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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탐방

세계에서도 통하는 토종 브랜드 정관장(正官庄)

  • 구자홍│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jhkoo@donga.com│

세계에서도 통하는 토종 브랜드 정관장(正官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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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정부가 관할하는 곳에서 생산되는 믿을 수 있는 제품, 正官庄
  • ● 홍삼 향의 면역력 강화 효과 입증, ‘신종 플루 유행 때 직원 감염 없었다’
  • ● 정관장 품질의 비밀, 고도로 숙련된‘조직선별’ 공정 노하우
  • ● 홍삼의 지존(至尊), 정관장 ‘천삼 10지’ 한 캔 가격은 430만원
  • ● 해외에서 중국 삼 10배, 미국 삼 5배 가격에 거래
  • ● 인삼공사, 다양한 제품 개발로 글로벌 종합건강기업 발돋움
세계적인 한국 제품 하면 반도체와 자동차, 선박을 주로 꼽는다. 그러나 이들 제품에 들어가는 핵심 기술과 핵심 부품 가운데에는 외국에서 이전받거나 수입해 온 것이 많아, 100% 한국산이라고 강조하기 머쓱한 부분이 없지 않다.

‘정관장’의 경우는 얘기가 다르다. 원료는 인삼 종주국인 우리나라 땅에서 재배된 것을 사용하고, 우리 기술과 노하우로 홍삼 제품을 만들어낸다. 정관장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토종 글로벌 브랜드’로 꼽는 이유가 바로 원료 재배에서부터 제품 생산, 유통과 판매, 수출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우리 손과 힘으로 일궈냈기 때문이다.


세계에서도 통하는 토종 브랜드 정관장(正官庄)
정관장(正官庄).‘바를 정(正)’‘관청 관(官)’‘농막 장(庄 · Fac- tory)’세 글자로 이뤄진‘정관장’은 ‘정부가 관할하는 곳에서 생산되는 믿을 수 있는 제품’이란 뜻이다.

1940년대 초 사제(私製) 홍삼과 위조(僞造) 고려삼이 범람할 때 관에서 만든 진품 홍삼을 이들과 구별하기 위해 포장에 ‘정관장’ 표지(標識)를 사용하면서 비롯됐다. 1996년 인삼 전매제가 해제되고, 1999년 ‘주식회사 한국인삼공사’가 창립돼 민영화된 이후에도 정관장 제품에 대한 신뢰는 굳건히 지켜지고 있다. 국내는 물론 전 세계 60여 개국으로 수출되는 정관장은 이제 명실상부하게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정관장 브랜드 산실, 고려인삼창



한국인삼공사가 전국에서 수매한 인삼은 모두 충남 부여에 있는 고려인삼창으로 보내져 다양한 제품으로 생산된다. 고려인삼창 건물 내부로 들어서자 훈훈한 온기 속에 홍삼 향이 은은하게 풍겨왔다.

공장 견학에 동행한 한국인삼공사 관계자에게 “홍삼 향을 맡고 있으니 건강한 기운이 느껴지는 것 같다”는 말을 건네자 다음과 같은 답이 바로 돌아왔다.

“향을 맡는 것만으로도 건강해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지난해 신종 플루가 한창 유행할 때, 우리 공장에 근무하는 700여 명의 직원 가운데 한 사람도 신종 플루에 걸리지 않았어요. 면역 기능을 강화해주는 홍삼의 효능이 입증된 셈이죠. 직원 얼굴을 보세요. 모두가 윤기 있고 건강해 보이지 않습니까.”

그의 말처럼 마스크와 모자 사이로 드러나는 직원들의 얼굴 피부가 한결같이 촉촉하고 생기가 넘쳤다.

9월부터 11월 사이 전국 인삼밭에서 수확된 6년근 인삼은 거점 집하장에서 한국인삼공사 직원에 의해 모양과 상태에 따라 등급이 매겨진 뒤 고려인삼창으로 옮겨진다. 인삼창에서는 계량과 샘플검사를 거친 뒤 ‘세삼(洗蔘)’ 공정으로 보내진다. 삼을 깨끗이 씻는 세삼은 예전에는 일일이 수작업으로 했지만, 현재는 텀블러 방식의 세삼기를 이용한다.

깨끗하게 씻긴 인삼은 동그란 모양의 삿반에 가지런히 실려 수증기로 찌는 증삼 공정으로 넘겨진다. 수분이 70% 이상 함유돼 있는, 갓 수확한 인삼은 수삼(水蔘)이라고도 하는데, 증삼과 자연건조를 통해 수분 함량을 14% 이내로 줄이면 붉은빛이 감도는 홍삼(紅蔘)으로 재탄생한다.

수삼은 열흘 이상 보존하기 어렵다. 그렇지만 홍삼으로 제조하면 10년까지 보존이 가능하다. 수증기로 쪄서 익히는 증삼 공정을 거친 삼은 일광 건조장으로 보내져 태양광에 자연 건조된다. 하루에 서너 번씩 앞뒤로 뒤집어줘 고르게 말려야 좋은 홍삼이 된다. 이처럼 홍삼 제조에는 수많은 사람의 정성과 손길이 필요하다.

명품 중에 명품, 天蔘 10支

건조를 마친 홍삼은 잔가지와 뿌리를 다듬는 정형과정을 거쳐 육안으로 등급을 매기는 외형선별을 거친다. 다음 과정은 투시기를 통해 조직 내부를 확인해 등급을 나누는 ‘조직선별’. 이 공정에는 정관장의 기술력과 노하우가 집약돼 있다. 암실처럼 꾸며진 작업장에서 빛을 투과시켜 홍삼 내부를 보고 등급을 판별하는 조직선별 작업에는 고도로 숙련된 노하우가 필수적이다. 고려인삼창에 근무하는 700명의 직원 가운데에 노하우를 갖고 있는 14명만이 조직선별작업에 투입된다.

조직선별 과정을 거친 홍삼은 무게와 크기별로 10지, 20지, 30지 등으로 등급이 매겨진다. 지(支) 분류법은 홍삼 한 캔을 구성하는 데 몇 뿌리가 들어가느냐에 따른 것인데, 숫자가 적을수록 상품(上品)이다. 즉 같은 등급에서는 모양이 좋고 굵어 14뿌리가 들어가는 10지가 가장 좋다.

여기서 잠깐! 분명 10지(支)인데 왜 14뿌리일까. 한국인삼공사 홈페이지에는 ‘우리 선조들의 덤 문화에서 비롯된 것 같다’고 설명되어 있다. 10뿌리를 사면 4뿌리를 덤으로 주고, 20뿌리를 사면 8뿌리를 덤으로 얹어주던 덤 문화가 남아 10지에 14뿌리, 20지에 28뿌리가 들어가게 됐다는 것이다.

홍삼은 천지양(天地良)으로 등급을 나누고 다시 크기와 모양에 따라 10지, 20지, 30지 등으로 세분된다. 하늘이 내린 삼이란 뜻의 천삼이 최고 등급의 상품이고, 땅의 기운을 간직한 지삼이 두 번째, 좋은 삼이라는 뜻을 가진 양삼이 세 번째 등급이다. 이 밖에 삼의 원형을 유지하지 않고 토막 낸 절삼과 미삼이 있다. 최상품에 속하는 ‘천삼 10지’는 한 캔에 430만원에 판매될 정도의 고가품이다.

인삼공사 관계자는 “천삼 10지는 한 해 생산되는 홍삼 가운데 0.2% 밖에 되지 않는, 정관장 홍삼 중에도 최고급품”이라며 “희귀성과 품질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고가에 판매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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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홍│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jhk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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