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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그 이상의 담배를 만들다

R&D 투자 속도 내는 KT&G

  • 김유림 기자 mupmup@donga.com

담배, 그 이상의 담배를 만들다

  • ● 해마다 늘어나는 R&D 투자비용
    ● 4년 전 대비 특허출원 건수 1002% 증가
    ● ‘에쎄 체인지 히말라야’ ‘레종 휘바’… 냄새 저감 제품 성공
    ● 궐련형 전자담배 ‘릴(lil)’로 ‘아이코스’ 추월
    ● 코로나19 사태에도 매출 증가
KT&G R&D 본부.

KT&G R&D 본부.

국내 토종 담배회사 KT&G는 해마다 영업이익률 30%대를 기록하며 국내 기업 중 상위권을 차지한다. 이런 성적표가 가끔은 오해를 부르기도 한다. 이미 탄탄하게 구축된 기술력과 영업망 덕분에 “손대지 않고도 코를 푸는 것 아니냐”는 편견이 그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KT&G 측은 손사래를 친다. 끊임없이 새로운 기술을 선보이고자 R&D(연구개발) 분야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는 그간의 성과를 보면 어느 정도 납득이 간다. 

KT&G는 국내 식음료·담배 기업 중 두 번째로 많은 지적재산권을 확보하며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식음료·담배 상위 30대 기업 중 사업보고서에 지적재산권을 공개한 10개사 현황을 살펴보면 CJ제일제당이 1만4806건으로 가장 많고, 그 뒤를 이어 KT&G가 2위(4085건)를 차지한다. 최근 KT&G는 산소강화 필터, 대나무필터 등 담배 필터와 관련한 특허를 다수 취득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KT&G는 글로벌 담배 회사의 추격에도 여전히 시장점유율 60% 이상을 차지한다.

백복인 CEO 취임 후 R&D 역량 가속도

KT&G의 연구개발 역량은 2015년 백복인 최고경영자(CEO) 취임 이후 눈에 띄게 커졌다는 평을 듣는다. R&D 조직을 정비하고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하면서 기술 개발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덕분이다. 백 사장은 KT&G CEO 취임 전 생산 R&D 부문장을 맡았다. 

4월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국내 500대 기업을 상대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KT&G는 연결 기준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투자 비중이 1.06%로 동종업계(식음료) 평균인 0.06%를 상회한다. 담배 관련 연구개발비 역시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2017년 159억 원에 달한 연구개발비가 이듬해인 2018년에는 178억 원, 2019년에는 230억 원을 기록했다. 

KT&G는 전문 인력 양성에도 남다른 노력을 기울인다. 2016년 12월 차세대 담배 제품 개발을 위한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해당 전문 인력을 2배 이상 확충하며 R&D 조직을 재정비했다. 



이 같은 노력은 ‘특허 출원 증가’라는 결실로 이어졌다. 2016년 43건에 달했던 특허 출원 건수는 2017년 95건, 2018년 238건으로 늘어났고, 지난해에는 무려 431건을 기록했다. 4년 전과 비교해 1002%에 달하는 증가율을 보였다. 

KT&G의 특허 기술이 적용된 냄새 저감 제품들은 국내 궐련 담배 시장에서 ‘게임 체인저’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KT&G는 ‘에쎄 체인지 히말라야’와 ‘레종 휘바’ 등 냄새 저감 제품을 잇달아 성공시키며 지난해 4분기에는 국내 궐련 담배 점유율 64.1%를 달성했다. 이는 근래 10년간 기록 중 최고치다. 올해 1분기 점유율 또한 64.0%를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해 4월 선보인 ‘에쎄 체인지 히말라야’는 출시 이후 약 4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이 1000만 갑을 넘어섰다. 보통 신제품의 경우 1000만 갑 판매를 기록하려면 평균 14개월 정도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에쎄 체인지 히말라야는 출시 반년 만에 누적 판매량 2000만 갑을 달성했고, 출시 1주년인 4월에는 누적 5000만 갑 판매를 기록했다. 2017년 3월 출시된 ‘레종 휘바’도 지난해 8월 냄새 저감 기술을 적용해 재출시하자 월평균 156만3000갑이 팔리고 있다. 이는 리뉴얼 이전과 비교했을 때 65% 이상 증가한 양이다.

냄새 저감 담배로 ‘나홀로’ 매출 상승

KT&G는 올 1월 글로벌 담배기업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PMI)과 ‘릴’ 수출 계약을 맺었다. 백복인 KT&G 사장(왼쪽)과 안드레 칼란조폴로스 PMI 최고경영자.

KT&G는 올 1월 글로벌 담배기업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PMI)과 ‘릴’ 수출 계약을 맺었다. 백복인 KT&G 사장(왼쪽)과 안드레 칼란조폴로스 PMI 최고경영자.

레종 휘바의 성공으로 ‘냄새 저감 시장’의 잠재력을 확신한 KT&G는 ‘스멜 케어 센터(Smell care center)’를 설립했다. 지난해 11월 입냄새뿐 아니라 손·옷에서 나는 담배 냄새도 줄인 신제품 ‘레종 프렌치 클레오’를 선보이는 등 신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스멜 케어 센터는 ‘입냄새 저감기술’과 ‘핑거존’ ‘담배 연기가 덜 나는 궐련지’를 적용해 흡연 후 입·손·옷에서 나는 3가지 담배 냄새를 줄여주는 ‘트리플 케어 시스템’을 개발해 특허 출원했다. 

올 3월에는 냄새 저감 기술에 ‘헤파(HEPA)’ 소재 필터를 더한 ‘더원 스카이’를 출시해 또 한 번 진화된 기술을 선보였다. KT&G가 특허 출원한 이 필터는 공기 중의 미립자를 여과하는 헤파 소재의 일부를 활용해 깔끔한 담배 맛을 살린 것이 특징이다. 

전자담배 시장에서도 KT&G의 기술력은 돋보인다. KT&G는 2017년 11월 궐련형 전자담배 ‘릴(lil)’을 출시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특히 2018년 11월 출시된 ‘릴 하이브리드’는 궐련형 전자담배에 액상 카트리지를 결합한 독자 플랫폼으로 궐련형 전자담배 특유의 찐 맛을 줄이고 균일한 연무량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더해 올해 2월 출시된 ‘릴 하이브리드 2.0’은 스틱 삽입 시 자동으로 예열되는 기능과 배터리와 카트리지 잔량, 동작 상태 정보 등을 확인할 수 있는 OLED 디스플레이가 탑재됐다. 

이 같은 ‘릴’의 기술력은 판매량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릴’은 ‘릴 하이브리드’가 출시된 2018년 4분기 이후, 국내시장에 먼저 진입한 필립모리스의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의 기기 판매 대수를 추월했다. 또한 올 1월 글로벌 담배기업인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PMI)은 KT&G와 손잡고 ‘릴’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KT&G는 PMI의 유통망을 활용해 전 세계 국가에서 ‘릴’을 판매할 수 있게 됐다. 

한편 KT&G의 전자담배 관련 특허 출원 건수는 2016년 6건에서 2019년 385건으로 급증했다. 특히 2017년부터 현재까지 출원한 해외 특허(지적재산권)는 총 307건이다. 

최근 국내 일반 담배 시장 규모는 해마다 줄어드는 추세다. 필립모리스코리아와 BAT코리아 등 외국계 담배회사들의 매출액 역시 점차 감소하고 있다. 필립모리스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액은 6831억 원으로 전년 8705억 원 대비 21.5% 감소했다. 같은 기간 BAT코리아의 매출액 또한 3681억 원에서 3562억 원으로 줄어들었다. 

이런 가운데 KT&G의 독주는 더욱 두드러진다. KT&G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4조9632억 원을 달성하며 전년(4조4715억 원) 대비 10.9%의 성장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전년 1조2551억 원 대비 10.1% 오른 1조3820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KT&G의 매출액(별도 기준)은 작년 동기 대비 0.4% 증가한 6613억 원으로 집계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2020년 1분기 공항 이용 여객 수가 코로나19 발생 이전 대비 약 93% 감소해, 공항 면세점 내 담배 판매량이 급감한 상황에서도 KT&G의 전체 매출액은 늘어났다. 이에 대해 KT&G 측은 “냄새 저감 담배의 선전과 해외법인의 매출 증가가 실적을 견인했다”고 밝힌다. 

KT&G는 앞으로도 차별화된 기술 개발로 제품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높여나갈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제품 혁신에 역량을 집중해 소비자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고 국내외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동아 2020년 7월호

김유림 기자 mupm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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