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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급 논란, 성추행 은폐 의혹…국방대가 너무해![이슈]

안식년에도 교수 성과급 지급, 성추행 사건 검찰조사까지

  • 박세준 기자 sejoonkr@donga.com

성과급 논란, 성추행 은폐 의혹…국방대가 너무해![이슈]

  • ● 국방대 연구 실적 없는 교육연구보조비 90% 지급
    ● 심지어 안식년에도 교육연구보조비 받은 교수도
    ● 연구 않는 교수도 연평균 1650만 원 받아
    ● 성추행 은폐 의혹도…2차 가해 관련 감찰 받아
    ● 국방부 “조사 중인 사건이라 답변할 수 없다”
    ● 軍 내부 성범죄 발생 한 해 평균 363건
    ● 아동·청소년 성범죄 발생률은 민간의 3배
충북 논산에 위치한 국방대학교 전경. [국방대 홈페이지 캡쳐]

충북 논산에 위치한 국방대학교 전경. [국방대 홈페이지 캡쳐]

국민의 세금으로 국방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국방부 직할 국방대학교(총장 김종철)에서 연이어 불미스러운 논란과 의혹이 일고 있다. 특정직 교수(군인 또는 군무원이 아닌 교수)들에 대한 ‘교육연구보조비’ 과다 지급 논란과 성추행 피해 신고 은폐 의혹 등이다.

안식년에도 성과급은 나와

우선 특정직 교수에 대한 교육연구보조비 과다 지급 논란부터 살펴보자. 국방대의 교육연구보조비는 일종의 성과급이다. 강의·연구·학생(논문)지도 등 3가지 영역으로 교수를 평가해 A~D 등급을 매긴 뒤 차등 지급한다. 문제는 D등급을 받은 교수도 교육연구보조비 최고액의 90%를 받고 있다는 것. 일반 기업으로 예를 들자면 성과 없이 성과급을 받는 것과 마찬가지다.

불공평한 성과급 체계 때문에 국방대의 교육·연구 역량이 축소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이 국방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방대의 특정직 교수 중 연구 실적(논문·학술서적·정책연구보고서)이 단 한 건도 없는 인원이 해마다 늘고 있었다. 2018년에는 연구 실적이 없는 교수가 26명 중 1명에 불과했지만 다음 해에는 6명(전체 24명)으로 늘었고, 2020년에는 8명(전체 24명)에 달했다.

국방대 특정직 교수 교육연구보조비 과다 지급 의혹을 제기한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 [동아DB]

국방대 특정직 교수 교육연구보조비 과다 지급 의혹을 제기한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 [동아DB]

이 중에는 안식년을 가지며 수업이나 강의를 전혀 하지 않고도 교육연구보조비를 받은 교수도 있었다. 물론 이들은 교육연구보조비 지급 평가에서 최하 등급인 D등급을 받았다. 하지만 국방대는 이들에게도 교육연구보조비를 지급했다. 3년간 이들이 받은 교육연구보조비는 총 2억5000만 원. 중복 인원을 고려해서 계산하면 1인당 연평균 1650만 원의 교육연구보조비를 받았다.

이 같은 기현상이 생긴 이유는 교육연구보조비의 특이한 지급 방식 때문이다. 통상 연말에 성과를 확인하고 지급되는 기업의 성과급과는 달리 국방대의 교육연구보조비는 11월까지 매달 성과와 무관하게 모든 교수에게 지급된다. 이를 합치면 최고 평가 등급인 A등급 교수의 성과급 총액을 기준으로 90%가 된다. 나머지 10%만 12월에 평가 등급에 따라 차등 지급된다. A등급은 10%, B등급은 7%, C등급은 4%, D등급은 0%를 지급받는다. 평가 등급이 가장 낮은 교수와 평가 등급이 가장 높은 교수의 성과급 차이가 단 10% 뿐인 셈이다.



하지만 A등급을 받은 교수와 D등급을 받은 교수의 업무 실적 차이는 컸다. 일례로 2018년 총 1770만 원의 교육연구보조비를 받은 특정직 교수 A씨의 한 해 업무 실적은 강의 7개, 논문 6편, 정기간행물 기고 10회, 논문지도 7명, 논문심사 4명, 야간 강의, 학생 세미나, 석사과정 전공 주임교수 등으로 다채로운 반면, 같은 해 1470만 원을 받은 특정직 교수 B씨의 업무 실적은 1년간 정책연구보고서 1건뿐이었다.

신 의원은 “질 좋은 교육과 연구 결과를 내는 것이 수당의 목적일 텐데 이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은 인원에게도 성과급을 지급한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지적하며 “국방부는 국방대에 대한 감사를 실시하고 대책을 마련하라”고 주장했다.

국방대 “규정상 문제 없다”

국방대는 “규정상의 문제는 없다”고 해명했다. 국방대 관계자는 “교육연구보조비는 순수하게 연구만을 대상으로 한 성과급이 아니다. 특정직 교수들의 임금이 군 출신 교수들에 비해 적어 이를 메우는 측면도 있다. 이 같은 이유로 강의나 논문 지도만 담당한 사람들에게도 (수당이) 돌아가도록 설계돼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 실적이 없는 교수들이 늘어나는 문제에 대해서는 “외부 지원 연구나 연구년(학교를 떠나 연구에 정진하는 기간)을 지내는 경우 연구 실적이 없는 것으로 집계된다”고 해명했다.

한편 국방부는 올해 8월 국방대 내부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 직원 3명을 해임 조치했다. 군인사법상 해임은 군인 신분을 박탈하는 최고 수준의 중징계다. 국방대 양성평등담당관이 내부 직원으로부터 성추행 피해 신고를 받고 이를 국방부에 보고한 시점은 지난해 12월. 국방부 검찰단은 같은 달 성추행 사건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국방부는 군 검찰의 수사가 진행 중임에도 신고가 있은 지 8개월이 지난 올 7월 국방대에 대한 감사에 나서, 성추행 가해 혐의를 받던 직원들에 대한 징계조치를 단행했다. 국방부의 감사가 시작된 7월은 ‘군내 성추행 특별신고기간’이었다.

국방대 소속 교수 두 명의 교육연구보조비 지급 내역. [신원식 의원실 제공]

국방대 소속 교수 두 명의 교육연구보조비 지급 내역. [신원식 의원실 제공]

1년 전에 성추행 논란 알고도 은폐 의혹

사건은 이렇게 종결되는 듯 보였지만 또 하나의 의혹이 불거졌다. “국방대가 국방부에 성추행 신고(2020년 12월)를 하기 훨씬 이전인 2019년 상반기부터 교내 성추행 논란에 대해 이미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1년 넘게 이를 방치하다 뒤늦게 신고했다”는 ‘신고 은폐’ 의혹이다. 

‘국방부 군인·군무원 징계업무처리 훈령’ 9조에 따르면 부대나 기관 내에 성추행 관련 논란이 일면, 최상급자는 이를 인지한 때로부터 지체 없이 조사 또는 수사 의뢰에 나서야 한다. 논란이 있었음에도 이를 묵인·은폐했을 경우 또한 징계 사유가 된다. 부대 내 최상급자가 고의로 사건을 은폐했다는 것이 확인되면 해임 처분까지 가능한 상황이다.

복수의 국방대 관계자들은 “국방대 측은 성추행 논란이 일기 시작한 2019년 상반기에 이 사건(성추행 의혹)에 대해 알고 있었지만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들은 그 근거로 “2019년 상반기 성추행 논란과 관련해 학교 전체가 시끄러울 만큼 큰 소란이 있었다. 학교 당국자들이 사건을 몰랐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국방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2019년 국방대가 이미 성추행 사건에 대해 알고 있었느냐”는 ‘신동아’의 질의에 “(검찰 수사 및 관계자) 조사 진행 중인 사안이라 답변할 수 없다”고만 답했다. 

한편 국방대 관계자는 “성추행 사건 인지 시점에 관해서는 “국방대가 (공식적으로 성추행) 사건에 대해 인지한 시점은 2020년 12월이다. 사건 내용을 확인한 즉시 관련 조치에 나선 것”이라 해명했다.

국방대 출신 군 관계자들은 “국방부의 올 7월 감사 과정에 이미 군 검찰이 개입했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국방부 감사담당관이 중령인데 육군 소장으로 상급자인 김 총장을 쉽사리 감사할 수 없다. 현직 장성 감사는 보통 군 검찰이 담당한다”는 게 그들의 주장이다. 이 같은 의혹에 대해 국방부는 “감사는 계급과 상관없이 공정하게 진행된다. 장성이라 해서 군 검찰이 감사에 관여하는 경우는 없다”며 논란을 일축했다.

성추행 피해자 보호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국방대의 성폭행 피해자 보호 조치에도 문제가 있었다. 국방부 ‘군 성폭력 피해자 지원을 위한 업무 매뉴얼’에 따르면, 성추행 사건 신고 직후 해당 기관은 가해자와 피해자를 우선 분리해야 한다. 이때 ‘가해자 이동’을 원칙으로 피해자의 의사를 반영해 공간을 분리해야 한다.

그러나 국방대는 군 검찰이 지난해 12월 수사에 착수하자 일단 피해자의 자리부터 옮겼다. 성추행 혐의로 해임 처분을 받은 직원들은 3개월 뒤인 올 2월에야 다른 부대로 옮겼다. 국방부 관계자는 “국방부와 국방대는 해당 사건 접수 후 피해자 보호·지원 노력과 함께 철저히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사건 조사 시작과 동시에 피해자와 가해자를 분리했다”며 “피해자가 먼저 이동하기를 원했고, 가해자도 군 규정상 최대한 빠르게 인사이동 조치했다”고 해명했다.

최근 밝혀진 군내 성추행 은폐 사건들은 군의 성인지감수성이 바닥 수준이라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올해 5월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공군 소속 이 모 중사도 성추행 피해를 여러 차례 신고했으나 묵살된 바 있다. 뒤이어 8월에는 성추행 피해를 당한 해군 중사가 사망했다. 수차례 자행되던 성추행을 신고하고 극단적 선택을 한 것. 해군은 “피해자가 사건이 외부에 노출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관련 조사·상급부대 보고 등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달 육군에서도 성추행 피해자인 하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하는 사건이 있었다. 이 하사의 언니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남긴 글을 통해 “사건 조사 과정에서 신고를 막으려는 회유 및 합의 종용이 있었다”고 밝혔다.

민간보다 높은 군내 성범죄 발생률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은 군 검찰로부터 군 내 성범죄 발생 집계를 확보했다.[동아DB]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은 군 검찰로부터 군 내 성범죄 발생 집계를 확보했다.[동아DB]

군 관계자는 “군내에서 성추행이 있다 해도 이를 바로 조사하기는 힘들다”며 “성추행 처벌 수위가 높기 때문에 지휘관들이 성추행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기 전에 합의를 종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장교, 준사관 및 부사관에 대한 징계의 양정 기준’ 중 ‘성 관련 사건 징계기준’에 따르면 성추행은 기본 징계 수위가 강등이다. 상급자인 가해자가 지위를 이용해 하급자인 피해자를 추행했거나, 피해자가 극도의 성적 수치심을 느낀 경우에는 파면 또는 해임 조치된다.

이런 강력한 징계 규정에도 불구, 군내 성범죄는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이 육·해·공군 검찰로부터 받은 ‘2019~2020년 군 내 성범죄 사건 집계’에 따르면 군 내부에서만 연평균 363건의 성범죄가 발생했다. 2019년에는 총 339건의 성범죄가 발생했고, 2020년에는 14% 증가해 총 386건의 성범죄가 발생했다.

군 병력이 약 55만 명인 점을 감안하면 군내 연간 평균 성범죄 발생률은 10만 명당 65.9건. 이는 2019년 전국 성범죄 발생률인 10만 명당 61.9건을 상회한다. 아동·청소년 관련 성범죄로 범위를 줄이면 군과 민간의 범죄율 차이는 더 커진다. 2019년 한 해 전국 아동·청소년 관련 성범죄는 총 1338건이 발생했고 발생률은 10만 명당 2.6건이었다. 같은 기간 군에서는 총 41건의 아동·청소년 관련 성범죄가 발생했다. 발생률은 10만 명당 7건으로 전국 평균의 3배 이상이었다. 이 수치에 대해 군 검찰은 “아동·청소년을 성적으로 학대한 사건은 거의 없다”며 “대부분이 온라인상에 아동·청소년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등장하는 음란물을 보다가 처벌받은 경우”라 해명했다. 윤 의원은 “군내 성범죄에 대해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처벌과 함께 제대로 된 성교육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방대 #성과급 #성추행 #신동아



신동아 2021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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