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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동 교수의 新經筵 ③

한국에서 성공하는 대통령을 뽑는 비법

  • 이기동| 성균관대 유학동양학과 교수 kdyi0208@naver.com

한국에서 성공하는 대통령을 뽑는 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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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성공하는 대통령을 뽑는 비법
한국인은 스스로를 하늘 같은 존재로 생각한다. 그래서 한국인에게는 공주병, 왕자병이 많다. 공주병을 앓고 있고, 왕자병을 앓고 있는 한국인들은 늘 자신이 공주 대우를 받지 못할까 걱정하고, 왕자 취급받지 못할까 걱정한다. 그래서 한국인들은 자기보다 똑똑해보이는 사람을 싫어한다. 자기보다 똑똑해보이는 사람은 자기를 무시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똑똑해보이는 동물과 덜 똑똑해보이는 동물을 상징적으로 꼽아보면 범과 곰이다. 그래서 한국에서는 곰의 이미지를 가진 사람은 성공하고, 범의 이미지를 가진 사람은 실패하기 쉽다.

그렇다고 해서 덜 똑똑한 사람이 성공한다는 것은 아니다. 한국에서 확실하게 성공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을 ‘공주 대우’ 해주고 ‘왕자 대우’ 해줄 수 있는 후덕한 사람이어야 한다. 그러한 사람은 하나의 뿌리를 확인한 사람이고, 한마음을 확인한 사람이다. 하나의 뿌리를 확인하고 한마음을 확인한 사람은 남이 자기와 하나임을 안다. 그래서 남을 자기처럼 높이고 받든다.

그렇다면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한국인에게는 하나의 숙제가 부과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그것은 한 뿌리를 확인해야 하고 한마음을 확인해야 하는 과정이다. 한국인에게 부과된 이 과정이 바로 ‘수양’이다. 단군신화에 나오는 동굴의 설명은 한국인의 숙제를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사람은 동굴에 들어가 마늘과 쑥을 먹으며 햇빛을 보지 않은 채 수양해야 한다. 수양을 하지 못한 사람은 동물에 지나지 않는다. 수양의 과정을 거쳐야만 비로소 사람다운 사람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수양에는 오랜 노력과 끈기가 필요하다. 그래서 곰 같은 사람은 그 과정을 거쳐서 성공할 수 있고, 범 같은 사람은 참을성이 없어서 실패하기 쉽다. 곰 이미지를 가진 사람이라야 성공할 수 있다는 말이다.

위의 두 경우를 종합하면, 한국에서 성공하는 첫째 조건은 ‘곰 이미지’를 가진 사람이라고 정리할 수 있다.

그런데 수양 과정을 특별히 거치지 않았다 하더라도 남을 나처럼 여기고 사랑하는 사람은 자녀를 대하는 어머니다. 자녀에 대한 어머니의 사랑은 깊다. 어머니는 자녀를 남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맛있는 것이 있어도 자녀에게 먼저 주고, 좋은 것이 있어도 자녀에게 먼저 준다. 그리고 자녀의 말을 열심히 듣는다. 그러면서도 자녀의 잘못은 다 덮어 가리고 자녀의 좋은 점은 드러내어 좋아한다. 그러한 어머니를 만난 자녀는 살맛이 나고 신바람이 난다. 한국인은 신바람이 나면 안 되는 일이 없다. 배 열두 척을 가지고 수백 척의 적선을 무찌르는 전쟁을 치를 수 있는 유일한 국민이다. 세계에서 가장 좋은 글자인 한글을 순식간에 만들어내는 민족이다. 어머니가 자녀를 대하듯 살맛나게 만들면 한국인에게는 이러한 기적이 일어난다.



신바람 나게 만드는 대통령은 ‘곰 어머니’

한국에서 성공하는 대통령을 뽑는 비법
그러나 모든 어머니가 다 그런 것은 아니다. 똑똑한 어머니일수록 자녀의 잘잘못을 따지고 자녀의 성적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러한 어머니의 자녀들은 살맛 나는 것이 아니라 죽을 맛이다. 죽을 맛이 되면 김이 새서 되는 일이 없다.

위의 논의를 종합해보면, 한국에서 한국인을 살맛 나게 만들고 신바람 나게 만드는 대통령은 곰 이미지와 어머니 이미지를 합한 ‘곰 어머니’라 결론지을 수 있다.

그렇다면 ‘곰 어머니’ 정치를 할 수 있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우선 유교사상이나 노장사상 등 동양 전통사상에서 찾아보기로 하자.

첫째, ‘곰 어머니’는 덕(德)이 있는 사람이다. 그리고 ‘곰 어머니’의 정치는 덕을 가지고 다스리는 정치다. 공자는 ‘논어’ 위정편에서 정치가가 갖추어야 할 자격요건으로 덕을 으뜸으로 들어 다음과 같이 말했다.

“덕을 가지고 정치를 하는 것은, 비유하자면 북극성이 제자리에 있어도 모든 별이 그것을 향하는 것과 같다(爲政以德 譬如北辰 居其所而 衆星共之).”

덕은 한마음을 실천하는 능력이다. 자녀를 위해 헌신할 수 있는 어머니의 능력이 바로 덕이다. 경쟁의 도가니로 변해버린 이 세상에서 사람들은 고독하고 우울하다. 약간이라도 잘못하면 금방 남들에게 비난받는다. 그래서 사람들은 극도로 긴장한다. 고독하고 우울하고 긴장하는 사람들이 그것을 해소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부모를 만나는 것이고, 그중에서도 특히 어머니를 만나는 것이다. 어머니 앞에서는 어떤 잘못을 해도 용납이 된다. 어머니는 나의 모든 것을 덮어주신다. 그래서 어머니 앞에 있으면 고독하지 않고 우울하지 않으며 긴장되지 않는다. 그래서 사람들은 늘 어머니를 그리워한다. 몸은 타향에 있어도 마음은 언제나 고향 어머니에게로 향한다. 어머니는 단지 고향에 계시기만 한다. 타향에 있는 자녀의 어려움을 보살피기 위해 부지런히 타향 땅을 돌아다니는 존재가 아니다. 이는 마치 제자리에 가만히 있지만 북극성을 향해 뭇 별이 돌고 있는 것과 같다.

덕이 있는 대통령은 그러한 사람이다. 그는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열심히 일하는 대통령이 아니다. 자녀를 사랑하는 어머니의 마음으로 국민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한 명의 국민에게라도 불행한 일이 있으면 마음이 아파 잠을 이루지 못하는 사람이다. 그러한 대통령에 대해서 국민은 자녀가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것처럼, 뭇 별이 북극성을 그리워하는 것처럼, 언제나 그리워하며 마음이 그에게로 향할 것이다. 그러므로 덕 있는 대통령이 등장한다면 온 나라가 가정처럼 행복한 보금자리로 바뀔 것이다.

둘째, ‘곰 어머니’는 남을 앞세우고 자기는 나서지 않는 사람이다. 인자한 어머니의 눈에는 자녀가 한없이 귀하게 보인다. 인자한 어머니의 마음은 자녀를 자기보다 더 사랑하는 고귀한 마음이다. 그러한 마음이 바로 부처님의 마음이다. 돼지의 눈에는 부처님도 돼지로 보이지만, 부처님의 눈에는 돼지도 부처님으로 보인다. 돼지는 자기가 돼지라는 사실을 알지 못하고 자기 눈에 보이는 모든 존재를 돼지로 보기 때문에, 자기가 나서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돼지 수준에 가까운 사람일수록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말을 자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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