초점을 맞춰 의사 결정의 다양한 질문에 대답하고자 시도한 책이다. 주제가 당연히 폭넓다. 한 가지 이슈를 집중적으로 전개하는 방식이 아니라 전반적인 이슈를 종합적으로 다뤘다. 이러한 접근방식의 강점은 의사 결정의 큰 그림을 보게 만들어준다는 점이다.

    하지만 그런 강점이 약점이 되기도 한다. 각 세부 이슈에 대한 논리 전개가 충분하지 못하다. 그 역시 저자의 선택이다. 우선 의사 결정에서 무엇이 중요한지를 정확히 판단하라는 의도일 것이다.

    ‘굿 타이밍’은 적어도 필자에게는 큰 영향을 미쳤다. 처음엔 무심히 읽었는데, 두 번째 읽으면서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됐다. 반드시 두 번 이상 읽을 것을 권한다. 그래야 정말 선택과 결정의 노하우를 자신의 행동에 반영시킬 수 있다.

    Tips for further study

    평생을 결정할 ‘순간’을              잡아라!
    ‘굿 타이밍’에는 다양한 이론이 등장한다. 그리고 저자는 그러한 이론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사례와 더불어 참고문헌도 제시하고 있다. 궁금한 이슈는 적시된 서적이나 논문을 읽으면 될 것이다. 예컨대 의사 결정의 시너지를 만드는 데 필요한 메디치 효과를 설명하면서는 프란슨 요한슨이 쓴 ‘메디치 효과’(김종식 옮김, 세종서적·사진)를 소개하고 있다. 그 주제가 더 궁금하면, 찾아 확인하며 더 학습하라는 의도다.

    이 책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부록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세계적인 명사 38명을 조사해 그들이 인생에서 어떤 선택을 했는지를 요약한 그림이 포함되어 있다. 보는 재미가 있는 그림이다. 게다가 자신의 의사 결정이 1:10:100의 법칙에서 과연 어디에 해당되는지를 진단할 수 있는 도표도 함께 제시되어 있다. 책을 읽는 것으로 만족하지 말고 자신의 선택 습관이 어느 단계에 해당하는지를 파악하고 적용하라고 주문하고 있다. 선택 학습이 아니라, 선택 훈련에 도전하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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