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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곳곳에 교육 한류韓流 수출하겠다

세계로 날갯짓하는 숙명여대

  • 중국 쿤밍=송홍근 기자 | carrot@donga.com

지구촌 곳곳에 교육 한류韓流 수출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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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숙명여대는 ‘숙명 블루리본 프로젝트’라고 이름 붙인 사업을 가동하면서 세계화를 통한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쌍방향적이며, 내실 있고, 지속가능한 국제화를 추진하고 있다.
지구촌 곳곳에 교육 한류韓流 수출하겠다

4월 20일 숙명여대·윈난사범대 교수들이 두 학교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자매 학교에서 귀중한 분이 오셔서 만사 제치고 달려왔습니다.”

허톈춘(河天淳) 중국 윈난대 총장이 만면에 웃음을 지으면서 정병헌 숙명여대 문과대학장 일행을 반긴다.

“한영실 숙명여대 총장에게 말씀드렸듯 윈난대는 일개 대학이 아닙니다. 윈난이라는 일개 지방의 대학도 아닙니다. 국제의 대학, 그러니까 국경이 없는 대학입니다. 숙명여대와의 교류를 통해 이 같은 학교의 지향을 현실로 이뤄내려고 합니다. 지금껏 적지 않은 교류 성과를 낸 것은 두 학교 구성원이 열심히 노력한 결과입니다.”

분위기가 따뜻하다. 정 학장이 화답한다.

“숙명여대에 윈난대 주축으로 공자학원을 세우는 것을 곧바로 추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시설을 비롯해 모든 것을 예정대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윈난대에 한국어반을 신속하게 개설해주신 것도 감사합니다. 한국어과를 신설한다는 공통의 목표가 이뤄지도록 숙명여대가 협조하고, 또한 협조를 구하겠습니다.”



숙명여대는 중국 윈난(雲南)성에 터 잡은 윈난대에 순헌학원을 세운다. 한국학을 가르치는 곳. 순헌학원은 대한제국 황제 고종의 계비 순헌황귀비의 존호(尊號)에서 이름을 딴 것이다. 순헌황귀비(純獻皇貴妃)가 지원해 세운 명신여학교(明新女學校)가 숙명여대의 출발점.

허 총장은 이렇게 말했다.

“숙명여대에 공자학원을 설립하는 목적은 중국과 한국이 서로 간 이해를 높이고 문화를 교류하기 위해서예요. 한국인이 중국을 이해하고 중국 문화를 아는 것은 양국에 모두 도움이 됩니다. 또한 윈난대는 순헌학원을 통해 중국인이 한국을 이해하고 한국 문화를 사랑하게 하는 것을 도울 겁니다. 숙명여대와의 교류를 통해 중국과 한국 간의 우호 증진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쌍방향 국제화

윈난대 본관 1층 대회의실에서 염경숙 교수(숙명여대 테솔 디렉터)가 윈난대 위신리(于欣力) 국제협력처장에게 테솔(TESOL·Teaching English to Speakers of Other Languages·타 언어 사용자 영어 교육법) 프로그램을 브리핑한다. 숙명여대 테솔의 우수성과 비즈니스적 이점을 강조한다. 염 교수가 프레젠테이션을 끝내고 흡족한 표정을 짓는다. 피드백이 좋아서다.

“윈난대는 테솔 수출의 교두보 격이에요. 윈난성 인구가 4600만 명입니다. 중국에서 영어교육 수요가 날로 증가하고 있어요. 사교육 수요도 늘고 있고요. 중국 자체가 상당히 큰 시장인데다, 윈난성은 지리적으로도 장점이 상당해요. 티베트 자치구, 쓰촨성, 광시 장족 자치구, 구이저우성과 이웃합니다. 또 미얀마, 라오스, 베트남과 국경을 맞대고 있습니다. 윈난성을 토대 삼아 동아시아로 시장을 넓힐 겁니다. 태국, 캄보디아 등에도 우리 대학 테솔 프로그램을 수출해야죠. 베이징, 상하이 같은 대도시에는 미국 프로그램이 들어와 있습니다. 경쟁이 치열한 곳이죠. 숙명여대가 테솔로 비즈니스하기에 알맞은 적지가 중국 서부지역입니다. 윈난성을 교두보로 중국 내륙과 동아시아로 교육 한류를 수출할 수 있어요.”

숙명여대는 아웃바운드(밖으로의) 세계화를 통해 ‘교육 한류’를 수출하고자 한다. 테솔이 첨병 격이다. 올 여름방학 때 윈난대 부속 고등학교 및 중학교 영어교사가 숙명여대에서 테솔 단기 프로그램을 수강하는 게 교육 한류 수출의 시작이다.

한영실 총장의 설명이다.

“한국 대학은 지적자산을 수출하는 아웃바운드 세계화에는 서툴렀어요. 안으로의 국제화, 밖으로의 국제화가 동시에 이뤄져야 합니다. 우리 학교 테솔 과정이 한국 최고라고 자부합니다. 테솔 프로그램을 중국을 비롯한 개발도상국으로 가져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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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난성 5개 대학과 결연

두 대학 관계자들의 협력 논의가 점심식사를 하면서도 이어진다. 김상률 숙명여대 대외협력처장(영어영문학부 교수)은 윈난대 교수진과 형님, 동생 하는 사이가 됐다. 현안을 토론하고, 함께 술 마시면서 중국에서 일할 때 필수라는 관시(關係)를 맺은 것.

정병헌 학장은 윈난성 성도(省都) 쿤밍(昆明)을 주제로 어젯밤(4월 19일) 칠언절구(七言絶句)를 지었다. 그가 젓가락을 내려놓고 한시를 읊는다. 윈난대 교수들이 반가운 표정을 짓는다. 김 처장이 “내실 있고, 지속가능한 국제화를 계속해나가자”면서 웃는다. 관시가 다져진다.

윈난대는 재학생이 2만7000명이 넘는다. 숙명여대는 윈난성에 위치한 다섯 개 대학과 결연했다. 위안이촨(原一川) 윈난사범대 부총장은 “숙명여대와의 교류를 통해 한국학 교육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리지항(李紀恒) 윈난성장과 한영실 총장의 친분이 숙명여대-윈난성 교류의 기름칠 구실을 했다. 한 총장은 리 성장이 중국 공산당 윈난성 당위원회 부서기로 일할 때부터 인연을 맺었다.

이주희 숙명여대 국제교류팀장은 “윈난성과 함께하는 교육사업은 성과물이 나오는 속도가 무척 빠르다”고 말했다. 김 처장은 “윈난성과의 교류는 숙명여대가 추진하는 국제화 프로그램의 일각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블루리본 프로젝트

숙명여대는 2010년 2월 ‘숙명 블루리본 프로젝트’라는 이름의 사업을 가동하면서 세계화를 통한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쌍방향(interactive), 내실 있는(quality assurance), 지속가능한(sustainable)이 숙명여대가 추구하는 국제화 3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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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난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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